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순애 직딩 커플
Added 2021-04-08 11:15:48 +0000 UTC“이거 맛있다, 그치?”
편아는 코토리 베이지색의 머리칼을 베베 꼬며 말했다. 샛노란 눈동자가 요망하게 휘어진 눈매와 맞물려 보는 사람의 마음을 떨리게 만들었다. 물론 그건 편아를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지 정작 정면에서 마주하고 있는 남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러네요.”
푸른 머리칼에 붉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남자.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그의 반응에 편아는 입술을 삐죽였다.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눈앞의 성 탄이라는 남자는 어떤 말을 해오든 텁텁한 말과 반응만 보여주었다.
이게 과연 사내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몰래 연애한다고는하지만 같은 회사 내라면 들키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편아야 원체 같은 부서, 다른 부서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구는 여자였으니 이런 식으로 추근덕대는 건 일상이었다.
문제는 탄이었다. 그는 여자친구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반응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슬쩍 얼굴을 본다든지 미소를 띄우는 게 전부였다. 당연히 애정 표현을 먼저한 적도 없었다. 전부 편아가 해야만 했다. 게다가 어떤 남자가 여자친구한테 존댓말만 하던가?
두 사람이 교제한지는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이었다. 덕분에 안달난 건 편아였다.
혹시 고자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한 번 한 적 있었다. 교제한지 한 달이 넘도록 키스는커녕 손도 먼저 잡아준 적 없었다. 그래서 회식 때 얼근하게 취한 탄을 모텔로 데려간 적 있었다. 아예 편아쪽에서 먼저 덮치기로 한 것이었다. 교제할 당시만 해도 못 보았던 이두박근이나 희미한 복근은 둘 째 치고…… 탄은 편아에게 말을 놓았다.
섹스? 물론 했다. 탄은 은근한 미소와 더불어 편아에게 온갖 사랑의 말을 속삭이며 편아가 순간 휘둘릴 정도의 테크닉을 선보였다.
분명 처음이라고 했는데……!
편아는 정신 차리고 보니 탄과 함께 헐떡이며 누워있었다. 그리고 이 한 번이 편아에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가 평상 시에 애정 표현을 하느냐마느냐는 중요치 않았다.
마음이 갔다.
편아는 남녀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들이댔고 가볍게 몸을 섞었다. 그저 그런 원나잇도 아니었다. 몇몇은 편아를 잊지 못해 구질구질하게 매달렸지만 대부분 좋은 친구, 아니면 섹스 프렌드로 지냈다.
하지만 탄은 달랐다.
사귀고 싶다.
그때의 섹스 이후로 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모두가 피하는 매서운 눈매도, 표정 변화 한 톨도 없는 무뚝뚝한 얼굴도, 언제부턴가 운동으로 키워나간 몸도, 은근히 남자다운 목소리도……
모든 게 좋았다.
그러나 편아가 안달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탄~”
편아가 눈웃음 지으며 발끝으로 탄의 다리를 쓱 훑어올렸다. 그러자 탄이 흠칫 떨더니 그녀의 다리를 잡고 슬쩍 흘겨보았다.
“공공 장소잖아.”
흡사 강아지를 훈육하는 듯한 나직한 한 마디.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니고 능청스럽게 넘기는 것도 아니고 단호한 거절! 다른 이들이었다면 주체하지 못할 스킨십이었건만 탄은 너무 딱딱하게 받아주었다.
이거였다.
편아의 자존심을 긁는 반응!
평소라면 남녀 가리지 않고 홀릴 수 있다고 자부하던 그녀였다. 그래서 편아의 학창 시절 별명도 서큐버스 아니었던가! 그러나 탄은 편아가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한 남자였다. 오히려 그녀가 휘둘리고 있었다. 그래서 애인 사이인 걸 떠나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편아는 종종 탄에게 엄청나게 들이댔다. 같은 부서 사람들조차 편아가 탄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탄아, 오늘 너무 덥지 않아?”
편아는 와이셔츠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빵빵한 가슴을 들이대며 슬쩍 앞단추를 풀었다. 그것도 앉아있는 탄이 바로 볼 수 있게 눈앞에서 몸을 슬쩍 숙여주었다. 탄은 편아의 목덜미에 시선을 두더니 서랍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꺼내주었다.
“쌀쌀한 날씨라 히터 튼 거니까…… 이거로 참으세요.”
실패.
편아는 눈가를 씰룩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탄아~ 나 왠지 어깨가 결리는데~”
편아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탄은 바로 옆자리의 편아를 무심하게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더니 어깨를 가볍게 주물러주었다.
“우리 부사수가 어깨 주물러주니 정말 시원하네~”
편아는 어깨 안마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맞잡고 다른 부분을 만지게 하려 했다. 하지만 어깨에서부터 시작된 개운함 때문에 편아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상상 이상으로 혈이나 뭉친 근육을 잘 풀어준 덕분에 어느 순간 편아는 의자에 늘어진 채 움찔대고 있었다. 탄은 임무를 완수하고 제자리로 돌아가 업무에 들어갔다.
이게 아니지!!
편아는 뒤늦게 시원함의 늪에서 깨어나 발을 동동 굴렀다. 또 탄의 페이스에 휘둘리고 말았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그렇게 다짐한지 5분도 되지 않아 편아의 유혹은 단번에 튕겨졌다. 힘든 일 없냐며 손을 잡았을 때는 덤덤하게 없다는 반응…… 오늘 집에 들어가기 싫다니까 배관 공사 중이냐는 답변…… 술 한 잔 하겠냐는 제안에는 야근을 해야 한다고……
그러다 어느 순간 탄이 덤덤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금 대리님. 이따 업무 끝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완곡한 부탁. 편아는 책상에 엎어졌다.
“으하하- 금 대리 또 차였어?”
“성 사원도 대단하네. 그러다 금 대리님 다음 달에 과장 달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성 사원은 일은 잘 하는데 줄을 잘 못 타네.”
