홀로라이브 - 선장과 마녀의 출항!
Added 2021-07-11 22:30:14 +0000 UTC“출항~”
마린은 방송이 끝나고 멍하니 의자에 늘어졌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들어 멍한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힘들어라-”
마린은 눈을 감고 스마트폰을 품에 안았다. 그녀가 기다리고 있던 건 라인 메시지였다. 종종 자신에게 보내지는 메시지들이 아니라 특정인의 연락이었다. 방송이 끝나고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으니 역시 그때의 대답은 없었던 거라 생각했다.
그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마린은 다급하게 메시지를 확인했다.
[ 바빠? ]
무라사키 시온. 마린과 같은 홀로라이브 소속이자 3기생인 마린과 동기였다. 그녀가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지기도 했다. 마린은 손가락에 불이날 기세로 답장했다.
[ 아니아니아니 전혀 방금 방송 끝나서 쉬고 있었어 ]
마린은 스마트폰을 꼭 쥐고 화면만 노려보았다. 읽음 표시가 생길 때까지, 답장이 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수 없었다.
[ 그래? ]
[ ㅇㅇ!! ]
[ 요즘 운동하느라 힘든 거 같던데 ]
[ 아냐 괜찮아 정말로 ]
[ 그렇구나~ ]
마린은 그 이후의 답장을 고민했다. 이전에 얘기했던 그걸 꺼내볼까? 너무 이르지 않을까? 머리로는 고민하고 있었지만 손은 어느 새 답장을 하고 있었다.
[ 저번에 또 같이 놀자고 했던 거 기억나? ]
……
[ 응! 그건 왜? ]
[ 왜긴! 같이 놀자고 그런 거지! ]
[ 마린네 집에서? ]
이 순간 마린의 손이 멈췄다. 그녀의 흑심이 내심 들킨 거 같아 머뭇거렸다.
[ 난 좋아 ㅎㅎ ]
그때 시온이 이어서 답했다. 마린은 심호흡을 하며 입꼬리를 씰룩였다.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거리는 것도 잠시…… 매니저에게서 연락이 오고 운동을 가야 했다. 즐거운 기분이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마린은 운동을 나섰다. 시온과의 두 번째 오프라인 만남을 위한 스케줄 조정도 했다. 그걸 위해서 무리한 방송도 했고-
쓰러졌다.
“아.”
마린은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분명 침대에서 일어나 방송 준비를 하려 했다. 그런데 어느 새 방바닥에 누워있었다. 머리도 시큰거리고 온몸이 뻐근했다. 그저 눈만 껌뻑거릴 뿐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매니저는 물론 관계자들이 다급히 마린을 찾아왔다.
검사 결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 이것 덕분에 마린은 방송을 쉬어야 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기 위해 침대에 눕혀진 마린은 멍하니 천장만 보았다. 방송 일정이 끝나고 시온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 오프 만남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 생각만 하던 마린은 눈을 감았다.
*
기척……
마린은 느릿하게 눈꺼풀을 열었다. 그리고 보인 건 시온의 모습이었다.
“아.”
마린은 다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시온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다시 눕혔다.
쉬잇-
시온은 입술에 검지를 세워보였다. 마린은 말없이 침대에 다시 누웠다. 시온은 마린이 정신을 차리기 전부터 그랬던 건지 손을 잡아주며 배를 두드려주고 있었다. 마린은 배를 토닥이는 시온의 자그마한 손을 보았다.
“미안, 쓰러져버렸네.”
“괜찮아. 과로는 일본에서 흔한 일인 걸.”
시온은 담담하게 말했다. 마린은 괜히 더 미안해져서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아, 방송은……? 오늘 방송할 시간 아니었어?”
“마린 간병하러 가야 해서 휴방 한다고 했어. 어차피 지각한 김에 말한 거니까 다들 이해해주겠지.”
“또 지각한 거야?”
“어쩔 수 없는 걸. 약 기운이 안 가셨다구.”
시온은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렸다. 마린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하하하~ 그래도 시온이 와주니 기분 좋네. 선장, 센시티브해져버렷~”
“아픈 사람이 민감해지면 어떡해.”
“그런가- 시온땅이 뽀뽀 한 번 해주면 싹 나을 거 같은데~”
마린은 평소처럼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 날 밤의 일에 대해 규정짓기 위해 불렀다고는 하나, 그녀는 아직까지 직장 동료였다. 홀로라이브 내에서는 연애 금지인 데다 시온이 레즈비언인 것도 아니었고 마린 역시 조금 가벼운 분위기로 말했다.
쪽-
그래서 시온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출 줄 몰랐다. 그것도 이마나 뺨이 아니라 입술이었다.
“으에.”
마린은 바보 같은 소리를 내며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았다. 시온은 은근히 홍조가 도는 얼굴로 생글 웃었다.
“다 나았어?”
