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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 이상한 나라의 촉수씨

탓탓탓-

가벼운 걸음. 작은 키에 걸맞은 소년의 걸음은 풀길조차 해치지 못할 정도였다. 밀짚모자가 흔들릴 정도로 달리던 소년은 숨을 헐떡이다가 돌아서며 소리쳤다.


“빨리 와~”

“왜 그리 급하게 가는데? 넘어져서 다치고 싶어서 그래?”


작은 호박머리의 정령 턴은 소년에게 툴툴거렸다. 소년은 방끗 웃으며 검은 더벅머리 아래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제법 오래 뛰었던 건지 햇살에 물든 것처럼 끝부분이 샛노란 머리칼에도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정령은 그런 소년을 뚱하게 보다가 말했다.

소년의 이름은 은초빈. 몇 년 뒤면 중학생이 될 남자아이였다. 하지만 그런 것치곤 팔다리도 가느다랗고 아직 2차 성징도 제대로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또래에 비해 귀여운 느낌이 강했다. 달리 말하자면 잘못 하다가는 어딘가 쉽게 다칠 거 같은 몸이었다.

그래서 턴은 초빈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게 달갑지 않았다.


“대체 토끼 한 마리 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데?”

“그야 도시에서는 보기 힘드니까. 그리고 너한테도 보여주고 싶었고.”

“이런 데다 이리스를 낭비하는 건 너밖에 없을 거다. 게다가 그런 냄새나는 털뭉치가 어디가 좋아서 그래? 굳이 이렇게 땀에 절어서 와야겠어?”


턴의 툴툴거림에도 초빈은 밝게 웃었다. 언제나 말은 이렇게 해도 자신을 걱정해준단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초빈은 턴을 뒤로 하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상쾌한 공기와 시원한 풀내음. 진한 흙내와 짙은 나무 향기를 즐겼다. 비록 부모님이 바쁜 것 때문에 시골로 내려왔다지만 초빈은 모든 것이 즐거웠다. 같이 다니는 소환수도 좋았고…… 집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없지만 형도 함께 시골로 내려왔다. 그랬기에 초빈은 외롭지 않았다.

그러니 이렇게 토끼를 잡으러 모험을 나오지 않겠는가! 그때 초빈의 눈에 토끼가 보였다.


“어?”


그 토끼는 이상했다. 모자를 쓰고 두 발로 걸어다니는 토끼였다. 수풀에 가려져서 잘 안보였지만 초빈이 잘못 본 게 아니었다.

그건 분명 모자를 쓰고 두 발로 서있는 토끼였다! 아무리 초빈이 사는 세상이 환상종도 있고 신비로운 생물이 많다지만 이것만큼 신기한 건 없었다. 그때 토끼가 초빈을 보자마자 후다닥 달아났다. 그 모습에 초빈도 따라 뛰었다.


“어? 어디 가……!”

“너는 어디 가는데!!”


턴은 날카롭게 쏘아붙이다 수풀 안으로 들어간 초빈을 따라갔다. 하지만 웬걸, 어느 새 초빈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어? 야! 야! 은초빈! 너 어디 갔어!!”


턴은 다급하게 그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턴은 경악하며 숲 여기저기를 쏘아다녔고 그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



“어디 갔지……?”


초빈은 토끼의 흔적을 따라갔다. 그리고 토끼가 나무 아랫구멍으로 도망치자 초빈도 따라 기어갔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좁은 구멍에 들어갈 생각도 못할 것이다. 설사 들어갈 수 있다고 해도 몸이 끼인다든지, 어두운 속에 벌레가 무섭다든지, 흙에 깔려버린다든지 등의 이유로 피할 것이다.

하지만 초빈은 달랐다. 모자 쓴 토끼란 존재에 홀려버렸다. 어두운 곳이란 것도 잊고 빠져나올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잊었다. 그저 나무 구멍으로 몸을 던졌다.


“같이 가-”


초빈은 밝게 웃으며 모자 쓴 토끼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하지만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멀어지지도 않았다. 토끼는 바쁘게 달릴 뿐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초빈은 주변에 안개가 깔리고 집 근처의 숲과 달라진 걸 알지 못했다. 그저 신기한 토끼와 인사를 나누고 싶을 뿐이었다.

초빈은 계속 나아가다보니 주변이 낯설단 걸 깨달았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면서 당장 앞은 보이지 않았다.


“턴……? 어딨어…… 턴……!”


소환수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대답은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토끼는 점점 더 멀어졌고 숨은 차올랐다. 결국 토끼가 저 멀리 사라질 때쯤 초빈의 걸음 걸이는 느려져 있었다.


“하으…… 흑…… 흑…… 여긴 어디야…… 하흑…… 같이 가……”


초빈은 숨을 고르면서 주변을 살폈다. 보이는 건 나무와 안개뿐이었다. 그 흔한 새소리와 벌레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인기척도 없었다. 초빈은 서서히 겁에 질려가는 얼굴로 쉼없이 두리번거렸다.

홀로 낯선 장소에 왔다. 어른이라 해도 경계를 할진데 아직 어린 아이인 초빈에게는 너무 큰 시련이었다. 소환수는 응답도 없었고 길도 몰랐다. 그나마 처음 토끼가 달려간 방향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자신이 지금 똑바로 나가고 있는지, 조금씩 옆으로 새고 있는지도 몰랐다. 방향감을 잃어버린 초빈은 그저 앞으로 간다는 생각만 했다.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힉……”


초빈은 뒤를 돌아본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보이는 건 안개뿐이었다. 방금 지나온 길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초빈은 괜히 뒤를 돌아봤다고 생각하며 곧장 앞을 보았다. 초빈은 갈색이 도는 얼굴이 하얗게 느껴질 정도로 창백해졌다.