부서 사람들은 이런 두 사람의 실랑이를 보며 하루의 낙으로 삼았다. 일 잘 하는 젊은 사원과 마스코트 급으로 인싸력을 발휘하는 상사의 해프닝. 그러나 이런 편아의 노력과 실패에 못지않게 탄도 상당히 버거워하고 있었다.
왜 이러시지?
언제나 모두에게 공장 기계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덤덤하고 침착하던 그. 하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편아가 벌인 행동과 말,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탄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손을 잡았을 때는 마우스를 쥔 손에 땀이 가득 찼다.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말에 자기 자취방에 들어와 밥을 먹고 하룻밤 보내는 상상까지 해버렸고, 술 한 잔 하겠냐는 질문에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도 남자였다. 편아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미인과 같이 지내는 게 어찌 싫을까. 무엇보다 그녀는 탄의 애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사내 연애 금지인데다가 탄은 하루빨리 성과를 올려 편아와 나란히 하고 싶었다. 하다 못해 대리로 진급한 뒤에 여유를 갖고 싶었다.
남자의 자존심. 상대가 자신보다 연상인지 연하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직급은 위였다. 그런 상황에서 헤헤 웃으면서 함께 지낼 수 없었다. 적어도 1인분은 한 다음에야 그녀와 함께 애정을 나누고 싶었다.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A4용지 한 묶음조차 못 들던 그가 이제는 몇 박스씩 나를 수 있게 되었다. 어깨도 벌어지고 근육도 잘 붙어서 건강해졌다. 적어도 어느 하나는 발전을 이루고 편아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일하는 족족 편아가 유혹을 해오는 데다가 간간이 그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다름 아닌 애정 표현! 수많은 관계를 가져본 편아와 달리 탄은 엄청난 초심자였다. 그러니 어느 때 어떤 반응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상대가 좋아할지 몰랐다.
커뮤니케이션 장애 수준! 그러니 탄은 더욱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편아가 싫다고 떠나가면 어쩌지. 그녀가 화나면 어쩌지. 기분 나빠하면 어쩌지.
그 불안함은 모든 감정을 억제했다. 안 그래도 서투룬 그에게 족쇄를 채워버렸다. 편아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나 시험에 들게 하는 행동을 많이 했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하마터면 업무에 실수가 벌어질 뻔했다. 그래서 편아의 모든 걸 차단하고 업무를 끝낸 뒤에야 대답을 하려고…… 그런 말을 했다.
그러자 편아는 책상에 엎어져서 삐쳐있었다. 탄은 컴퓨터를 보다가 간간이 편아 쪽을 힐끔거렸다.
신경 쓰인다. 하지만 일은 해야 했다. 탄은 애인과 업무의 줄타기 속에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즈으응-
편아는 손만 들어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러다 자신에게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벌떡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기분이 좋다는 티를 내며 헤벌레한 얼굴이 되었다. 그 모습에 동료 직원 하나가 말했다.
“금 대리,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아까까지 죽상이더니 지금은 또 좋아 죽네.”
“아니에요 아무것도~ 으흐흐~ 그냥 좋은 일 있어서요~”
편아는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탄을 힐끔 보았다. 탄은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누가 보면 복권이라도 맞은 줄 알겠네.”
“그랬으면 부장님한테 사표 먼저 던졌겠죠.”
“뭐, 인마? 야, 딴 부서 가서 나만큼 잘 해주는 부장 있으면 알아봐! 엉!”
“아휴, 그래서 알아 모시지 않습니까요. 그러니 그때도 4차까지 같이 달린 거 아닙니까?”
편아는 직장 동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탄이 보내준 메시지를 곱씹었다.
[ 이따 저녁 같이 먹어요 ]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일을 끝낸 편아는 해맑게 웃으며 퇴근을 선고했다. 탄 역시 일을 끝마쳤기에 일어나려던 순간……!
“큰일이에요! 상부에서 긴급 업무가……!”
“뭐……? 아이, 씻팔! 우리가 하청이라고 이렇게 막나가도 되는 거야? 지금 퇴근 시간인데!!”
부장의 시원한 욕설에도 부서 사람들이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부장은 머리를 감싸쥐며 끙끙 앓았다.
“다들, 저녁에 바쁜 일 없지?”
“저는 약속이 있긴 한데 미뤄도 괜찮아요.”
“일이 급한데 어떻게 빼겠어요.”
다들 하나둘 개인 시간을 포기하는 추세였다. 자연스레 편아도 그러자고 하려 했다. 하지만 모처럼 탄이 먼저 식사를 하자고 말했다.
공과 사.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한다면 당연히-
“남겠습니다.”
탄의 묵묵한 한 마디에 편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금 대리는 뭔 일 있다지 않았어? 평소에도 자주 약속 뺐으니까 오늘은 가도 괜찮아.”
부장의 배려에 편아는 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저도…… 괜찮아요. 안 가도 돼요. 한 사람이라도 많은 게 좋잖아요.”
“아휴, 미안해 다들. 내가 나중에 사장님께 직접 말씀드릴 테니까 오늘만 참자고. 응?”
“괜찮습니다.”
“자, 어서 시작하죠.”
다들 자리에 앉았다. 편아도 자리에 앉아 묘한 얼굴로 탄을 힐끔거렸다. 탄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아니, 그 전에 편아가 먼저 약속을 취소했을 것이다. 편아가 아무리 모두와 친하고 눈치가 빠르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과 사를 구분 짓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능청스럽게 빠져나갈 정도로 뻔뻔하지도 않았다. 물론 탄의 약속은 즐겁고 기뻤지만 사회 생활을 하려면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놀라운 건 탄의 반응이었다. 편아가 먼저 말하기도 전에 탄이 약속을 깨준 것이다. 언뜻 보면 무신경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편아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이게 정답이었다.
알고서 그랬을까, 모르고서 그랬을까. 그 점이 편아를 신경 쓰이게 했다.
분명 탄은 편아를 좋아했다. 편아가 탄을 좋아한다는 사실처럼 의심할 필요 없는 진실이었다. 이건 그저 조금 더 기대를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였다.