“저기, 저기, 저기, 방금 그건 뭐야? 나 오해할 수밖에 없는데? 선장 오해해버려? 호쇼 해적단에 가입하고 싶은 거야……? 근데 이러면 해적(Kaizoku)이 아니라 가족(Kazoku)이 되어버리는 데?”
“저번에 했던 말 기억 안 나?”
“저번-”
마린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워낙 정신이 없는 데다 하도 스케줄이 바쁜 터라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시온이 손등을 쓰다듬어주며 대신 말해주었다.
“예전 오프 때 있었던 일, 그거 현실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그, 그, 그, 그랬었긴한데…… 아니, 그거 진짜 있었던 일이라니까!”
“그랬나~”
시온은 능청스레 시선을 돌리며 마린의 손을 잡았다. 손등에서부터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덮어오는 손길. 마린은 그 느낌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일단 몸조리부터 해. 이뤄주는 건 그 다음이니까.”
“어, 으, 에, 으에, 어?”
마린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자 시온이 손으로 눈을 덮어버리더니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일단 쉬어, 바보.”
사근사근한 귀여운 목소리가 증폭되었다. 간지러운 숨결도 느껴졌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흥분감과 고양감이 폭발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망설임도 커졌다.
어째서 그녀가 이러는 건가. 그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워졌다.
마린은 눈이 가려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 진짜…… 선장, 오해할 수밖에 없다구……?”
“으흠, 어떨까. 오해해도 괜찮은 상황이려나.”
“으읏……”
시온은 이번에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마린은 방금 그 뽀뽀도 단순한 장난이라 생각했다. 조금 선을 넘긴 하는 것이지만 흔한 스킨십으로 여겼다. 흑심이나 사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온의 태도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이렇게 아픈 데도 놀리다니……!
“그럼 이대로 시온쨩이 선장님과 키스해줄 수 있으려나? 쮸웁~ 하고 말이야. 쮸웁~”
“혀도 넣을까?”
“응, 혀도 넣어ㅈ-”
마린의 말은 삼켜졌다. 갑작스레 그녀의 입이 무언가로 덮여졌다. 눈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지만 잠깐 향기가 풍겨오면서 미끈하고 따스한 것이 입을 휘저었다. 그것이 물건이 아니란 건 금세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입 안으로 파고 드는 게 젤리나 곤약 같은 걸로는 낼 수 없는 움직임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이게 ‘혀’인지 알 수 없었다. 시온이 다짜고짜 키스를 해줄 사람이던가? 애초에 그 날 있었던 스킨십과 대화조차 모른 척 넘기던 꼬맹이가 이제 와서 이런 짓을 한다고? 마린에게 있어서 이건 함정이나 다름없었다. 좋다고 덥썩 무는 순간 시온이 우쭐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서 마린은 이왕 놀림 당하는 거 제대로 즐기기로 했다. 입 안을 휘젓는 그 따스한 촉감을 만끽하며 혀를 움직였다. 거기서 배어나오는 진액이 점액이 될 때까지, 찐득해져서 목이 탈 때까지 계속 뒤섞어주었다.
쫍- 쫍-
하지만 그게 계속 될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키스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입술에 닿는 촉촉한 느낌과 입 근처로 흐르는 숨결, 은근한 콧소리와 숨소리, 달콤한 맛과 향기, 모든 요소가 마린을 오해하게 만들었다.
쮸릅-
그래서인지 마린은 분위기를 타버렸다. ‘키스 같은 행위’도 제법 길었거니와 상상력이 더해지니 마린의 몸이 뜨거워졌다.
쪽-
떨어져나갔다.
얼마나 한 거지? 2분? 3분? 아니, 더 했던 거 같은데…… 아직 입 안에 잔여물의 끈끈함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손이 걷히며 시온의 모습이 보였다.
홍조가 깊게 박힌 부드러워 보이는 뺨과 따스해보이는 눈동자, 반들거리는 입술…… 왠지 김이 모락모락 나올 듯한 숨결……
마린의 두 눈에 시온의 야릇한 모습이 눈에 박혔다. 이건 진짜 키스를 했냐 안 했냐를 떠나서 그녀의 모습은 너무 자극적이었다. 무심코 그녀를 덮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시온의 자태는 뇌리에 박혀버렸다.
“어때?”
“어…… 아……”
마린은 막상 시온의 질문을 들으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픈 게 다시 올라올 정도로 열이 차올랐다.
“예뻐……”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질문 제대로 들으라고~”
시온은 상큼하게 웃었다. 듣는 사람조차 깨끗해질 정도로 순수한 미소……!
“아, 아니 무작정 어떻냐고 해도……”
“그럼 제대로 물어봐줄까?”
시온이 갑작스레 얼굴을 붙여왔다. 이마가 닿고 눈앞에서 그녀의 눈빛을 조우했다. 방금 느꼈던 향긋한 체취가 은근하게 풍겨왔고 어지럽게 만드는 열기가 흘러들어왔다. 눈앞에서 이루어진 아이 컨텍으로 마린의 얼굴은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키스, 어땠어?”