무섭다. 초빈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아무리 참아보려고 해도 울음이 나올 거 같았다. 안개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괜히 팔이 쌀쌀하고 간질거려서 손으로 문질렀다. 나시티 한 장 뿐이어서 그런지 가끔 안개 섞인 바람이 초빈의 몸 곳곳을 희롱했다. 간질거리면서도 쌀쌀한 바람에 초빈의 입에서는 입김과 겁에 질린 신음이 섞여나왔다.


“으으…… 형아…… 턴……”


초빈은 앓는 소리를 내며 스스로를 끌어안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걸었다.

그때 빗방울이 목덜미에 떨어졌다. 갑작스럽게 뒷목에서부터 차가움이 전신으로 번져나갔다. 찌릿한 그 느낌은 그냥 비가 떨어진 게 아니라 누가 뒤에서 건드린 것 같았다. 분명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개뿐이었다.


“히익?!”


그러면 누가 건드린 거지?

초빈은 울 시간도 없이 앞으로 내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갑자기 목에서 느껴진 빗방울이 초빈의 이성을 뺏어가버렸다. 그렇게 몇 분 동안 달려나가던 초빈은 땀에 흠뻑 젖어 멈추었다. 그러다 뒤늦게 비가 떨어진단 걸 알았다.


“헥…… 헥……”


초빈은 땀과 비에 젖은 머리칼 아래로 지친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안개와 나뭇잎으로 가려졌지만 그걸 뚫고 떨어진 비가 초빈의 얼굴을 적셨다. 차가운 비에 몸이 젖어서 그런지 뜀박질로 뜨거워진 몸이 조금 식었다. 그 덕에 겁에 질린 머리도 어느 정도 차가워졌다.


“추워……”


초빈은 팔을 삭삭 문지르며 울상이 되었다. 아까까지는 겁에 질려 내달렸지만 지금은 추운 게 더 컸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방금까지 느낀 두려움의 감정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초빈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려했지만 계속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니 멀지 않은 곳에서 빛이 보였다. 어둑한 안개를 뚫고 나오는 빛을 따라가니 어느 새 숲이 끝나고 집이 한 채 나타났다.

보통 사람이라면 여기서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난데없이 안개와 숲이 끝나고 집이 나타나다니? 하지만 비를 피해야겠단 생각 뿐인 초빈에게는 그저 좋은 소식이었다.


“아, 초인종……”


문을 열려던 초빈은 초인종부터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도 초빈의 키보다 몇 배나 큰 문밖에 보이지 않았다. 초빈은 집 크기에 비해 커다란 문이 신기해서 잠시 초인종을 찾는 것도 잊고 살폈다. 그러다 스멀스멀 찬 기운이 올라와 재채기가 나와버렸다.

에치-!

초빈은 재채기를 하고 비를 피하려던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초인종은 없었으니……

똑똑-


“실례합니다.”


초빈은 학교에서 배운대로 예의바르게 말했다.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초빈은 다시 노크를 하려 했다.

끼익-

문이 열렸다. 커다란 문이 열리고 보인 건 집안…… 아니, 집안이라기에는 이상한 풍경이었다.

젤리? 점액질?

집안은 벽과 바닥, 천장 모든 것이 물렁물렁해보이는 돌기와 젤리 덩어리로 뒤덮여있었다. 특히 천장에는 길게 늘어진 것들이 유독 많았다. 이건…… 꼭 어느 생물의 입 안 같았다. 그나마 집이라고 볼 수 있게 해주는 건 지금 초빈이 연 문과 건너편의 뒷문 정도였다. 나머지는 가구랍시고 젤리로 뭉쳐놓은 듯한 큰 덩어리, 작은 덩어리가 전부였다.

누군가 이걸 보았다면 소름끼친다며 도망쳤을 것이다.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점액을 보고 징그럽다며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초빈은 아니었다.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에게는 이게 얼마나 징그럽고 끔찍한 건지 알기 어려웠다.

신기하다. 이게 끝이었다. 비를 피한다는 목적도 아니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의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초빈이 신경 쓰는 거라고는 여자애마냥 분홍색으로 가득 찬 집에 들어서는 것 뿐이었다.


“와.”


초빈은 거리낌 없이 벽을 만졌다.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것이 기분이 좋았다. 차가운 밖에 비하면 이 분홍색 집이 훨씬 나았다. 만일 다른 친구들이 이걸 보면 여자냐고 놀리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초빈은 문을 닫으며 집에 들어섰다.


“후아- 따뜻하다……”


초빈은 나긋나긋하게 풀린 얼굴로 웃었다. 몸이 따뜻해지니 마음도 편해졌다. 초빈은 벽을 한 번 더 만져보더니 집안을 본격적으로 둘러보았다. 그러나 딱히 보이는 건 없었다. 뒤늦게 테이블 대신 놓인 덩어리진 점액질 위에 병 하나가 놓인 걸 보았다.


“이게 뭐지……?”


초빈은 마침 목도 마르고 해서 병에 담긴 액체에 관심을 보였다. 때마침 색깔도 분홍빛이 감도는 것이 맛있어보였다.

딸기 우유인가? 초빈은 그걸 집어먹으려다 이곳 집주인을 생각했다. 함부로 남의 것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초빈은 손을 거두었다. 그때 병 아래에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초빈은 그냥 돌아서려다 쪽지에 적힌 내용을 읽었다.


“맛있게…… 드세요……”


초빈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이 집을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놔둔 음료수구나! 그렇게 생각한 초빈은 거침없이 병을 집어 들었다. 자그마한 초빈의 손에 비해 큰 병에서는 달큰한 향기가 났다. 단 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이에게는 너무 강한 유혹이었다. 때마침 열심히 달리느라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다.