선물을 받는단 건 알지만 내용물을 모르는 것처럼, 탄에게 좀 더 기대를 하게 되었다. 탄이 편아에 대한 모든 걸 알고 그녀가 무안해할까봐 먼저 배려해주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물론 일을 우선시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탄이 먼저 취소했다는 가정도 있었다.
하지만 편아가 누구던가. 구태여 나쁜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탄이 자신을 배려해줬다는 생각을 하며 일에 전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콧노래가 나왔다.
“후우~”
다행히 급한 일 치고는 모두가 합심한 덕분에 업무는 일찍 끝났다. 모두가 퇴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편아가 탄을 힐끔 보았다.
어쩔까.
이번에도 먼저 얘기할까? 그게 아니면 탄이가 얘기해주길 기다릴까. 둘 다 집은 그렇게 멀지도 않고 일도 9시 전에 끝나서 같이 저녁 먹을 시간은 충분했다. 탄은 덤덤하게 서류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말을 걸어……! 편아는 눈에 힘을 주며 탄에게 압박을 가했다. 탄은 묘하게 어깨가 뻐근한 걸 느끼며 편아를 보았다. 그때 두 사람이 눈이 마주쳤다. 편아는 탄을 빤히 쳐다보다가 방긋 웃었다. 그녀의 미소에 탄이 고개를 돌렸다.
편아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먼저 얘기하려고 했다.
그때……
“……저녁 드실 건가요?”
아주 작게…… 웅얼대는 목소리가 귀를 건드렸다. 동료 직원들이 떠드는 소리를 뚫고 들어온 자그마한 권유. 그 소리를 들은 순간 편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탄은 편아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고개를 슬쩍 돌렸다. 혹시 너무 작게 말해서 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물어보려 했다. 그러자 탄이 마주한 건 홍조가 듬뿍 서린 편아의 미소였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미소가 탄에게 뿜어지고 있었다.
서로를 따스하게 쳐다보는 두 사람.
그리고 두 사람만의 비밀 연애.
부서 사람들은 어느 새 떠들다 말고 조용히 자리를 비워주기 시작했다.
*
화장실.
“아냐, 이게 아냐……!”
편아는 탄의 제안에 홀라당 넘어가서 정작 본래 목적을 잊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탄이 어떻게든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평소랑은 다른 탄의 모습에 넘어갔지만 아직까지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역시 승부수는…… 저녁이야……!”
편아는 거울을 노려보며 뺨을 찰싹 때렸다. 그녀의 의지로 가득 찬 눈빛은 절대 포기를 모르는 눈이었다.
“우리 탄이…… 누나에게 홀라당 빠지게 해줄게……!”
편아의 발칙한 각오…… 그 강렬한 기세가 탄에게도 전해졌을까. 밖에서 편아를 기다리던 탄은 왠지 모를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이 허해졌나 싶어서 중량을 늘려야 할까 생각할 뿐이었다.
“나 왔어.”
“네…… 어디로 가시겠어요?”
“최근에 간 곳 말고 다른 곳도 가보자. 우리 둘만의 데이트 장소도 늘려야지~”
“……알겠어요.”
탄은 나직하게 말했다. 편아는 홍조를 띄우며 스리슬쩍 팔짱을 꼈다. 이미 다른 부서는 퇴근한지 오래, 같은 부서의 동료들은 한참 전에 나갔으니 이 제 눈치를 보지 않아도 괜찮았다. 탄도 그 사실을 알아서일까, 굳이 팔짱을 풀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리며 부끄러움을 감추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앞으로 가다가 골목 사이로 빠졌다. 골목에 숨겨진 맛집인 건지 늦은 시간임에도 줄이 있었다. 몇 분만 기다리면 된다는 말에 두 사람은 서로를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였기에 마냥 밖에서 기다리기엔 쌀쌀했다. 특히 옷을 얇게 입은 편아에게는 고역이었다.
펄럭-
그때 탄이 자연스레 겉옷을 벗어 편아에게 둘러주었다. 편아는 탄의 온기가 담긴 옷에 뒤덮여 단숨에 훈훈함을 느꼈다. 그때 편아의 눈에 새삼 탄의 팔뚝과 가슴이 보였다. 분명 와이셔츠에 덮여 있었지만 볼륨감과 탄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박력……! 순진한 모습 뒤에 숨어있는 거친 야성. 흡사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느낌이었다. 순진하고 귀엽지만 사실은 짐승 하나도 물어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대형견……!
편아는 침을 꼴딱 삼키면서 탄의 팔뚝을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눈을 빛내며 팔근육을 조물거리니 탄은 민망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흐후후, 아주 잘 여물었네.”
“무슨 소리예요, 그게.”
“근데 탄이도 춥겠다.”
편아는 그렇게 말하며 탄의 품에 스리슬쩍 안겼다. 허리를 감싸 안고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탄은 머뭇거리며 그녀를 안아주려다 슬쩍 어깨에만 손을 얹었다. 참으로 어설픈 스킨십…… 한 번쯤은 꽉 안아줄 법도 한데 탄은 여전히 머뭇거렸다. 하지만 편아는 나름대로 만족했다.
팔과 손, 온몸에 닿는 얼기설기 짜여진 근육질이 편아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뺨에 닿는 탄탄한 가슴 근육도 생각보다 넓어서 놀랐다. 마무리로 탄에게 은근하게 뿜어지는 남성적인 체취…… 땀내가 은근하게 섞인 강렬한 수컷 내음은 편아를 발정나게 만들었다.
“후우…… 후우……”
편아의 열기 덕분인지 탄은 겉옷을 벗었는데도 몸이 후끈거렸다. 두 사람의 미묘한 애정 행각 덕분에 골목에서 줄을 서던 다른 손님들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편아의 색기 때문일까, 탄의 풋풋함 덕분일까. 덕분에 이때 대기를 했던 커플들은 죄다 모텔로 향했다.
편아와 탄은 그런 일(?)을 벌인 것도 모르고 뜨끈한 곱창전골에 술잔을 기울였다.