이때 시온의 한 마디. 이걸로 마린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아무 말도 못했다.
마린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갑자기? 이제 와서? 무엇 때문에?
그보다 이래도 되는 건가? 정말? 다른 동료와 이런 짓을 해도 되는 건가? 홀로라이브에서 연애는 금지긴 한데 동성은 상관없나? 금단의 화원? 비밀 연애? 그게 아니면 정말 가벼운 스킨십? 그것도 아니면 몰래 카메라?
머리끝까지 열이 차올랐다. 평소처럼 능청스럽게 말할 수 없었다. 눈앞이 핑핑 돌고 호흡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당연히 팔이나 손도 움직이지 않았다.
“선장은 정말 순진한 거 같아. 중요한 순간에는 아무 것도 못하잖아.”
시온은 마린의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이마에 입을 맞췄다.
“누구보다 솔직하지만 솔직해지지 못하고.”
이번에는 눈. 마린은 눈꺼풀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욕심쟁이지만 욕심은 부리지 못하고.”
그리고 이번에는 뺨. 그 후 입술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렇지?”
“네, 넹……”
마린은 시온의 성숙한 눈웃음에 자기도 모르게 말을 높였다. 시온은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어때, 상상했던 게 현실로 된 기분은?”
“좋…… 좋아……”
“어린 선배한테 마구잡이로 키스 당하는 건데도 좋아?”
“어, 으, 응……”
“디코에서는 쪽쪽 잘 했잖아. 오카냥한테도 키스 잘 했으면서, 왜 이렇게 숙맥이 된 걸까?”
마린은 눈이 핑핑 돌았다. 너무 분위기에 취해버렸다. 특히 시온이 은근히 밀어붙이는 공세에 마린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반격을 하거나 당돌하게 말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그럴 게 시온이 말을 할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달큰한 냄새가 풍겨왔다. 방금 눈을 가리고 했던 키스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또 해줄까?”
능글맞은 질문. 그 말에 마린은 자기도 모르게 시온의 목을 끌어 안으며 입술을 덮어버렸다. 확실히 마린에게 이 순간의 기억은 없었다. 홧김에 저지르기도 했거니와 흥분이 한계치까지 쌓여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샌가 입술을 맞물리고 혀를 뒤섞고 있단 건 알았다. 그리고 두 사람 다 침이 끈적해지고 숨이 턱까지 찰 때까지 키스를 했던 것도 알았다.
쮸릅- 쯉- 쫍-
혀를 한 번 얽어내고…… 입술로 훑어내고…… 입술을 맞붙이고 혀를 뒤섞고…… 그 다음 숨결을 나누며 입을 살짝 떼고, 다시 입을 맞대고…… 숨이 차려 할 때 잠깐 쉬었다가 다시 입을 붙이고……
쪽-
입이 떨어졌다. 늘어진 침줄기가 침대 위로 떨어졌다.
마린은 몽롱한 눈으로 키스를 끝내고 시온을 보았다. 시온은 은근하게 웃고 있었고…… 마린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기 얼굴을 더듬었다.
뜨겁다. 얼마나 새빨개져 있는 걸까. 자신이 부끄러워하는 걸 눈앞의 여인이 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발가 밧겨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마린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어, 미, 미안……”
마린은 사과를 했다. 이번에는 마린이 일방적으로 덮쳐버린 것이니…… 언제나 자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폭발해버렸다. 물론 시온이 해주긴 했다지만 그렇다고 마린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는 없었다.
“키스하고 나서 사과하는 거 별로야~”
“그런가? 에헤헤……”
마린은 멋쩍게 웃었다. 그러다 시온이 놀란 얼굴을 보고 왜 그러나 싶었다.
“왜 울어?”
“어.”
마린은 그 말에 자기 눈가를 만지작거렸다. 손등에 묻어나온 건 땀이 아니었다. 뭔가 감정이 북받친 것도 아닌데 눈물이 새고 있었다.
“어라? 어? 어?”
마린은 얼빵한 얼굴로 눈꼬리를 닦아댔다. 분명 손등으로 계속 닦아내는 데도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종국에는 딸꾹질까지 더해지고 입술도 파르르 떨렸다.
갑자기 왜?
분명 기분 좋았는데…… 눈물이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때 시온이 마린을 안아주었다. 가슴이 짓눌릴 정도로, 한순간 숨을 못 쉴 정도로 강하게.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가 낸다고는 믿기지 않는 힘이 마린을 감싸왔다. 안겨있다는 걸 뇌리에 각인시킬 수준의 포옹……
마린은 그 상태로 말없이 시온의 어깨에 턱을 얹었다. 시온이 등을 두드려주었을 때는 소리없이 울었다. 그렇게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 시온의 어깨를 적셔놓을 때까지, 마린은 계속 울었다.
“옳지, 착하지, 착하지.”
시온은 나긋나긋하게 속삭였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지? 스트레스 쌓여도 풀 데도 없고, 뭔가 괴로운 일은 계속 쌓이고……”
다정하기 그지없는 다독임. 시온의 체온과 체취, 체열, 모든 것이 한 번에 느껴지는 강렬한 포옹…… 마린은 조금씩 울음이 잦아들었다.