초빈은 음료를 마셨다. 한 입 마신 초빈은 새로운 맛에 눈을 반짝였다.


“와아……!”


초빈은 살면서 처음 느끼는 맛에 입맛을 다셨다. 달큰하면서도 코와 입안을 은근하게 자극해준다고 해야 하나…… 초빈의 어휘력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맛이었다. 초빈은 방금까지 숲을 헤매던 것도 잊은 채 신나게 음료를 마셨다. 달달한 맛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니 기분도 좋아져서 금세 콧노래가 나왔다.

하지만 초빈은 자신이 커지고 있단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초빈의 덩치가 커졌다. 게다가 조금씩 몸을 따끈따끈하게 데워갔다. 초빈이 음료를 마시면서 변화를 눈치챈 건 거의 다 마셨을 때였다.


“푸하~ 맛있다…….”


숨도 안 쉬고 음료를 들이켰던 초빈은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손끝에서부터 전신이 간질거리나 싶더니 땀이 폴폴 날 정도로 열이 올랐다. 이렇게 더위를 느낀 건 한여름 이후로 처음이었다.

초빈은 나시티를 팔락거리며 구슬땀을 흘렸다. 어찌나 더운지 초빈의 평평한 가슴조차 푹 젖을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어?”


초빈은 뒤늦게 자신의 변화를 깨달았다. 분명 집은 초빈이 몇 명이 있어도 늘어져서 잘 수 있을 정도였다. 천장은 너무 높아서 아무리 뛰어도 닿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머리가 꾹 눌리고 있었다. 자신이 들어왔던 문은 무릎 높이까지 내려와 있었다. 머리며 등이며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늘어진 촉수들이 닿았지만 초빈은 그런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어? 어? 집이 작아졌어……?”


초빈은 자신이 커졌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비좁아진 집에서 버둥거렸다. 다행히 집은 말랑말랑해서 다치진 않았지만 몸에 딱 맞는 상자에 들어간 거 같아서 갑갑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초빈은 온 힘을 다해 벽을 밀어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벽은 밀리지 않았다. 그저 물렁한 촉감만 느껴졌다. 초빈은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말랑함에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혹시 고개를 숙여서 나갈 수 있을까……

초빈은 낮아진 문으로 나가려고 납작 엎드렸다. 고양이처럼 엎어진 초빈은 문을 열고 머리를 디밀었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애초에 문이 열렸어도 머리가 끼어서 못나갔을 것이다.


“으익……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초빈은 대답없는 질문만 던지며 계속 머리로 문을 눌렀다. 그때 뭔가가 목에 닿았다.


“어……?”


이번에는 아까처럼 놀라지 않았다. 숲에서는 공포에 사로잡혔다면 지금은 영문 모를 상황에 놓이고 짜증이 좀 난 상태였다. 초빈이 뒤를 돌아보니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기껏 해야 천장에서 늘어진 촉수들이 전부였다.

초빈은 묘한 얼굴로 목 뒤를 만지작거렸다. 손끝에서 찐득한 무언가가 묻어나왔다. 초빈이 그걸 보며 의아해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팔뚝에서 방금 닿은 무언가가 느껴졌다.


“어?”


초빈이 고개를 돌렸지만 이번에도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찐득한 점액만이 남아있었다. 이쯤 되니 초빈도 화가 나서 귀여운 눈을 찡그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반대쪽 팔……!

초빈은 이번에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뱀처럼 꿈틀거리는 촉수와 마주할 수 있었다. 벽에서 뻗어나온 촉수는 머리라도 되는 냥 끝 부분을 살랑였다. 초빈은 그게 신기해서 무심코 손으로 꼭 쥐었다. 그러자 촉수가 초빈의 손 안에서 꾸물럭거렸다.


“이게 뭐…… 어?”


촉수를 조물거리고 있으니 갑자기 다른 촉수가 초빈의 손목을 휘감았다. 촉수는 초빈의 팔을 쭉 끌어당겼다. 초빈은 의아한 얼굴로 손목을 감은 촉수를 잡았다. 그러자 다른 촉수가 초빈의 반대쪽 팔을 끌어당겼다.

촉수의 힘은 생각보다 셌다. 초빈의 힘으로는 저항하기 어려웠다. 덕분에 초빈은 두 팔이 양옆으로 당겨진 채 꼼짝할 수 없었다. 초빈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다 바닥이 미끄러워서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즈퍽-

어느 샌가 점액이 가득해진 물렁물렁한 바닥은 초빈의 엉덩이를 가볍게 받아주었다. 초빈은 주저앉은 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놀랐다. 그러다가 여전히 손목을 붙잡은 촉수를 노려보았다.


“이게 뭐야…… 왜 안 떨어져……!”


초빈은 입술을 앙 물면서 힘을 주었다. 촉수는 어느 정도 당겨지나 싶더니 아예 초빈의 힘에 저항했다.


“아후…… 찰흙은 아닌 거 같은데……”


초빈은 몇 번 꿈지럭대다가 금방 포기하고 말았다. 갑갑하긴 했지만 아프지 않았고 촉수를 당기느라 힘이 빠졌다. 그래서 잠깐 쉬려고 했다.


“읏, 핫!”


그때 가느다란 촉수 하나가 초빈의 얇은 등을 쓸어올렸다. 매끈하기 그지없는 등을, 나시티 안쪽으로 침입하여 훑어버리니 초빈이 화들짝 놀랐다. 척추를 타고 오르는 소름……! 간지러움보다는 기묘한 느낌에 이상한 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초빈이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이번에는 옆구리를 꾹 눌렀다. 깃털처럼 가볍고 보들보들한 촉수였기에 초빈의 몸은 살짝 옆으로 기울어졌다.


