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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고대 유적③

※아래 내용은 와타오시 번역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적 로봇들을 정지시키면서 던전 깊숙한 곳으로 나아갑니다.

처음 마주쳤던 청소 로봇형 적들 외에도, 벽에서 뻗어 나오는 팔 형태나 설치형 함정 로봇과도 맞닥뜨렸습니다.

하나같이 공격의 전조나 살기가 없어 상대하기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릴리 님과 제가 시간을 버는 동안 램버트 님이 크래킹을 수행해 돌파했습니다.


그렇게 몇 층인가 더 내려갔을 때였습니다.


“이 층은…… 어쩐지 분위기가 다르네요?”


선두에 서서 나아가던 저는 이 층에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이 던전의 적들은 기척이 없으니 방심할 수는 없지만, 이동하는 소리나 구동음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지금까지 지나온 층들과는 달랐습니다.


“이곳은…… 뭔가를 연구하던 연구실이었던 모양이네.”


제 뒤에서 벽의 단말을 조작하던 램버트 씨도 제가 느낀 위화감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층은 특별한 장소인가 봅니다.


“연구실?”

“아직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 게이트에 관한 연구일 거야. 데이터를 조금 수집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고서 램버트 씨는 단말을 통해 무언가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그건 아빠한테 맡기자. 알레어랑 릴리는 잠깐 쉬는 게 좋겠어. 계속 싸우느라 피곤하지?”


시몬이 짐에서 과실수가 담긴 물통을 꺼내서 릴리 님과 제게 건네주었습니다.

고맙게 받아 마시자 달콤하고 차가운 물이 목을 적셔줍니다.


“고마워요, 시몬.”

“시, 시몬 짱도 수분을 보충하세요.”

“고마워, 그럴게. 그건 그렇고 여긴 대체 뭘까?”


과실수를 마시며 시몬이 그런 말을 꺼냈습니다.


“뭐냐니, 게이트 연구소 아닌가요?”

“정말 그렇다면 그 게이트는 아직 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 되는 거 아니야?”

“앗…….”


그렇군요, 시몬의 말에는 일리가 있습니다.

게이트가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이라면 굳이 더 연구할 필요가 없다고 해야겠죠.


“어쩌면 게이트가 만들어진 것보다 더 옛날에 연구하던 장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진즉에 이 던전 자체가 해체되고도 남았을 것 같단 말이지. 이곳이 유지되고 있다는 건 아직 무언가 역할이 있는 게 아닐까?”

“여, 역할이라면……?”

“그게 뭔지까진 나로선 알 수 없지만.”


시몬이 램버트 씨를 향해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빠, 뭔가 알겠어?”

“응. 시몬 말대로 이곳은 게이트를 연구하는 시설이었던 모양이네. 자율 수행 로봇들과 인공지능이 오랜 시간 동안 게이트를 분석하고 개량하고 있는 것 같아.”

“그렇다면 역시 게이트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뜻?”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기능적인 면에선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인공지능은 판단하고 있는 모양인데, 사소한 에러의 조정과…… 응? 이건……?”

“왜 그래?”


램버트 씨가 뭔가를 감지한 모양입니다.


“아니…… 기분 탓인가……? 그래도 이건…….”

“램버트 씨?”

“무, 무슨 일인가요?”

“잠깐, 아빠. 혼자 생각에 잠기지 말아줘.”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 램버트 씨를 향해 우리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 미안. 조금 신경 쓰이는 데이터가 있어서.”

“데이터?”

“알레어 짱. 메이 짱이랑 너는 예전에 이곳을 지나간 적 있어?”

“네……?”


생각도 못 한 질문이었습니다.


“메이와 제가 이곳을……?”

“아무래도 이 던전…… 아니 이 시설 안쪽에도 구식이지만 게이트가 있나 봐. 그곳을 통과한 기록에 너희들의 이름이 있어.”

“어, 어떻게 된 건가요……?”

“모르겠어. 그런데 거기서 뭔가 에러가 발생한 것 같은 부분이 있어. 자세한 건 데이터를 가져가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지만 이건…….”


저는 살짝 당황했습니다.

듣고 보니 메이와 저는 바우어로 오기 전에는 다른 곳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거의 떠오르지 않지만, 그녀와 어딘가에서 이동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게이트를 통과한 적이 있었다고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그냥 통행 기록일 뿐이지?”

“……뭐, 그렇지. 아마도.”

“그럼, 지금은 그 문제를 파고들 때가 아니야. 우선은 이 던전을 공략해서 게이트를 수리하고 바우어로 돌아간다. 그 목표엔 변함이 없어.”