“아무리 방송하는 게 좋아도 조금은 쉬는 게 좋아. 병에 걸릴 정도로 해버리면 주변 사람들이 슬퍼한다구. 단장이랑 후레아도 얼마나 걱정한 지 알아?”
“읏흑…… 흑…… 쿠소가키 시온한테…… 위로 받을 줄 몰랐어……”
“어이~”
“시온 정말 천사…… 카나타보다 천사야……”
“카나타가 들으면 서운해하겠네~”
“에헤헤……”
마린은 시원하게 울고 나니 그제야 시온의 모든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찾아와 키스해준 것도 그렇고 그녀의 섹드립이나 희롱도 받아주고…… 아팠던 마린을 위로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배려와 상냥함을 깨달은 마린은 괜히 미소가 나왔다. 시온은 조금 오래 안아주다가 마린이 웃는 걸 알고 살짝 떨어졌다.
“어때, 좀 나아졌어?”
“시온이 좀 더 쪽쪽 해주면 괜찮을 거 같은데.”
마린은 평소처럼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시온이 다시 얼굴을 붙여오니 슬쩍 시선을 피했다.
“약해, 선장.”
“아니 그야 시온 네가 너무 귀엽기도 하고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황스럽다고 해야 하나…… 뭘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냥 두근거리고 그래서……”
“그래서 방금 끌어안고 키스한 거야?”
마린이 속사포처럼 변명을 뱉어내니 시온이 한 마디 붙였다. 그 말에 마린은 죄책감에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건 어쩔 수 없었달 지…… 미필적 고의라고 해야 할지……”
“뭐야, 갑자기 어려운 말 쓰지 말라고.”
“그야 시온이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그랬달까……”
“어차피 다른 애들한 테도 그러잖아. 루시아한테 그러고, 오카유한테 그러고, 최근에는 또 누구한테 했더라……”
“그야 다들 귀여운 걸! 꽉 안아주고 싶단 말이야!”
“그래서 아쿠아 선배를 낳는다느니 그런 말을 한 거야?”
“아쿠땅은 예외야. 아쿠땅은 내 딸이라구.”
“정말이지.”
시온은 마린의 콧잔등에 입을 맞췄다.
“바람둥이네.”
“시, 시온이 내 정실이 되준다면 바람 같은 건 안 필지도 모르겠는데!!”
“그건 안 돼~ 홀로라이브에서 연애는 금지라구.”
“아. 그치만 코로네 선배랑 오카유 선배도 뭔가 공인이란 느낌이고…… 노엘이랑 후레아도 그런 느낌이잖아……!?”
“그런가~”
시온은 괜히 딴 곳을 보며 말했다. 마린은 그 태도에 손만 꼼지락거렸다. 지금 주도권은 시온에게 있었다. 설사 그녀가 부끄러워한다고 해도 주도권을 뺏어올 수 없었다. 마린에 비해 시온은 한참 어렸다. 마린이 마음먹고 건드려봐야 추해지는 건 자신이었다.
그걸 알고 있기에 그런 건지 몰라도 시온은 참으로 여유로웠다. 조급해진 마린을 보며 우쭐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놀리려는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근데 꼭 사귀거나 결혼해야만 이런 걸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럼 선장은 가벼운 상대일 뿐인 거야? 엔조이냐구!”
“으음, 그런 것도 아니지.”
시온이 이불을 확 들추더니 마린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러더니 목을 감싸 안고 눈앞에서 미소지었다.
“나, 선장 엄청 좋아하거든.”
“빨고 싶어졌어.”
마린의 말에 시온이 입을 삐죽였다.
“분위기 좀 깨지 마.”
“아니, 정말로…… 시온 가슴 빨고 싶어졌어……”
그 말에 시온은 잠시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러다 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비교할 거면서.”
“에, 누구랑? 단장이랑? 라미랑? 에이, 걔네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구. 선장 가슴도 두 사람에 비하면 작잖아. 그리고 시온은 분명 루시아보다 크니까, 응, 괜찮을 거라 생각해.”
“정말, 바보 같은 소리만 하네.”
시온은 마린의 뺨을 주물렀다. 그러다 작은 한숨과 함께 옷을 살짝 걷었다. 마린의 눈이 귀여운 배와 늘씬한 허리에 꽂혔다. 마린의 노골적인 시선 때문인지 시온은 토라진 얼굴로 옷을 올리려다 말았다.
“자꾸 그러면 내가 빨 거야?”
“앗, 그래도 좋은데.”
시온은 큭큭 웃더니 옷을 확 올려버렸다. 그리고 마린의 얼굴을 상의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녀의 체취에 갇힌 마린은 머리가 어질거렸다. 그러다 귀여운 브래지어에 덮인 가슴을 보며 침을 삼켰다.
