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고대 유적②
Added 2025-12-29 10:00:00 +0000 UTC※아래 내용은 와타오시 번역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나타난 건 쟁반을 몇 배는 두껍게 만든 것처럼 생긴 원통형 물체였습니다.
앞쪽에 눈처럼 생긴 부분이 있었고, 그 양쪽으로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램버트 씨, 저게 적의 모습이라고 판단해도 되나요?”
“응. 자율 이동식 유지보수 & 경비 로봇이야.”
로봇이란 단어는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레이 어머님이 얘기해 주신 적 있습니다.
뭐라더라, 과학 문명엔 저것과 닮은 생김새에 자동으로 청소를 해주는 기계가 있었고, 그걸 청소 로봇이라고 불렀다고 했던가요.
“함정에 걸리지 않는 한,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
“시, 시몬 짱, 램버트 씨와 같이 뒤로 물러나 주세요!”
릴리 님과 함께 앞에 나선 저는 방심하지 않고 경계를 유지했습니다.
“통과시켜 줄 생각은 없나요?”
“대조중…… 등록된 스태프 중 일치하는 사람 없음. 즉시 퇴거할 것을 명령합니다.”
“유감이지만 이 안쪽에 볼일이 있어서요.”
“경고. 즉시 떠나지 않을 경우, 해를 끼칠 의도로 간주하여 제거 행동에 나섭니다.”
“방금 로봇은 경고도 없이 쏘아대지 않았나요?”
그러자 안쪽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프로토콜 오류를 일으킨 개체는 폐기했습니다. 다시 한번 경고합니다. 퇴거를.”
“그렇게 말해도 말이죠.”
제가 검을 겨누자, 그것이 날카롭게 무기질적인 소리를 냈습니다.
“——?!”
그 소리는 일종의 경보음이었던 모양인지, 벽에 틈이 열리더니 그 사이에서 똑같이 생긴 로봇들이 나타났습니다.
“최종 권고. 퇴거하십시오.”
“……릴리 님, 할 수 있겠나요?”
“조, 조금 쉽진 않을 것 같지만, 어떻게든.”
“그럼…… 가자고요!”
“네!”
저는 앞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적대 행동으로 간주합니다. 지금부터 제거를 개시합니다.”
로봇은 그렇게 선언하면서 총이라는 걸 연달아 발사했습니다.
저는 날아오는 총격을 몸을 비틀어 피하고, 검으로 쳐내면서, 간격에 들어온 로봇들을 차례로 베어냈습니다.
하지만——.
“상대하기 까다롭네요!”
저절로 움직이는 활 같은 기계라고 램버트 씨가 설명했었는데, 딱 그런 상대였습니다.
살아있지 않고, 의지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건 바꿔 말하면 살기가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더 성가신 점은, 활과는 달리 공격의 ‘시전 동작’이 없어서 공격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릴리 님, 눈에 의지해야 할 것 같아요. 사각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사람 상대로 싸우는 거라면 기척을 읽어서 사각에서 날아오는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겠지만, 이 적에겐 그 수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사각에서 공격이 들어올 경우, 먼 거리라면 총알이 날아오는 소리로 피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가까운 거리에선 그것도 불가능하겠죠.
그러니 자연스레 눈에 의지해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릴리 님과 저는 전투 경험이 풍부합니다.
조금씩 로봇과의 전투에도 적응해 나갑니다.
총이라는 무기도 일반인이라면 거의 피하기 불가능하겠지만, 릴리 님과 제 몸놀림은 인간의 영역을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공기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소리 같은 사소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직격을 피하며 로봇들을 베어 넘겼습니다.
베었을 때의 손맛도 처음엔 당황스러울 정도로 단단했지만, 익숙해지자 외피의 이음매나 얇은 부분을 노려 벨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집중력과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지가 미묘한 상황입니다.
“알레어 짱, 조금만 더 버텨줄 수 있을까!”
“아빠?!”
램버트 씨가 벽을 향해 무언가를 조작하면서 말했습니다.
“무언가 대책이——?”
“움직임을 멈출 수 있을지도 몰라!”
램버트 씨가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맡길 수밖에 없겠죠.