“아흐흐……! 아, 뭐하는 거야……!”


초빈은 간지러움에 실실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초빈은 이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장난을 받는 거 같아서 깔깔 웃었다. 손목이 묶여있는 데도 그냥 간지럽혔다고 순수한 미소를 띄운 것이다.

이번에는 반대쪽 옆구리……! 초빈은 이번에 반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자 촉수는 이번에 뒷목을 간질였다. 초빈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었다.


“아하하~ 간지러워~ 그만 해~”


초빈은 점점 촉수가 늘어나니 무방비하게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 옆구리를 찔러서 팔을 내리면 반대쪽 옆구리를 다시 찍었다. 그래서 두 팔을 내리면 뒷목을 훑었다. 그래서 손으로 목을 가리면 나시티를 들춰서 배꼽을 간지럽혔다.

초빈은 발을 바동거리며 웃었다. 어찌나 웃었는지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하지만 촉수는 멈추지 않았다. 어느 샌가 촉수 2개가 발목까지 묶었다. 그러다 간지럽히는 걸 막으려는 손과 발을 잡아당겨 막아버렸다.


“아하…… 아하…… 하하하- 아하하-! 하하-! 그만해……! 으하핫-! 흐하하-!”


초빈은 헐떡거리며 말했다. 그런다고 촉수가 그만둘 리 없었다. 오히려 아까보다 많고 가느다란 촉수들이 초빈의 몸 구석구석을 간지럽혔다. 특히 발과 겨드랑이에 굵은 털실 같은 촉수가 수십 가닥이 들러붙었다. 촉수들은 발바닥 주름만이 아니라 발가락 사이사이도 노렸다. 겨드랑이 쪽도 안쪽의 말랑말랑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뒤적여주었다.

다른 곳은? 배꼽은 촉수 하나가 쏙 들어가 후벼주었다. 초빈은 배에서부터 아랫배, 음경을 관통하는 찌릿함이 있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아직은 다른 부분의 간지러움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하흐하하-! 아하하! 아하- 아하하하-!!”


어느 샌가 촉수는 가슴을 간지럽히기도 했고 엉덩이나 허벅지 안쪽도 간질였다. 자그마한 귀나 목, 옆구리는 당연했다. 작고 귀여운 유두도 촉수가 스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부분을 먼저 간지럽히고 있었다.

아이 특유의 보들보들한 피붓결과 말랑한 살이 그에 못지않게 부드러운 촉수에 눌리고, 비벼지고, 문질러졌다. 심지어 모든 촉수가 똑같이 움직인 것도 아니었다. 어떤 건 피부를 누를 정도로 힘있게 문지른다면 어떤 건 피부를 간신히 스칠 정도로 약하게 문질렀다. 또 어떤 건 앞서 말한 것들에 섞어서 살짝 누른 채 뱀처럼 꿈틀거리기도 했다.

심지어 안 그래도 예민한 아이의 감각에 방금 마신 음료에 섞인 최음제 때문에 몇 배…… 아니, 몇 십 배로 증폭되었다. 그래서 초빈이 모르는 새에 조금씩 흥분이 쌓이고 있었다.

아직까지 간지러움밖에 못 느끼는 초빈이기에 그만 간지럽혀달라고 말할 뿐이었다.


“읏…… 하아…… 하아…… 흐웃……!”


그러다 초빈이 간지러움에 폐가 눌려 숨이 넘어가려고 할 때 촉수가 잠시 멈추었다. 초빈의 호흡에 맞추기 위한 잠깐의 휴식이었다. 초빈은 몇 분도 안 되는 간지럽히기로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 살짝 풀린 눈은 신나게 뛰어놀고 난 뒤처럼 피로가 쌓여있었다. 어찌나 웃는 데 힘을 뺐는지 얼굴 근육도 풀렸고 혀도 빠끔 나와서 늘어졌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에흑?”


여러 가닥의 촉수가 조금씩 눌러붙어 오더니 점액을 뿜어냈다. 아까는 그냥 간지러웠다면 지금은 뭔가 더 농밀했다. 아직 어린 초빈에게는 그 감각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 배꼽을 간질였을 때 느낀 것과 비슷하단 걸 알기에는 지금 상황도 너무 당혹스러웠다. 재밌긴 했지만 옷이랑 몸을 끈적한 걸로 더럽히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싫어할 거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어느 샌가 촉수는 몸 곳곳을 훑고 있었다. 촉수는 가장 먼저 땀과 점액으로 절여진 나시티부터 벗겼다. 귀여운 배와 옆구리가 보이나 싶더니 순식간에 솜털 하나 없는 겨드랑이와 자그마한 가슴이 드러났다. 최음제와 간지럽히기 덕분인지 분홍색 유륜과 유두가 발딱 솟아있었다.

초빈은 훌러덩 벗겨진 나시티를 보다가 이번에는 바지를 벗기려 들자 눈을 껌뻑였다. 조금 몽롱해진 초빈은 이 의문의 촉수들이 자신을 씻겨주려는 건가 싶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왜 옷을 벗긴단 말인가. 조금 창피하긴 했지만 초빈은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이상한 걸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바지를 벗겼을 때 묘한 반항 심리가 생겨났다. 초빈은 아이이기 이전에 남자였다. 아랫도리를 보이면 창피하단 것 정도는 알 시기였다. 그래서 꾸물거리며 손을 내렸다. 촉수는 아까보다 힘이 약해졌다. 초빈이 저항하는 걸 보고 싶은 건지 촉수에 휘감긴 가느다란 팔을 여유롭게 풀어주었다.