“자, 아가야. 이래도 가슴 빨고 싶어?”
도발적인 시온의 한 마디. 이건 거의 하라고 한 상태였다. 마린이 아무리 미는 거에 약하다지만 차려진 밥상을 걷어찰 정도는 아니었다. 슬쩍 손을 들어 브래지어를 위로 들추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자그마한 가슴을 마주했다.
눈에 보일 정도로 볼륨감이 적은 유방…… 하지만 그것과 대조되는 우뚝 솟은 유륜과 유두……! 분홍색으로 반짝이는 예쁜 유두와 체취에 섞인 젖내……! 마린은 군침이 돌아 그대로 가슴을 덥썩 물었다.
쪼옥-
마린은 유두와 함께 가슴을 빨아들인 직후 혀를 천천히 움직였다. 빳빳해진 유두가 혀에 이리저리 눌리나 싶더니 전체적으로 혀에 휘감겼다. 마린은 유두를 굴릴 때마다 시온의 몸이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허리를 가볍게 안고 느긋하게 그녀의 가슴을 빨기로 했다.
시온의 얼굴은 어떨까…… 마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열심히 유두를 자극해주었다.
쫍쫍-
한 번은 빨아내다 놓아주면서……
쯔덕- 쯔덕-
한 번은 침으로 질척하게 젖은 유두를 혀로 굴려주면서……
“히응……!”
또 한 번은 이를 세워 약하게 깨물었다. 그러자 마린의 머리 위에서 귀여운 신음이 났다. 그래서 마린은 몇 번 더 유두를 깨물어주다 반대쪽 가슴도 핥아주었다. 그 다음은 유륜을 따라 혀로 훑어주며 애를 태웠다. 유두 주변만 계속 핥고 자극해주니 감도가 점점 올랐고…… 그 타이밍에 마린이 혀로 유두를 쳐올렸다.
“으응……”
시온이 참고 있는 듯한 소리를 내고…… 옷 속의 마린의 머리를 끌어 안았다. 마린은 그대로 시온에게 물리적으로 갇힌 상태로 계속 가슴을 빨았다. 시온은 헐떡거리면서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이게 본능적으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마린을 흥분시키려는 건지 몰라도 엄청 문란한 반응이었다. 마치 섹스를 하고 있는 것처럼 하반신의 들썩임이 마린의 아랫도리로 전해졌다.
마린은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들썩임에 손 하나를 옷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러더니 방금 빨고 있던 반대쪽 유두를 손가락으로 짓누르며 문질러주었다. 동시에 양쪽 유두를 공략해가며 빨아주니 시온의 콧소리가 점점 더 짙어졌다.
“흐읏…… 으응…… 으응…… 흐……”
그러니 마린의 혓놀림이 더 진해질 수밖에 없었다. 시온이 흥분하고 있단 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덩달아 마린의 숨결 역시 뜨겁게 데워졌다. 분명 체온으로 달궈진 옷 안인 데도 침과 땀으로 젖은 가슴에 뿌려진 숨결은 훨씬 선명하게 느껴졌다.
“마린 혀 움직이는 거…… 변태 같아…… 이런 아기가 어딨어……”
쪼옥- 쫍-
시온은 작은 소리로 칭얼거렸다. 마린은 꿋꿋하게 시온의 가슴을 빨았다. 얇은 허리를 확 끌어 안아 가슴에 더 밀착해서 입술이 짓눌릴 정도로 입을 갖다댔다. 그렇게 빨아대니 시온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헐떡였다.
그렇게 한창 가슴에 집중하던 마린은 문득 시온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옷 밖으로 빠져 나가려 하니 시온이 마린의 머리를 확 끌어 안았다.
“시온?”
“……부끄러워. 이대로 해줘.”
평소 빌어먹을 태도로 일관하던 시온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다. 마린은 그래서 더더욱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대신 시온의 들썩이는 엉덩이를 살포시 쥐며 말했다.
“이대로 더 해버리면…… 진도 나갈지 몰라……? 시온의 소중한 곳 여기저기 만져버릴지도 모른다구?”
“바보 아냐~”
시온은 마린의 머리를 꽉 끌어 안았다. 그러다 그대로 온몸으로 마린의 몸을 밀었다. 그렇게 자신의 몸으로 마린의 상체를 깔아버린 시온은 옷 밖으로 머리를 꺼내주었다. 그제야 마린은 붉어지다 못해 터지려고 하는 시온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더 나가라고 하는 거잖아.”
시온의 얼굴과 마주한 마린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더니 히죽 웃고 바지를 벗ㄱ
“마린, 괜찮아?”
가벼운 노크 소리. A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린과 시온은 다급하게 이불을 들추고 그 안으로 나란히 들어갔다.
“……둘이 나란히 누워서 뭐해?”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선장 병문안 와줬구나! 너무 기뻐!!”
시온은 발작하듯 대답했고 마린은 쾌활하게 웃었다. 하지만 둘 다 이불에 들어가서 말하고 있으니 뭔가 보이는 게 이상했다.