베어도 베어도 후방에서 계속 보충되니 이대로라면 상황이 나빠질 뿐일 테니까요.
“우선순위를 설정. 개체 식별 번호1, 가칭 : 검사에게 공격을 집중.”
“?!”
“아, 알레어 짱!”
적의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여태까진 우리 네 사람을 골고루 공격했었는데, 이래선 진척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공격을 저에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램버트 씨, 좀 더 서둘러 주실래요?! 오래 버틸 수 없어요!”
“조금만 더!”
조금씩 총알에 스치는 횟수가 늘어가면서도, 계속해서 몸을 비틀며 어떻게든 직격은 피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거의 방어에만 급급합니다.
“공격 수단 변경을 제안…… 승인. 물리적 탄환에서 마법 탄환으로 전환.”
“——!”
이제는 소리에 의지하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하다못해 무색의 능력이 여전했다면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텐데——!
“알레어 짱, 전후 교대를!”
“무리예요!”
“아빠!”
“괜찮아, 늦지 않았어——!”
램버트 씨가 어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적 로봇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여태까지의 소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주위가 조용해졌습니다.
“사, 살았어요…….”
“위, 위험했네요…….”
솔직히 몇 초만 더 늦었어도 저도, 릴리 님도 쓰러졌을지도 모릅니다.
릴리 님에게 치유 마법이 있다고 해도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했겠죠.
“램버트 씨, 덕분에 살았어요.”
“크, 큰 빚을 졌네요……!”
“그런데 아빠, 뭘 한 거야?”
“크래킹이라는 기술로 저 로봇들의 제어 권한을 빼앗은 거야.”
크래킹?
“그건 마법인가요?”
“아니, 과학 문명의 기술이야. 마력을 매개로 삼지 않는 순수한 물리 현상이지.”
“마, 마법보다도 더 마법 같았어요…….”
“아빠…… 대단해…….”
저로선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기술이지만, 원리는 마나리아 님의 스펠 브레이커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다만, 제어키가 층마다 다르기 때문에, 분석을 마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알레어 짱과 릴리 님이 노력해 줘야 해.”
“그 정도야 손쉬운 일이에요.”
“리, 릴리도 열심히 할게요!”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
“나만 짐이 되고 있네…… 미안해.”
시몬이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시몬에겐 마지막에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마, 맞아요. 시몬 짱이 없었다면 애초에 이 던전 공략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요.”
“그건 그렇지만, 나한테도 좀 더 싸울 힘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시몬이 하는 말도 이해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적재적소인 거예요, 시몬.”
“알레어…….”
“시몬에겐 평소에 아주 많이 신세를 지고 있어요. 공부나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서. 메이까지 넷이 있을 때 리더십을 발휘해 준 사람도 당신이었어요.”
“……그랬었나?”
“이럴 땐 겸손이 꼭 미덕은 아니라고요? 아무튼 거기서 싸울 능력만 부족할 뿐이에요. 시몬에겐 시몬만의 장점이 잔뜩 있어요.”
“마, 맞아요!”
저와 릴리 님이 입을 모아 말하자, 시몬은 살짝 표정을 굳힌 다음,
“아~~! 이런 건 나답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자기 뺨을 짝짝 두드렸습니다.
“미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 어쨌든 지금은 이 던전을 답파해서 던전 코어를 손에 넣는 게 우선이지. 하찮은 열등감 따윈 아무래도 좋아!”
“……시몬한테도 열등감이라는 게 있었군요.”
“무슨 뜻이야?!”
“마, 맞아요, 알레어 짱. 시몬 짱은 섬세한 사람이에요.”
“그, 그런 식으로 말하면 뭔가 그건 그것대로 부끄럽지만…….”
우리 셋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
“슬슬 이동하자. 크래킹은 일시적이야. 제어 권한을 되찾기 전에 아래층으로 이동하고 싶어.”
“알겠어요. 다들 경계를 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죠.”
“후, 후미는 릴리에게 맡겨 주세요.”
“부탁할게, 릴리 님.”
그러면서 옆에 나란히 서는 시몬에게 램버트 씨가,
“좋은 친구들을 뒀구나.”
그렇게 말하며 웃자, 시몬도,
“응, 최고의 친구들이야.”
하고 미소로 화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