“으잇…… 기다려…… 바지는 벗기면 안 돼……”


초빈은 그렇게 말하며 조금씩 벗겨지는 바지를 붙들었다. 여리기 그지없는 손가락이 바지를 붙들어봐야 얼마나 오래 잡을 수 있을까. 촉수는 초빈의 힘을 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손을 일부러 느슨하게 해준 것처럼 힘조절을 해주었다. 초빈은 안간힘을 다해 바지를 붙잡았지만 촉수는 가볍게 당겨버렸다.


“이잇……! 안 된다니까……!”


어느 샌가 바지는 슬쩍 내려가 귀여운 팬티를 반쯤 내보였다. 땀 때문에 눅눅해진 팬티는 작고 도톰한 엉덩이에 들러붙었고 그 덕에 초빈의 하반신 라인이 고스란히 비쳤다. 슬쩍 보이는 살결에 촉수는 흥분해버렸는지 초빈과의 밀고 당기기를 단숨에 끝내버렸다. 그래봐야 살짝 당겨서 초빈이 제 풀에 지치게 만드는 것 뿐이었다. 흡사 낚시질로 물고기를 지치게 하는 기술 같았다.

결국 초빈은 바지를 놓쳤고 촉수는 슬슬 바지를 내렸다. 팬티는 하늘색 바탕에 만화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은 그래도 남자다운 팬티였지만 질척하게 젖은 캐릭터가 드러났을 때는 영락없는 어린 아이의 속옷이었다. 아무리 어려도 일단 남자는 맞는지 불룩한 융기가 보였다.

초빈은 할딱이면서 바지가 팬티를 다 내보이고 허벅지를 스쳐가는 걸 보았다. 지금은 왜 옷을 벗기냐보다는 촉수와의 승부에서 졌단 점이 분했다.


“으이이-”


초빈은 붉어진 얼굴로 촉수를 바라보았다. 남자 아이다운 승부욕은 몸이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발휘되었다. 초빈은 꼼지락거리는 손을 내렸다. 무릎을 지나간 바지를 다시 붙잡으려 했다. 이미 예쁜 허벅지가 다 드러난 시점에서 패배했지만 초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허리를 쭉 숙여 바지를 잡았다.


“안 돼……”


초빈이 온힘을 짜내어 말했다. 어떻게든 바지 끝을 잡았지만 이런 초빈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바지는 훌러덩 벗겨지고 말았다.

이제 초빈에게 남은 옷가지는 팬티 한 장이 전부였다. 쓰고 온 밀짚 모자와 신고 온 슬리퍼는 진즉 벗겨진지 오래였다.


“아으으……”


초빈은 촉수에게 졌다는 분함과 알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이 뒤섞여서 몸을 꾸물거렸다. 잔뜩 움츠러든 발가락과 발바닥이 다리에 이끌려 올라갔다. 꼭 쥐어진 주먹은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말랑해보이는 볼은 공기를 잔뜩 머금어 부풀었고 입술은 앙다물렸다.

자그마한 가슴은 바쁘게 오르락 내리락하며 숨을 쉬었다. 그 끝의 유두는 삐죽 솟아났다.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팬티는 조금씩 발기한 음경 때문에 부풀었다. 덕분에 캐릭터는 쭉 늘어나서 우스꽝스럽게 변했다.

한숨 한 번…… 초빈은 별 거 안하고 있는 데도 숨이 턱턱 막혔다. 기어코 최음제가 제 성능을 발휘했다. 흥분도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근육이 긴장으로 굳어진 탓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점액이 피부 곳곳에 펴발려져 미끈해졌다. 그래서 조금만 힘을 주어도 피부에 쉽게 미끄러져서 자극을 줄 수 있었다.


“으읏, 그만해…… 나 쉬 마려……”


초빈은 그렇게 말하며 바동거렸다. 아닌 게 아니라 아까 배꼽을 간지럽힐 때부터 아랫도리가 찌릿했다. 그런데 촉수가 점액으로 온몸을 펴바르고 난 뒤에도 그 찌릿함이 온몸에서 느껴졌기에 당장은 마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아랫도리가 저릿거렸다. 음경이 꼼질거리는 그 느낌은 소변이 마려울 때와 비슷했다.

그래서 초빈은 착각했다. 지금 자신이 첫 사정이자 첫 경험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촉수가 빨리 자신을 놔주고 화장실로 데려다주었으면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촉수가 멈출 리 없었다. 왜 반응을 보이지 않나 싶었던 촉수는 점액을 골고루 펴바르다 초빈의 말에 바쁘게 촉수로 전신을 문질러댔다. 초빈은 간지러움도 간지러움이지만 계속 음경이 아릿해서 갑갑했다. 당장이라도 오줌을 싸버릴 거 같았다.


“아으…… 놔줘…… 오줌 눠야 한단 말이야……”


초빈은 조금씩 울음기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바지가 벗겨진 것도 민망한데 오줌까지 지려버린다면 애들이 평생 놀릴 것이다.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엄청 혼날지도 몰랐다. 그래서 어떻게든 촉수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촉수는 놔주지 않았다.

초빈이 점점 참지 못하고 하반신에 힘이 풀려갈 때…… 결국 초빈은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흐으읏…… 으읏……!”