“일단 매니저한테 방송 일정 조정해뒀어. 시온이 먼저 와있단 소리는 들었는데…… 뭐하고 있는 거야?”
“아프다니까- 체온으로 데워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 보여도 마린은 환자니까 적당히 하라고. 그럼 얼굴 봤으니까 먼저 갈게. 병문안 선물은 밖에 뒀으니까 목탈 때 마셔.”
“고마워~!”
그렇게 A가 가고 난 뒤…… 마린과 시온은 나란히 누워 서로를 힐끔거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맞대고 서로의 목을 안아 키스를 퍼부었다.
쪼옵- 쫍- 쪽-
아까와 달리 이제는 상대를 볼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혀를 엮어대는 마린과 그녀의 페이스에 맞추려고 숨을 헐떡거리는 시온…… 두 여인의 키스는 낫토보다 끈적거렸다. 방금까지 쌓아 올린 열기가 이불 안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둘의 체온을 훨씬 뜨겁게 달궈주었다.
“하아…… 학-”
시온이 숨이 차서 숨을 뱉어냈다. 마린과 이어진 입으로 시온의 날숨이 전해졌다. 마린은 시온이 뿜어낸 달콤한 공기를 삼키고 몇 배로 돌려주었다. 그러자 시온은 숨을 더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린의 얼굴에 콧김을 뿌렸다. 시온은 귀엽게 헐떡거리면서도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쪽- 쪽-
미친 듯이 뒤섞이는 혀처럼 두 사람의 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마린은 시온의 머리와 허리를 더듬었다. 부드러운 머리칼과 가늘고 굴곡진 허리의 형태를 손으로 스캔했다. 시온은 마린의 살집 풍부한 엉덩이를 열심히 주물렀다. 손가락 사이로 살이 삐져나올 정도로 살이 잡혀있는 엉덩이를 온 힘을 다해 반죽했다.
키스와 스킨십. 이것만으로도 두 사람은 미열을 앓았다. 숨이 가빠오고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걸로 그칠 상태가 아니었다.
시온의 허벅지가 마린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중요한 부분을 억누르는 말랑한 허벅지살 때문에 마린의 허리가 한 번 튕겨졌다. 마린이 무심코 하반신을 뒤로 빼려 하니, 시온이 그녀의 엉덩이를 아프게 쥐었다. 그 바람에 마린이 놀라서 엉덩이를 뒤로 빼지 못했다. 대신 시온의 바지 안으로 손을 내렸다.
“하흡……!”
마린은 단숨에 바지와 팬티를 건너 음부를 직접 건드렸다. 허벅지를 가볍게 비벼댔던 시온보다 훨씬 파격적인 스킨십이었다. 하지만 시온은 말리지 않았다. 자신의 축축하다 못해 질척하게 젖어버린 대음순을 만지는 데도 거절하지 않았다. 계속 서로의 얼굴에 콧김을 뿌리며 키스하고, 음부를 자극하던 두 사람은 자연스레 서로의 아랫도리를 벗겼다.
마린의 경우 차분하게 엉덩이 골에 엄지를 넣었다. 그리고 단번에 팬티와 함께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반면 시온은 계속 엉덩이를 더듬으며 바지를 벗기려라 몇 번이고 손이 미끄러졌다. 그러다 자신의 바지가 벗겨질 때쯤 간신히 마린의 반바지를 벗길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허벅지를 뒤로 뺀 뒤에 팬티를 벗겨냈다.
쪽-
마린이 입술을 뗐다. 그녀는 시온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짓더니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단숨에 이불 안으로 파고 들어 시온의 다리 사이에 머리를 밀어 넣었다. 방해되는 아랫도리는 이불 안에서 훌러덩 벗겨버리고 곧장 시온의 음부에 입을 쳐박았다.
“아응……!”
시온은 작게 신음했다. 그러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허벅지로 마린의 머리를 조였다. 마린은 시온의 하반신에 갇힌 채 그녀의 촉촉하게 젖은 음부를 핥았다. 애액을 핥아먹고 음순을 혀로 후벼파며 자극해주었다.
마린은 거의 정신줄을 놓고 애무하고 있었다. 온기 때문에 후덥지근하고 서로의 몸이 땀으로 푹 젖어가도 혀를 멈추지 않았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마시는 것처럼 끊임없이 시온의 체액을 빨아 마셨다.
시온은 마린의 음탕한 혓놀림에 발을 버둥거렸다. 가끔 입술로 음순을 문질러주기도 하면서 계속 핥아대니 시온 역시 정신이 날아갈 듯 했다. 그러다 안절부절 못하는 허벅지를 보게 되었다.
지금 마린과 시온은 모로 누운 상태로 엇갈려 있었다. 마린이 시온의 음부에 코를 박고 있으니, 당연히 그녀의 하반신은 시온의 눈앞에 있었다. 시온과 달리 살이 충분하게 오른 통통한 하반신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허벅지에는 새어나온 애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시온은 몸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더니 마린의 통통한 허벅지를 잡아 벌리고 마린처럼 음부에 얼굴을 박았다.