“짠~”
둘은 건배를 하고 술을 들이켰다.
“크흐~ 달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무리는 무슨~ 나 기본 3병은 마시는 거 몰라?”
편아는 발그레한 얼굴로 빈 소주잔을 흔들며 말했다. 탄은 말없이 두 손으로 받친 소주병을 내밀며 술을 채워주었다. 하지만 너무 마음을 놓은 탓일까. 편아는 금세 술기운이 올라서 맹하니 풀린 눈으로 고개를 흔들거렸다. 탄 역시 어느 정도 술에 취했지만 지금의 편아처럼 헤롱거리진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탄이 물을 타줘도 이 맛이라며 마셔댔으니 말 다하지 않았나. 그나저나 다른 걸 다 떠나서……
귀엽다…….
탄은 ‘노호혼’처럼 머리를 달랑거리는 편아를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귀여웠다. 직급은 자신보다 높긴 했지만 결코 나이가 있어보이지 않았다. 분위기나 행동으로 보이는 성숙함은 있을지언정 겉모습만으로는 나이를 유추하기 어려웠다.
예쁘게 빛나는 머리카락. 머리칼 못지않게 반짝이는 피부. 트러블 하나 없는 매끄러운 전신은…… 다시 생각해봐도 굉장했다. 탄은 눈앞의 편아를 꼼꼼이 살펴보며 두 눈에 담아두었다. 그만큼 그녀의 미모는 대단했다. 입만 다물고 있다면 전문 모델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는데 홍조가 달달하게 오른 지금은 귀여움까지 섭렵했다.
그야말로 얼굴의 만능 엔터테이먼트였다. 게다가 어딜 봐도 질리지 않았다. 크고 둥그런 눈은 반짝여서 계속 들여다보고 싶었고 오똑한 코는 어느 각도로 보아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입술은 또 어떤가. 곱창을 먹어서 둘러진 기름기가 아니라 천연적으로 반짝이고 도톰한 입술은 누군가 인공적으로 손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놀랍게도 이런 얼굴이 자연 미인이라니. 탄은 편아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직도 이런 미인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행복했다.
“아아…… 우리 탄이…… 대체 얼마나 힘이 없는 거야~ 이렇게 예쁜 여친이 있는데 어!”
“……많이 취하셨어요. 이제 그만 드세요.”
“그래, 우리 탄이가 말 하는 데! 으엉! 2차 가쟈, 2챠, 히히-”
편아는 헤실헤실 웃으며 탄의 팔을 끌어 안았다. 탄은 잠시 머리를 굴리더니 묘수를 생각해냈다.
“모텔 가서 2차 하시죠.”
“모테엘~? 우리 탄이 응큼행~ 나 모텔 데려가서 모할라구~?”
바보 같은 미소. 꼬부라진 발음. 탄은 자기를 놀리는 편아를 보면서도 귀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상한 짓은 안 할 테니 어서 가요. 죄송합니다, 여기 계산 좀 해주시겠어요?”
탄은 편아를 부축하며 일어났다. 편아는 휘청거리다가 그의 품에서 작게 웅얼거렸다.
“해도 되는 데……”
하지만 주변이 시끄럽고 탄도 종업원과 대화에 집중한 탓에 그 얘기를 듣지 못했다. 탄은 계산이 끝나고 편아를 데리고 가까운 모텔로 이동했다. 다행히 당일 예약도 되고 빈 방도 넉넉한 곳을 찾았다. 슬쩍 어플을 확인해보니 후기도 나쁘지 않았다. 탄은 편아를 부축한 채 덤덤한 얼굴을 하고 모텔로 향했다.
그러나 이런 표정 없는 얼굴 뒤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이미 앞서 편아의 얼굴에 흠뻑 빠져든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은 온몸에 와닿는 그녀의 피부, 체온, 향기가 탄을 괴롭혔다.
일단 그도 남자다. 다시 말하지만 소심하고 경험이 많지 않아 스킨십이나 애정 표현이 서투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부드럽고 따스한 몸이 딱 붙어있으면 아무리 탄이라고 해도 몸이 불끈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저 술에 취한 편아에게 흥분하는 건 안좋다고 생각하여 표현하지 않을 뿐이었다.
이런 극단적인 억제는 편아의 계획에 불을 지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탄과 함께 모텔로 들어가 침대에 누울 때쯤 이성을 되찾았다. 그녀는 숨을 고르는 탄을 보며 스르르 몸을 일으켜 백을 뒤졌다.
“우리 탄이 많이 힘들었지? 이히히, 내가 이럴 줄 알고 박카스 가져왔찌롱~”
편아는 애교가 흘러넘치는 발음으로 음료수 병을 열어주었다. 탄은 그녀가 철두철미 하다고 생각하면서 박카스를 받아마셨다. 그러나 탄은 편아가 여기까지 무슨 짓을 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배려심이 깊다고 생각했지만…… 방금 준 음료수는 편아가 미리 약을 타두었다.
몸이 저절로 불끈거리다 못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욕정을 일으키는 미약! 기다림에 지친 편아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다! 물론 고르고 골라서 성분과 약효를 찾아낸 것이지만 그래도 약물이었기에 께름칙 했다. 그러나 탄의 계속 되는 무미건조함이 편아를 안달나게 만들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탄이 먼저 나서주었으면 좋겠다. 그 뒤틀린 욕망이 결국 이런 사고를 친 것이다. 물론 양은 조절했기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할 수준까지만 했으니 괜찮았다.
그렇게 생각했다.
“어, 음……?”
탄은 갑작스레 몸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술기운 때문에 알딸딸하다고 생각했는데 호흡이 가빠졌다. 탄은 잠시 어지러움에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가 편아를 보았다. 그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충동이 일어났다. 왠지 모르게 그녀를 보면서 말로 형용치 못할 성욕이 깨어났다.
“어, 어……?”