초빈은 아랫도리를 들썩이면서 기어코 사정하고 말았다. 물론 아직 첫 경험인데다 미숙한 음경은 묽은 정액을 간신히 한 방울 정도만 뽑아냈다. 초빈은 그걸 모르고 하반신에서 개운함이 느껴지니 자신이 오줌을 지렸다고 착각했다. 그럴만한 게 팬티도 이미 푹 젖어있기도 해서 그게 점액인지 땀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으…… 으으…… 오줌 싸버렸어…… 할아버지가 엄청 혼낼 거야……”


초빈은 울먹거리며 말했다. 잠깐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팬티에 오줌을 쌌단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냥 혼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애들한테도 놀림을 받을 것이다. 심지어 초빈이 싸고 싶어서 싼 것도 아니었다. 촉수가 억지로 붙드는 바람에 화장실을 갈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그러니 더 억울했다.

초빈은 눈물을 포슬포슬 흘리며 울어버리니 촉수가 스리슬쩍 팬티를 잡았다. 어떻게 지금까지 치부를 가려주던 녀석이었지만 이제는 촉수가 그것마저 뺏어가려 했다. 초빈은 우는 와중에도 팬티를 붙잡았다.


“하지 마…… 하지 말라니까……”


초빈이 우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팬티를 계속 입고 있으면 찝찝했지만 그렇다고 훌러덩 벗겨지는 걸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질척하게 들러붙는 팬티를 어떻게든 잡으려 했지만 결국 촉수에게 팬티를 뺏기고 말았다.

그렇게 드러난 건 정말 귀엽기 그지없는 음경이었다. 아직 미성숙해서 그런지 어른 손가락 같은 음경이 나름대로 발딱 서있었다. 껍질도 안 벗겨진 주제에 힘차게 발기한 모습은 앙큼했다. 게다가 이미 한 번 사정을 해서 그런지 껄떡거리고 있었다. 초빈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음경을 내려다보다 멀어져가는 팬티를 보았다.


“팬티 줘…… 가져가면 안 된다구……”


초빈은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촉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팬티를 휙 던지고 초빈의 귀여운 음경을 촉수로 휘감았다. 폭신폭신한 음경은 발기를 했음에도 말랑했다. 표피는 손떼를 탄 적이 없어서 보들보들했다. 그리고……


“앗…… 앗……!”


초빈은 엄청나게 예민했다. 촉수 하나가 음경을 휘어 감으니 허리를 들썩였다. 울먹이던 소리조차 삼켜버릴 정도로 한순간 강렬한 충격이 느껴졌다. 초빈은 당황해서 음경을 감싼 촉수를 내려다보았다. 방금 느낀 그건 엄청나게 기분 좋았다.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쾌락…… 방금 오줌을 누었을 때처럼 뭔가 개운하고 가슴이 탁 풀렸다. 단숨에 온몸에 힘이 빠지게 만드는 쾌락이었다. 한순간 엄청나게 예민해진 음경은 촉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아으…… 으…… 으으……”


초빈은 딸꾹질을 하면서 몸을 바둥거렸다. 그 모습에 촉수는 음경을 더 만져주지 않았다. 그저 휘어 감기만 하고 은근하게 주무르기만 할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이었지만 그래도 아까처럼 주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촉수는 스르륵 초빈의 몸을 더듬어 올라갔다. 아무리 봐도 남자아이라기에는 가느다랗고 예쁜 몸이었다. 이대로 여자 옷을 입혀도 여자애란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뽀얀 피부에 부드러운 몸…… 따스하고 촉촉한 살결……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촉수는 그런 초빈의 몸을 음미하듯 여기저기 훑어댔다. 처음은 간지럽히고 제압을 하는 맛보기였다면 지금은 본격적인 식사였다.

조그마한 손. 아까부터 주먹을 쥐었다 펴며 어쩔 줄 몰라하는 손은 휘어감았다. 작은 손만큼 손가락도 귀여웠다. 입에 쏙 넣어서 빨아 먹으면 기분 좋을 거 같은 손가락이었다. 손등도 도톰하니 귀여워서 쓰다듬고 싶었다.

가느다란 팔다리도 좋았다. 너무 여려서 꼭 껴안으면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몸도 여리여리 했다. 조금 더 살이 없다면 뼈밖에 보이지 않을까 싶은 몸…… 그러나 어딜 만져도 살은 충분히 들어찼다. 그저 자주 뛰어노느라 근육과 살이 쳐지지 않았을 뿐, 의외로 균형이 잘 잡힌 몸이었다.

그 중에서도 허벅지가 발군이었다. 폭신폭신한 살이 뭉쳐진 초빈의 허벅지는 공장에서 방금 나온 베개만큼 푹신했고 갓 말린 이불처럼 뽀송뽀송했다. 그대로 얼굴을 묻거나 베고 자도 좋을 촉감이었다.

발도 빠지지 않았다. 간지럽힐 때마다 귀엽게 움츠리는 발바닥은 어떻게 건드려도 귀여웠다. 특히 동글동글한 발가락은 촉수가 하나하나가 휘감아 만져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만진다.

문지른다.

촉수는 비단 조이고 만지기만 하는 게 끝이 아니었다. 촉수 곳곳에 달린 미각이 초빈의 맛을 듬뿍 맛보았다. 어딜 핥아도 달짝지근한 맛과 감미로운 체취가 느껴졌다. 촉수는 초빈의 온몸을 맛보기 위해 점점 많은 촉수로 분열되어 들러붙었다.


“하아…… 아…… 하아…… 하아…… 아아……”


초빈은 전신에서 벌어지는 촉수의 애무에 숨을 헐떡였다. 촉수는 초빈의 몸이 열기와 흥분으로 충분히 절여졌다는 생각에 음경을 슥슥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미 초빈의 한계까지 발기한 음경에 촉수의 부드러운 문지르기는 치명적이었다.

초빈은 엉덩이에 힘을 주면서 하반신을 들썩였다.


“아앗…… 앗……! 앗……!”