시몬이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일이 화제로 나와서 조금 당황했지만, 그건 일단 전부 뒤로 미루죠.

바우어에 남아있는 메이나 레이 어머님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그러네. 미안, 괜한 소리를 했어. 시몬 말대로 우선은 던전 공략에 집중하자. 알레어 짱한테도 미안.”

“아뇨, 신경 쓰지 않아요.”

“뭐, 한숨 돌리기에는 적당하지 않았어?”

“리, 릴리는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요……!”


시몬과 릴리 님도 수분 보충을 빈틈없이 마쳤나 봅니다.


“내 데이터 수집도 대충 끝났어. 계속 전진하자. 이 던전도 이제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은 것 같아. 다음이 마지막 층이야.”

“그럼, 던전 코어라는 것도 이제 곧이겠네요.”

“그렇겠지. 그런데 데이터에 따르면 코어를 지키는 적은 상당히 강력한 상대로 보여. 알레어 짱과 릴리 님이 노력해 줘야 할 것 같아.”

“맡겨 주시길.”

“네, 넵……!”


릴리 님과 저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물론 계속 그랬듯이 나도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겠어.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적을 무력화시키는 크래킹은 기대하지 말아줘.”

“어머? 어째서인가요?”


그게 있고 없고에 따라서 공략 난이도가 천지 차이인데요.


“코어를 지키는 적은 스탠드얼론—— 으음,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까. 이 시설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

“지금까지 만난 적들도 독립적으로 움직였는데요?”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 같은 것을 통해 연결되어 있었어. 하지만 보스는 그렇지 않아. 완전히 독립된 개체로서 동작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아.”


그렇다면 최소한, 보스는 오로지 힘으로 쓰러트려야 할 모양입니다.


“보스 외의 적 로봇은 내가 어떻게든 무력화시킬 테니까, 알레어 짱과 릴리 님은 보스한테 집중해 줘.”

“알겠어요.”

“아, 알겠습니다.”


둘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시몬이 나설 차례는 그다음이야. 부디 주머니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줘.”

“알겠어.”


시몬도 진지한 표정으로 끄덕였습니다.


“대략적인 방침은 이 정도일까. 뭔가 질문 있어?”

“보스의 공격이나 행동 패턴에 관한 정보는 없나요?”

“아, 그게 있었지. 지금 입수한 데이터에 해당 정보가 있어. 하지만 설명하기는 좀 어려울지도 몰라.”


램버트 씨가 표정을 찌푸렸습니다.


“왜죠?”

“이곳의 보스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나노머신—— 극소형 로봇의 집합체인 것 같아, 그리고 보스의 특성은 상대가 가장 꺼리는 적을 모방한다고 해.”

“그 말은?”

“즉, 알레어 짱이나 릴리 님이 가장 꺼리는 상대가 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가장…….”

“꺼, 꺼리는 적…….”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뭐, 생각해 봤자 소용없어. 까다로운 적이지만 두 사람의 실력은 보증된 거나 마찬가지야. 혹시 정말로 안 되겠다 싶으면, 일단 이 방으로 돌아와서 대책을 세우자.”

“알겠어요.”

“아, 알겠습니다.”


휴식은 끝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가볼까. 나는 한동안 나설 차례가 없지만 두 사람 다 힘내.”

“네, 최선을 다하겠어요.”

“여, 열심히 할게요……!”


램버트 씨가 단말을 조작했습니다.


“그럼 가자.”


아래층으로 향하는 마지막 문이 열렸습니다.

긴 계단이 이어져 있었고, 넷이서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


문득 깨닫고 보니 우리 네 사람을 둘러싸듯 빛의 선이 우리를 훑고 있었습니다.

열 같은 살상력을 띠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그 빛은 우리를 한번 훑어본 뒤 사라졌습니다.


“뭐였던 거죠?”

“아마 스캔일 거야.”

“스캔?”

“아까 말했듯이 이곳 보스는 우리가 가장 꺼리는 상대를 모방해. 그 데이터를 수집한 거겠지.”

“그렇다는 말은——.”


그리고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여어. 늦었네.”

“——?!”

“엇, 어어어?!”

“저 사람은……!”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

여성 평균에 가까운 키에 다소 굴곡 없는 몸매.

무엇보다,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그 사람은——.


“레이 어머님……?”

“안녕, 알레어. 이렇게 말해도 나는 가짜지만 말이지?”


그러면서 능글맞은 웃음을 짓는 사람은 틀림없이 제 어머니, 레이 테일러와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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