비단 기분만 그런 게 아니었다. 탄은 음경이 아플 정도로 발기하고 있었다. 양복 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로 발기해버리니 탄은 다급하게 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팬티가 불룩해져서 꿈틀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편아는 실눈을 뜨고 그걸 보며 입꼬리를 씰룩였다. 확실히 그녀가 의도한 수준으로 약효가 발휘되고 있었다.
탄은 가슴을 누르며 헐떡였다. 지금 술에 취한 편아를 덮칠 수 없었다. 인사불성의 사람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렇다고 깨워서 하자고 하기에는 이상했다. 그때 편아가 흐느적거리며 일어나더니 음흉한 얼굴로 탄의 다리 사이를 보았다.
“어머…… 잔뜩 발기했네?”
“이건……”
“하고 싶은 거지? 나도 엄-청 하고 싶었는데~”
편아의 유혹은 너무 강렬했다. 탄으로서는 쉽사리 뿌리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편아는 그의 적극적인 모습에 속으로 환호하면서도 간만에 잡은 승기에 여유로룬 모습을 보였다. 탄탄한 그의 등을 토닥이던 편아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옳지, 어디 도망가지 않아. 그러니까 차분하게……”
탄은 편아를 끌어안고 숨을 헐떡였다. 두 사람의 과격한 움직임에 침대 위의 백이 그대로 떨어졌다. 내용물이 와르르 쏟아지니, 정신이 없던 탄도 그곳으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탄의 눈에 보인 건 특이하게 생긴 약통이었다. 편아는 탄의 시선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붙잡으며 웃었다.
“네 여친은 여기 있는데 어딜 보시나~?”
편아가 다리로 탄의 옆구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탄은 묵묵히 백에서 떨어진 약 하나를 주워들었다. 그건 누가 봐도 수상쩍어 보이는 약통이었다. 그걸 본 편아는 눈만 옆으로 돌렸다.
“아, 어지러우……”
“이게 뭔가요?”
탄은 편아에게 물어봤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차마 자기 남친이 너무 무뚝뚝해서 약을 먹여서까지 덮치게 하고 싶단 말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탄은 술기운과 약기운이 더해지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 앞머리를 슥 쓸어 올리며 뜨거운 이마를 식혔다.
“이거, 방금 주신 음료수에 탄 거예요?”
“나, 난 잘 모르겠네……?”
탄은 편아의 팔을 확 끌어 당겼다. 그러면서 한 팔로 허리를 꽉 안으며 입을 맞췄다. 순간적으로 호흡이 뺏길 정도로 강렬한 키스. 탄에게 주도권을 뺏긴 편아는 당황한 나머지 그의 품에서 꿈틀거렸다. 하지만 탄은 놔주지 않았다. 헐떡이는 편아의 입술을 잡아먹을 듯이 키스를 하면서 호흡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편아는 코로만 겨우 숨을 쉬면서 입과 혀가 저릿거릴 정도의 키스를 받아야 했다.
숨이 가쁘다. 하지만 뭔가 좋았다. 허리를 꽉 안고 놓아주지 않는 강인한 팔도, 숨을 제한시키는 입술과 혀도,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그의 체온도 좋았다. 영혼까지 옥죄이는 이런 기분은 간만이었다.
하지만 평소 탄의 모습과는 달랐기에 편아는 조금 무서웠다. 그래서 키스가 끝나고나서 편아는 붉게 달은 얼굴로 할딱이며 물었다.
“타, 탄아, 화났어……?”
“……아뇨.”
탄은 가볍게 고개를 젓더니 몽롱한 눈으로 편아를 보았다. 그러더니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귀여운 여친한테 어떻게 화내겠어.”
“어, 어?”
“그냥 미안해서. 평소에 애정 표현도 잘 못 해주고 1년 넘게 사귀었는 데도 말도 제대로 못 놔줬잖아.”
탄의 다정다감한 목소리는 편아의 귀를 훑고 뇌를 헤집었다. 아니, 갑작스러운 반말은 편아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어수룩하고 표현을 못하는 남정네에서 여자를 휘어잡는 강인한 남자로 변해버렸다.
“그러니 지금은 넘어갈게.”
“응……”
탄은 편아의 귀에 나른하게 숨결을 불어넣었다. 편아는 흠칫 떨면서 고개를 틀었다. 탄은 그녀의 반응이 귀여워 은근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탄은 편아의 귀를 가볍게 씹어주면서 허벅지를 더듬었다. 통통한 허벅지. 검은 스커트 아래로 숨겨진 볼륨감은 대단했다. 확 느껴지는 따스함에 탄의 가슴이 크게 뛰었다.
“후우……”
허벅지를 더듬는 손은 그대로 안쪽으로 파고 들었다. 편아는 어깨를 들썩이며 손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꾸물거리며 움직이는 커다란 손과 손가락이 다리 사이에서 요동쳤다. 편아는 안달이 났는지 다리를 슬쩍 벌렸다. 그러자 허벅지를 주무르던 탄의 손이 치마 안쪽으로 침투했다.
은밀한 곳을 노리는 손놀림에 집중하기 무섭게 허리를 끌어안은 팔이 슬쩍 올라갔다. 그러면서 한쪽 가슴을 콱 움켜쥐고 중지로 집요하게 유두 어림을 후벼팠다. 입이 쉬는 것도 아니었다. 탄은 귀를 잘근잘근 씹어주다 귀 밑으로, 목 옆으로, 그러다 다시 올라가 편아와 입술을 겹쳤다.
손가락이 팬티 위로, 속옷과 옷 위로 치부를 긁어주고 입이 혀와 입술을 농락했다. 평소라면 편아가 섹스를 주도했을 터, 하지만 한순간 탄에게 기세를 빼앗긴 편아는 무방비하게 당하고 말았다.
“으, 응……”
입에서 끈적하게 뒤엉키는 혀…… 두 사람의 입술이 맞물려지며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는 두 개의 붉은 혀가 신명나게 춤추었다. 끈덕지게 뒤엉킨 혀처럼 두 사람의 숨결도 하나가 되었다.