흡사 섹스라도 하는 것처럼, 음경을 뒤덮은 촉수에 허리가 앞뒤로 흔들렸다. 초빈으로서는 의도치 않은 행동이었다. 그저 음경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몸이 반응해버렸다.


“꼬추…… 꼬추…… 가 이상해…… 앗……! 앗……!”


초빈은 다시 한 번 울먹이면서 흐느꼈다. 온몸이 저릿거렸는데 그 중에서도 음경이 제일 심했다. 오줌이 마려운 듯 하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 초빈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발버둥쳤다. 그러자 촉수가 초빈의 온몸을 옭아매면서 음경을 휘어감았다. 수십 가닥으로 나뉘어진 촉수가 생물의 입처럼 음경을 빨아들였다.

쭈웁- 쭈웁-


“으앙……! 아앙……! 앙……!”


적당한 압박감과 따스한 온기, 질척한 점액과 푹신한 촉감. 이 모든 것이 초빈에게 최상의 쾌락을 선사했다. 최음제가 없었더라면 왜 자꾸 그런데를 만지냐는 생각을 했겠지만, 지금은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변성기도 오지 않아 귀여운 신음만을 흘리면서 촉수가 음경을 빠는 걸 무방비하게 당하기만 해야 했다.

한 번의 사정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촉수는 묽긴 해도 조금씩 흰빛을 띄는 정액을 한두 방울 삼켰다. 최음제와 점액이 서서히 스며들면서 초빈의 몸이 개발되고 있었다. 그 증거로 사정할 때 초빈의 강렬한 반응을 보였고 정액의 농도도 진해지고 양도 많아졌다.

그저 한 번의 사정이 끝이 아니었다. 촉수는 계속 음경을 빨아주었다.


“앗……! 아……! 앗……! 아앗……! 꼬추가…… 아읏…… 꼬추…… 읏……”


초빈은 반쯤 뜬 눈으로 계속 허리를 들썩였다. 촉수는 아까보다 더 섬세해졌다. 비단 겉부분만이 아니라 껍질 속에 숨겨진 귀여운 귀두도 훑어주고 그 안쪽 구석구석까지 핥아주었다. 음경 곳곳이 촉수에 닿았고 부드럽게 빨렸다.

동시에 초빈의 귀여운 가슴도 간질였다. 실 같은 촉수들이 유두를 휘어감고 쓸어주었다. 좀 더 굵은 촉수는 유륜을 꾹꾹 눌러주었다. 그렇게 가슴과 음경을 동시에 애무해주니 1분도 지나지 않아 금세 사정하게 되었다.

벌써 3번째 사정…… 정액은 이제 한두 방울이 아니라 사춘기 남성 정도로 많이 흘러나왔다. 촉수는 그런 정액을 남김없이 핥아줄 뿐만 아니라 가볍게 쓸어주며 요도에 남은 것도 닦아주었다. 초빈은 계속 해서 몸을 노곤노곤하게 만드는 사정감과 탈력감에 축 늘어지고 말았다.


“아으…… 흐으…… 흐으……”


초빈은 힘겨워하며 늘어졌다. 그런 초빈의 엉덩이로 촉수가 슬금슬금 들어섰다. 점액으로 푹 젖은 촉수는 초빈의 꼭 닫힌 항문을 꾹 눌렀다.


“읏…… 아……? 엉덩이…… 뭐가……”


초빈은 항문을 찌르는 촉수에 뒤를 돌아보려 했다. 하지만 촉수가 끊임없이 사지를 옭아매고 온몸을 애무하는 통에 마음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촉수는 마음 놓고 꾸물거리며 초빈의 항문을 서서히 비집고 들어갔다. 초빈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높은 소리를 내며 바동거렸다.

쯔걱-


“이상해…… 읏…… 앗……!”


촉수는 유연하게 미끄러져서 항문 안으로 들어섰다. 여린 주름을 피고 들어간 촉수는 초빈에게 기이한 감각을 주며 초빈의 장 속을 가득 채웠다. 초빈은 뒤가 빵빵해지며 채워지니 눈물을 훌쩍이며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것도 머지 않아 쾌락으로 바뀌었다. 항문과 전립선을 은근하게 눌러오는 촉수의 압박감은 생각보다 좋았다. 앞서 사정이나 애무를 더 하지 않았더라면, 쾌락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지지 않았더라면 낯선 느낌에 울어버렸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항문 삽입으로 엄청나게 느끼고 있었다. 그 증거로 음경이 꿈틀거리면서 덜 익은 정액을 흘려댔다.


“앗…… 아……! 아……!”


촉수는 조금씩 초빈의 항문을 쑤시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풀린 항문은 촉수를 가볍게 받아주었다. 장 속을 기분 좋게 채운 촉수는 유연하게 늘어나 좀 더 깊은 곳까지 헤집어주었다. 그냥 쑤시기만 한 게 아니었다. 초빈이 충분히 쾌락에 길들여지게 유두도 만져주고 다른 곳도 간질여주었다.

초빈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허리를 휘었다. 이제는 주체할 수 없는 쾌락 덕분에 초빈의 입에서는 신음만 흘러나왔다. 더 하지 말라는 말 대신 유두를 휘어감고 쭉쭉 당기는 촉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하앙…… 흐읏…… 읏……”


항문을 휘젓는 촉수는 한 차례 회전했다. 그러면서 전립선을 꾹 누르고 비벼주었다. 그러자 초빈은 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끼며 허리를 들썩였다. 동시에 유두를 당겨주니 아예 신음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느껴댔다.

초빈은 땀범벅이 되어 헐떡였다. 촉수는 그런 초빈의 몸을 구석구석 애무했다. 자그마한 발가락을 핥아주고 귓바퀴를 훑어주었다. 항문에 꽂힌 촉수 외의 다른 촉수들은 엉덩이를 열심히 주물러주었다.