이번에는 서로의 음부를 빨기 시작했다. 마린의 게걸스러운 혓놀림과는 달리 시온은 핀 포인트를 노렸다. 혀를 쭉 뻗어 질 안으로 구겨넣고 휘저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질구멍이 움찔거리며 시온의 혀를 조였다. 마린은 그녀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입을 살짝 내렸다. 그러더니 음핵이 있는 부분에 입술을 붙이고 집중적으로 빨아댔다.
쮸르릅- 쭙- 쭙-
마린이 음부를 빠는 소리가 추접스럽게 울렸다. 시온이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으려는 게 무색할 정도로 방 안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그 소리에 파묻혀 쉴 새 없이 상대의 쾌락을 탐했다. 자신 역시 서서히 행복으로 절여졌다.
서로의 입이 상대의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그러다 시온이 먼저 입을 뗐다.
“하아…… 흐우…… 마린……”
그녀의 부름에 마린이 이불을 걷어냈다. 그리고 몽롱한 눈이 된 시온을 보고 대답했다.
“왜 그래, 시온?”
“얼굴 보면서 하고 싶어……”
“얼굴 보면서?”
마린은 그 말에 기다렸단 듯이 시온을 바로 눕혔다. 그러더니 시온의 한쪽 다리에 올라타더니 반대쪽 다리를 위로 들어올렸다.
챱-
엇갈린 하반신. 무릎을 꿇은 마린이 앞으로 하반신을 내밀며 주저앉았다. 그러자 애액과 침으로 코팅된 서로의 음부가 맞닿았다.
“이러면 될까?”
“으응…… 좋아……”
챠박- 챠박-
마린이 그 상태로 허리를 앞뒤로 튕겼다. 음부는 위아래로 비벼졌다. 서로의 끈덕진 여성기가 키스할 때보다 더 격렬하게 뒤섞였다. 분홍빛 음순이 입술마냥 맞물렸다. 그럴 때마다 음부에서 샌 애액이 뒤엉키며 끈적하게 바뀌었다.
“하아…… 하아…… 하……”
마린은 시온의 다리를 꽉 끌어안았다. 어디를 만져도 부드러웠다. 지금 끌어안은 다리도 그랬지만 맞물린 음부 역시 촉촉하고 기분 좋았다. 여름이라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몸이 후끈해지는 게 기분 좋다고 느낄 정도였다.
음부를 한 번씩 붙였다 뗄 때마다 애액이 찐득한 실이 되어 늘어졌다. 시온의 허벅지로 흘러내린 애액은 마린의 엉덩이나 허벅지에 번져갔다. 시온은 이불을 씹으며 허리를 튕겨댔다.
기분 좋다…… 마린이 한 번씩 음부를 치고 올 때마다 하반신에서 찌릿거리는 느낌이 퍼져갔다. 아랫배가 욱씬거리면서 가슴이 격하게 뛰었다. 숨은 턱끝까지 차올랐고 눈은 제멋대로 굴러갔다.
이것이 여자들끼리 하는 섹스란 건 대강 접해서 알았다. 이렇게 직접 해본 건 처음이었고, 이렇게까지 느껴본 것도 처음이었다.
설마 이 정도로 쾌락을 맞이할 줄 몰랐다.
“기분 좋구나, 시온……?”
“좋아…… 으웃…… 마린……”
마린은 다리를 확 끌어안으며 음부를 짧은 간격을 두고 비볐다. 하필 그렇게 비비는 부분이 음핵이 있는 곳이었기에 시온과 마린 둘 다 상상 이상의 자극을 받았다. 음부가 짓눌리며 음순에 덮인 음핵에까지 충분히 압력이 전해진 덕분이었다.
“히윽…… 힉……! 히익……! 힉……!”
시온이 눈물을 그렁거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딸꾹질이 더해진 시온의 신음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멈춰버렸다. 시온이 눈을 까뒤집으며 서서히 오르가즘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마린은 시온의 반응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렇게 몇 분 째 섹스를 이어갔고……
푸슛- 푸슛-
시온은 애액을 싸지르며 혀를 빼물었다. 탈진한 개처럼 할딱이며 절정한 시온은 이불을 쥐어뜯었다. 마린은 그런 시온을 내려다보며 붙들고 있는 다리를 내렸다. 그러다 힘껏 오그라든 발바닥을 낼름 핥았다. 평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유독 그 작고 귀여운 발이 움츠린 게 귀여워서 혀가 가버렸다.
“히앙……!”
시온이 귀여운 소리를 내니 주름 가득한 발바닥을 구석구석 핥아주었다. 시온은 혀가 간지러워 자기도 모르게 발을 더욱 움츠렸지만 마린의 혀를 막지 못했다.
쪽- 쪽-
“귀여워~”
“변태야 정말……”
시온은 헐떡이며 침대에 늘어졌다. 마린은 자연스럽게 그 옆에 누웠다가 시온의 눈빛에 눈을 깜빡였다.