탄은 가슴과 음부를 동시에 자극하며 키스를 해나가다 입을 떼버렸다. 나른하게 숨을 내뱉은 탄은 편아를 침대로 밀어붙이면서 치마를 걷어 올렸다. 편아는 왠지 모르게 탄에게서 성급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하아…… 하아……”
탄은 팬티를 젖혀 빳빳하게 선 음경을 빼들었다. 약 기운 때문인 건지 평소보다 힘차게 발기한 음경은 몽둥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편아가 본 것 중에 가장 흉악한 크기였다. 평소에도 관계를 갖긴 했지만 유달리 흉흉해진 음경은 편아의 이성을 흔들어 놓았다.
탄은 갑갑함에 음경을 꺼내놓았지만 여전히 가슴이 먹먹했다. 당장 편아와 섹스를 하고 싶었지만 전희도 없이 삽입할 순 없었다. 필사적으로 본능을 억누른 탄은 편아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를 걸쳐두고 음부에 입을 갖다댔다.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음부를 직접 핥아버리니 편아는 다리를 접으며 오들오들 떨었다.
“아응…… 아읏…… 핫……! 탄앗……!”
탄은 나름대로 자제한다고 생각했지만 편아는 그의 변화를 알아챘다. 그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섹스에 나선 적은 드물었다. 분위기가 올랐을 때 어느 정도 섹스를 주도한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덤벼든 적은 없었다. 그것도 옷도 제대로 벗지 않고 샤워도 안했는데 다짜고짜 물고 빤 적은 더더욱 없었다.
쮸웁- 쭙- 쭈루룹-
탄은 혀로 음부를 날름 핥다가 입술을 맞대고 빨아들였다. 경쾌한 물소리가 나나 싶더니 질 안으로 혀가 들어와 휘저어댔다. 탄은 따스하고 촉촉한 편아의 속살을 느꼈고 편아는 안쪽을 휘저어대는 탄력있는 혀의 촉감에 발을 움츠렸다.
이미 둘 다 스위치가 들어가버렸다. 편아는 갑작스러운 애무에도 느껴버리게 됐고 탄은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애무에 임하였다.
“으흣…… 흣……! 흣……! 흐읏……!”
탄은 편아의 음부에서 음액이 흘러넘칠 때까지 핥아주었다. 실상 계속 혀를 비집고 빨아대는 통에 애액 대신 침만 흥건했다. 편아는 쉴 새 없이 소리를 내며 몸을 뒤틀었다. 질구멍을 휘젓는 혀와 빨아대는 압력이 너무 좋았다. 간간이 이가 음순 사이에 숨은 음핵에 스칠 때면 허리가 한 번씩 튕기고는 했다.
탄과 이런저런 짓을 할 생각으로 흥분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무드 없는 애무에도 자극받을 줄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하반신이 따끈하게 데워지다 못해 안쪽에서부터 근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그녀가 경험이 많다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몸이 달아버린 경우는 처음이었다.
편아는 손가락을 잘근거리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가만히 있고 싶어도 몸 안쪽에서부터 들뜨는 기운 때문에 얌전히 있을 수 없었다. 탄은 그런 편아를 얌전히 있게 하려고 허벅지를 꽉 붙잡으며 얼굴을 좀 더 파묻었다.
그녀의 부드러움, 향기로움에 중독될 것 같았다. 탄은 소리를 감추지 않고 음부를 빨다가 더 못 참고 몸을 맞추었다.
“콘돔……”
탄은 확정 짓듯이 쓰러진 백에서 콘돔을 찾았다. 콘돔을 끼는 동안 편아는 애무의 여운에 잠긴 채 할딱였다.
찹-
탄의 음경이 편아의 음부에 얹어졌다. 편아는 숨을 고르고 있다가 한쪽 다리를 들며 스스로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탄은 그 틈으로 귀두를 맞대고 쭉 밀어넣었다.
쯔컥-
“으으응-”
처음 귀두 삽입 때는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콘돔의 윤활유와 축축한 편아의 질내 덕분에 갑자기 안으로 쭉 밀려들어갔다. 처음만 어려웠던 삽입이었기에 탄은 힘을 주고 있었다. 편아도 긴장을 최대한 풀고 한쪽 다리를 열어젖히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단숨에 파고 드니 두 사람 다 잠시 숨쉬는 걸 잊었다.
편아는 뱃속을 순식간에 가득 채우는 박력에, 탄은 귀두에서부터 뿌리까지 뒤덮은 온기와 질압에 자극 받았다. 편아는 꼬리뼈에서부터 확 올라오는 소름과 쾌락에 오들거렸지만 탄은 아니었다. 그는 엉덩이에 힘을 주더니 갑자기 허리를 뒤로 쭉 뺐다.
쯔극-
애액에 절은 콘돔과 그것에 덮인 음경이 반쯤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시 허리가 앞으로 튕겨지며 음경이 안쪽으로 파고 들었다. 이 과정이 몇 초도 안 되어서 이루어졌다. 그러니 한창 정신이 없을 편아에게는 너무 갑작스러웠다.
“아으앙……!”
편아가 이런 신음을 냈을 쯤에, 탄은 벌써부터 허리를 흔들어댔다. 미끈한 음경이 끊임없이 속을 찌르고, 휘저어댔다. 그냥 흔들어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거나, 조금 윗방향으로 찌르거나, 짧게 여러 번 찌르는 등, 편아에게 변화무쌍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당연히 편아로서는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다.
“아앙! 앙-! 아앙-! 흣……! 아앙……! 아앙……! 앙……!”
편아는 스스로 내는 신음이 창피해서 참아보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탄이 힘, 혹은 기술로 밀어붙였다. 그러니 편아의 입에서 소리가 안 나올 수 없었다. 그렇게 남녀의 하반신이 하나로 합쳐져서 10분 가량의 섹스를 이어나갔다. 두 사람은 송골송골 땀이 맺혀 헐떡였고 편아는 더워서 옷을 한 꺼풀씩 벗었다. 탄도 옷을 벗으면서도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알몸이 되어 섹스를 이어나가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편아는 맥이 풀려서 늘어지거나 가끔 치고 들어오는 쾌락에 정신을 못차렸기 때문이었고…… 탄은 섹스의 쾌락에 홀딱 빠졌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몇 분 만에 나신이 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몸을 섞기 시작했다.