“핫…… 앗…… 아앗……!”


쯔푹- 쯔푹- 쯔푹-

그렇게 항문을 푹푹 찌르는 촉수는 초빈의 조임에 즐거워했다. 아직 덜 여문 부드러운 항문과 내장의 촉감에 제법 강렬한 조임은 명기라고 할만 했다. 그래서 촉수는 몇 번 찌르지도 못하고 사정해버렸다. 평소보다 끈적한 점액이 뿌려지면서 초빈의 뱃속을 가득 채웠다. 초빈은 간식을 잔뜩 먹었을 때처럼 배부른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치켜 들었다. 사정으로 채워진 점액이 은근하게 전립선을 압박해왔기 때문이었다.


“흐엑…… 힉…… 힉……!”


초빈은 그렇게 사정한 촉수가 다시 항문을 들쑤시니 머리가 하얗게 되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계속되는 쾌락과 사정으로 몸이 지치고 힘들어지니 눈물이 주륵 흘렀다.

쯔퍽- 쯔퍽- 쯔퍽-

촉수는 점액이 가득 찬 항문 안을 쑤셨다. 아까보다 널널해진 항문에 미끄러운 촉수가 빠르게 쑤셔주니 쾌락은 배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초빈의 입이 저절로 쩍 벌어졌다. 그렇게 열린 입으로 촉수 하나가 파고 들었다.


“으훕……?!”


초빈은 숨이 막혀서 입을 오물거렸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촉수는 항문을 찌르듯이 초빈의 입을 휘저어주었다. 초빈은 흐릿해진 눈으로 입에 박힌 촉수를 붙잡았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에 점액의 미끄러움 때문에 제대로 빼낼 수 없었다. 오히려 입에 들어가지 않은 부분을 손으로 문질러주는 꼴이었다.

쯔컥- 쯔컥- 쯔컥-


“으풉…… 푸흡…… 훕……”


앞뒤로 번갈아가며 찔러대는 촉수는 초빈의 얼굴이 시뻘개지다 못해 터질 듯하게 되어서야 사정했다. 점액은 그대로 볼을 부풀릴 정도로 쏘아졌고 항문에 박힌 촉수 역시 그에 못지않게 많은 점액을 싸버렸다. 초빈은 끈적하고 기분나쁜 맛에 촉수가 빠져나오자마자 점액을 뱉어냈다.


“으엑…… 에흑…… 케흑…… 케흑……”


점액이 어느 정도 목에 걸려서 삼켜진 건지 초빈이 괴로운 소리를 내며 기침했다. 그러자 촉수가 초빈의 등을 쓸어주다가 다시 항문을 찌르고 쑤셨다.


“아응……! 아앙……! 앙……! 앙……!”


초빈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허리가 휘어졌다. 남자의 몸으로 계속 느꼈던 사정감과는 뭔가 다른 게 배어들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무언가가 찾아오는 감각…… 그건 초빈에게는 너무 낯설고 두려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촉수가 그걸 알아도 멈출 리 없었다.

츠푹- 츠푹- 츠푹-

오히려 더 격렬하게 초빈의 항문을 쑤셔주었다. 예쁜 색의 항문이 촉수가 들어올 때마다 같이 말려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찐득하게 눌러붙었다. 그런 항문에 비벼지는 촉수는 초빈에게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황홀경을 선사해주었다.


“흐아아앙-!!”


초빈은 여자애처럼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서 눈을 까뒤집으며 몸을 초승달처럼 휘어댔다. 음경은 쭉 뻗은 손가락마냥 발기한 채 분수처럼 정액을 쏘아댔다. 그렇게 시원하게 절정 해버린 초빈은 눈을 희미하게 뜨며 헐떡였다.

지친다. 그리고 졸리다. 초빈이 흐릿해진 눈으로 헐떡이는 와중에도 촉수는 다시 모여들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오래 녀석들에게 붙잡혀있을 듯 했다.



*



“일어나!”

“어, 어……?”


호박머리의 턴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초빈은 뭔가 몽롱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숲이다. 방금까지 자신이 돌아다니던 숲……

근데…… 뭔가 이상했다.


“어라……”

“왜 그래? 어디 아파? 이씨, 밖에서 그렇게 자니까 감기 안 걸리고 배겨?”

“아, 어…… 미안……”


초빈은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났다.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무슨 꿈을 꾼 거 같은데 무슨 일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일단 빨리 돌아가! 숲에서 해 지면 큰일이라고! 내가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미안해.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봐.”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초빈과 턴. 초빈은 왠지 모르게 아랫도리가 축축해서 일단 씻어야겠단 생각에 옷을 벗었다. 그런데 웬걸, 팬티는 거의 절여지다시피 푹 젖어있었다. 턴은 확 풍겨온 밤꽃 냄새에 코를 막으면서 질색했다.


“으엑, 이게 무슨……”

“어?”


때마침 초빈의 방으로 그의 형이 들어왔다. 초빈의 형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초빈과 젖은 팬티를 번갈아보았다.


“너…… 뭐한 거야……? 오줌이라도 쌌어……?”

“어, 어……? 아, 아니야. 오줌 안 쌌어.”


초빈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오줌이라도 싸버린 건가 싶었기에 당황한 것이다. 그건 초빈의 형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2차 성징도 오지 않은 초빈이 자위라도 했나 싶었다. 하지만 반응을 보니 뭔가 그것도 아닌 듯 했다.

초빈의 형은 초빈을 달래주며 같이 목욕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기이한 미스터리는 평생 가도 풀리지 않을 듯 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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