“왜……? 뭐가 이상해?”
“마린은 아직 못 갔지?”
“어어-”
마린은 입을 꾹 다물며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시온이 슬금슬금 손을 내려 음부를 쓰다듬었다.
“내가 해줄게.”
“아, 아-”
시온은 마린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중지와 약지를 합쳐 삽입했다. 질퍽한 질 안으로 손가락이 삽입되었다. 어찌나 잘 풀어졌는지 손가락이 들어가고 질구멍이 손가락 뿌리를 물어댔다. 본래 엄청난 조임이었는데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가 된 것이다.
시온은 그렇게 들어간 손가락을 열심히 쑤셔주었다. 그러자 마린이 눈을 살짝 감고 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러다 조금씩 귀여운 콧소리를 흘렸다.
“읏…… 흐읏…… 으읏…… 흑…… 으응……”
시온은 그런 마린의 귀를 깨물어주더니 빠른 속도로 손가락을 쑤셔주었다. 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순식간에 손바닥이 푹 젖을 정도로 애액이 뿜어졌다. 시온은 손가락을 감싸는 질의 느낌이 좋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질을 쑤셨다. 마린이 귀여운 소리를 내는 것도 듣기 좋았다.
마린은 자신의 질 안에서 헤엄치는 손가락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시온의 말대로 절정을 느끼진 못했지만 시온과 몸을 섞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정작 손가락이 오가는 순간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오직 시온의 손놀림에 집중하게 되었다. 틈틈이 시온이 귀를 씹어주는 것도 기분 좋았다.
“흐으…… 손가락 기분 좋아……”
“좋아……?”
시온은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좋아아…… 선장의 안쪽 계속 찔러줘……”
“동인지 같은 대사네……”
“으웅, 그러네. 암컷으로 만들어줘 시온, 선장을 시온밖에 모르는 암퇘지로 만들어줘…….”
“암퇘지~”
시온은 손목을 한 번 튕기며 질 안을 깊이 찔렀다. 그러자 시온이 고개를 뒤로 확 꺾으며 혀를 빼물었다.
“소리 내면 밖에 있는 A한테 들릴 거야.”
시온은 그렇게 속삭이더니 자기 입으로 마린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러면서도 손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쯔법- 쯔법- 즈법-
음부를 비빌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애액이 뿜어졌다. 손가락이 애액을 긁어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침대 주변이 체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으웁- 웁- 으우웁……!”
마린은 그렇게 느껴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소리를 내는 족족 시온의 입이 삼켜버렸기 때문이었다. 마린은 발을 퍼덕이다 아랫배를 튕겼다. 그러다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어대다 허리를 튕겨올렸다.
“으우우웁-!! 우웁-!! 웁-!!”
시온의 손은 더욱 빨라졌다.
쯔벅- 쯔벅-
이대로 질이 손가락을 따라 딸려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빨랐다. 그렇게 하니 1분도 지나지 않아 마린의 아랫도리가 애액을 뿌려댔다. 마린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늘어졌고 시온은 그런 마린과 마지막으로 키스를 한 번 더해주며 아랫배를 쓰다듬어주었다.
*
한 번의 격렬한 섹스 이후로 두 사람은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마린은 멍하니 늘어져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시온이 마린의 발을 붙들고 구석구석 핥고 있었다. 뭔가 간질거리는 느낌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성감이 아니었기에 기분은 그저 그랬다.
“시온은 발이 좋아……?”
“으웅, 아니…… 그냥 마린의 발 예뻐서. 손도 빨고 싶은데.”
“으응……”
시온은 한창 발을 빨고 난 뒤에 이번에는 손을 빨았다. 마린은 뭔가 사탕이 된 기분이었다. 그러다 열심히 입술을 오물거리는 시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 맞아…… A가 마실 거 놔뒀댔지……?”
“내가 가져올게.”
시온은 마린의 손을 침범벅으로 만들고나서야 일어났다. 그러더니 방문을 열고 그 앞에 있는 음료 상자를 집었다.
“시온?”
마린은 시온이 문 앞에 가만히 서있길래 가볍게 불러보았다. 시온은 굳은 얼굴로 마린을 돌아보았다.
“마린……”
“어엉? 왜 그래? 왜 그래?”
“들렸나 봐……”
“응? 그게 무슨 소리……”
마린은 시온이 건네준 쪽지를 보았다. 음료 상자랑 같이 있던 걸까. 마린은 그 쪽지가 A가 썼단 걸 확인하고 내용을 읽어보았다.
[ 욕구불만인 것도, 동성애도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아플 때는 자제해주세요. ]
“아.”
마린은 쪽지를 떨어뜨렸다. 두 사람은 한창 말없이 서로를 보았다. 뒤늦게 A가 목마를 때 마시라고 두었던 음료 상자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음료수를 나눠마셨다. 그리고 어떤 말도 나누지 않고 헤어졌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