츄릅-
탄은 편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편아는 탄의 목을 휘감아 안으며 그의 숨결과 혀를 전부 빨아낼 기세로 키스했다.
철퍽- 철퍽-
그렇게 상체를 맞닿은 상태로 섹스를 하니 탄은 편아의 몸을 깔고 하반신은 방아질을 하게 되었다. 수직으로 내리 꽂히는 음경은 질벽의 아래쪽을 찍고 그대로 훑고 들어갔다. 질을 훑어들어가는 느낌과 그러고도 남는 힘이 안쪽까지 전해졌다. 편아는 두 다리를 위로 뻗은 채 탄의 섹스를 받아들였다. 탄이 찌르는 순간 편아의 발과 다리가 힘없이 낭창거렸다. 침대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편아의 신음이 점점 거칠어졌다.
“읏, 으응…… 읏…… 으……! 으으……! 으응……!!”
탄도 편아의 목소리에 맞춰 찌르는 간격도 짧아졌다. 속도는 높아졌다. 그리고 편아가 오르가즘을 느끼기 직전 탄은 정액을 쏟아냈다. 콘돔이 빵빵하게 부풀면서 탄의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편아는 막 절정하기 직전에 멈추었으니 반쯤 아쉬운 마음으로 숨을 골랐다.
“후우…… 후우……”
탄은 음경을 쭉 빼내었다. 그러더니 정액이 찰랑대는 콘돔을 빼내고 대충 묶어 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콘돔을 꺼내는 동안 편아는 탄의 다리 사이를 보았다. 미약 때문인지 사정을 했는 데도 아직 탄의 음경은 빳빳하게 솟아있었다. 여전히 힘차게 발기한 음경이 다시 콘돔에 뒤덮이고 편아의 질을 노리고 들어섰다.
쯔퍽-
아까보다 물기가 가득해진 질은 좀 더 민망한 소리가 났다. 탄은 이번에도 편아를 몸으로 깔아버리며 섹스를 시작했다. 편아는 헐떡이면서 가슴과 배에 닿는 단단한 느낌에 눈을 게슴츠레 떴다.
좋다…… 탄에게 뒤덮이는 느낌이었다. 그의 온기와 잘 압축된 근육의 느낌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온몸을 휘어감는 활력은 또 어떠한가.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이 전신을 강타했다. 뱃속을 찔러대는 음경만이 아니라 매끄럽게 요동치는 허리와 하반신, 거친 호흡을 따라 들썩이는 가슴, 꿈틀대는 팔근육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편아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이 얼마나 행복한가. 그토록 바라던 탄의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찝찝했다. 확실히 기분은 좋았고 행복했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실망하면 어쩌지. 분명 탄은 괜찮다고 했지만 그의 성격대로라면 안 좋아도 괜찮다고 말할 것이다. 그나마 남은 걱정은 탄이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며 날아갔다. 탄의 음경이 아까보다 깊게 파고 들었다. 그리고 배쪽의 질이 귀두에 눌리면서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두 사람의 속궁합은 굉장히 좋았다. 어떤 체위를 하든 편아의 스팟이 자극 받기 좋았다. 탄 역시 적절히 휘어감는 조임 덕분에 가슴이 들뜰 정도로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그런 상태에서 편아를 모로 눕히고 옆으로 찔러대는 측위는 제법 자극적이었다. 편아는 이불을 그러쥐면서 베개를 잘근잘근 씹었다. 탄은 무릎을 꿇은 자세로 편아의 매끄러운 다리 한쪽을 끌어안고 찔러댔다. 이번에는 자세가 자세다보니 힘차게 박지는 못했지만 짧게, 빠른 속도로 찔러대니 편아의 신음에 진동이 전해졌다.
쯔쿡- 쯔쿡-
“흐으웅…… 으웃…… 으우웅……!”
그리고 교묘하게도 이 간격 안에는 편아의 스팟이 있었다. 귀두가 짧고, 강하고, 빠르게 그곳만 집요하게 찔러대니 방금까지 절정 직전까지 갔다가 식은 쾌락이 다시 폭발했다. 편아는 조금씩 몸이 튕겨질 듯한 힘을 받으면서 서서히 솟구치는 쾌락에 베개를 콱 끌어안았다. 푹신한 베개에 가슴을 비벼대던 편아는 탄이 다시 한 번 사정기가 오는 걸 느꼈다.
맥동하는 음경. 그리고 아까보다 빨라진 속도만으로도 편아는 그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흣……! 으읏……! 흐에윽……!”
편아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간드러진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건 탄에게만 그렇게 들릴 뿐, 편아는 반쯤 넋이 나가 끙끙거리고 있었다. 애액이 쭐쭐 흘러나오고 질의 조임이 각별해졌다. 음경을 쥐어 짜듯이 휘어감기는 부드러운 질육과 팽팽한 질구멍 덕분에 내부의 압력은 더욱 강해졌다.
짜내진다……! 탄은 치약이 되는 기분을 받으며 사정했다. 동시에 편아 역시 앓는 소리를 내며 절정했다.
“그윽…… 아으으……”
편아는 헐떡거리며 팔을 휘적거렸다. 전신을 관통하는 황홀한 감각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탄은 그대로 음경을 삽입한 채 천천히 움직여주면서 그녀의 배를 눌러주었다. 그러자 음경과 손 사이에 끼인 스팟이 은근하게 비벼지면서 오르가즘이 길어졌다. 탄은 탄력있는 배의 촉감과 뱃속에서 자신의 음경의 움직임을 즐기면서 계속 후희를 이어나갔다.
뇌가 녹아버릴 듯한 절정의 여운이 몇 분 간 계속 되니 편아는 끅끅거리며 겨우 숨만 쉬었다. 탄은 편아의 흥분과 열이 식지 않게끔 몸 여기저기 주무르고 쓰다듬어주었다. 탄의 확실한 후희 덕분에 편아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그의 애정을 곱씹었다.
“하아…… 흐아……”
“후우…… 후우……”
탄도 연달은 사정으로 힘이 좀 빠지는지 음경을 빼내고 주저앉았다. 힘든 상태에서 후희까지 마쳤으니 제법 고됐으리라. 편아도 그걸 알기에 침대에 편히 앉아있는 탄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갔다. 쉬고 있는 탄의 몸은 기운이 좀 빠져있었지만 음경은 여전히 발기해 있었다.
“……얼마나 하려고 이런 약을 먹인 거야.”
“미안……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라서……”
“음……”
탄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입을 우물거렸다. 편아는 그가 망설이는 걸 보더니 허벅지에 손을 얹으며 꼼지락댔다.
“아니야. 정말 괜찮아. 그냥……”
탄은 한숨을 탁 내쉬며 망설임까지 뱉어냈다.
“약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겠어서…… 운동을 하면서 느낀 건데 체력이 많이 늘었거든.”
“응, 되게 건강해져서 좋아.”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혈기왕성해져서…… 약이 아니었어도 이랬을 거야.”
“아하~”
편아는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그의 말을 되짚던 편아는 뒤늦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어?”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 아무래도 체력 차이가 나니까…… 네가 못 견딜 거 같았어.”
“우후후…… 요 귀여운 녀석…… 그런 걱정을 했어……?”
편아는 슬금슬금 기어와 탄의 목에 팔을 감았다. 게슴츠레 뜬 눈으로 하반신에 올라탄 편아는 그의 상체를 툭 밀쳤다.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면서 귀두를 붙잡은 편아는 그대로 내려앉아 삽입했다.
콘돔은 없었다. 탄은 당황했지만 직접 음경에 비벼지는 찐득한 질육에 잠시 손을 움찔 떨었다. 편아는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탄을 마주보며 말했다.
“오늘은 괜찮아. 그러니까 누나 걱정 말고 열심히, 하고 싶은 대로 해봐.”
편아는 요망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미소를 보고 누가 참을 수 있을까. 탄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허리를 튕기려 했다. 그러자 편아가 키득거리면서 그의 가슴을 간질였다.
“지금은 내가 해줄게. 가만히 있어.”
편아는 어느 정도 지친 탄을 배려해서 두 발을 침대에 붙였다. 그리고 쪼그린 자세로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두 손은 누워있는 탄의 가슴에 두고…… 천천히 위아래로 들썩이던 편아는 탄과 눈을 맞추며 웃었다.
나풀거리는 긴 머리 아래로 요사스러운 눈웃음…… 흔들리는 머리칼처럼 출렁이는 젖가슴…… 땀에 젖어 반짝이는 투명한 피부…… 그리고 음경을 빨아내는 듯한 질육의 촉촉한 압박……!
편아는 히죽거리면서 기승위로 탄을 함락해갔다. 가슴에 얹은 두 손은 그의 유두를 만져주었다. 그러다 아예 그의 하반신 위에 걸터앉았다. 그러더니 완전히 음경을 빨아들인 상태로 허리만 슥슥 움직였다. 앞뒤로 꿀렁이는 허리 덕분에 음경은 깊숙하게 삽입된 상태로 질에 비벼졌다. 움직임은 최소화하고 섹스의 쾌락은 최대로 이끌어낸 테크닉이었다.
탄은 편아의 능숙함에 헤롱거리는 한편 두 손은 편아의 골반에 두었다. 덕분에 편아는 마음껏, 허리를 앞뒤로 흔들어대며 그 흔들림을 음경에 그대로 전해줄 수 있었다. 편아 역시 꿈틀대는 허리를 따라 음경에 질이 비벼지는 걸 만끽했다.
탄의 눈은 유연하게 파도치는 허리와 배로 향했다. 가슴은 분명 탄의 손으로도 다 못쥘 정도로 컸다. 엉덩이나 허벅지의 볼륨감도 그랬다. 그런데 허리는 정말 날씬했다. 군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늘씬했고 배에는 11자형 복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근육이 잘 붙었다.
정말 관리가 잘 된 몸이었다. 그러나 그건 탄도 마찬가지였다. 편아는 웃으면서 그의 몸 곳곳을 훑어보고 있었다. 이렇게 키도 크고 근육도 잘 잡힌 남자가 자기 아래에 깔려 있다니……! 탄이 자신을 깔 때와는 또 다른 만족감이었다. 정복 당하는 것도 좋았지만, 정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아…… 하…… 후우우……”
편아는 뒷머리를 슥 쓸어올리며 매끈한 겨드랑이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농염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탄은 편아의 유혹에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그리고 검지를 세워 뾰족하게 솟은 유두를 눌렀다. 그리고 끝으로 유두를 긁어주면서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유방을 고정시켰다.
“으후후…… 흐후후……”
편아는 음흉하게 웃으면서 두 팔을 벌렸다. 그러자 탄이 상체를 튕기듯이 세우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가슴을 한 입에 물고 쭉 빨았다. 편아는 탄에게 잡혀버려서 꼼짝 못했다. 그 대신 탄이 하반신을 움직여 편아를 튕겨 올렸다. 방금은 편아가 유연하게 허리를 놀리며 섹스를 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한 탄이 힘으로 몰아붙였다.
“앙……! 앗……! 내가 한다고 했는데……!”
편아는 칭얼거리면서도 가슴을 느긋하게 빨아주는 탄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의 머리를 한 번 헝클어준 편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그의 등을 토닥였다.
“하아…… 사랑해…… 사랑해 탄……”
쮸우웁-
탄은 대답 대신 유두를 길게 빨아주었다. 편아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얼굴 근육에도 영향이 간 듯 했다. 편아는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기며 탄의 속도에 맞추었다. 아까보다 강해진 자극 덕분인지 탄은 훨씬 힘차게 섹스에 임했다. 그런데 사정하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그저 음경이 비벼지는 쾌감만으로도 지친 체력을 회복한 듯 했다.
편아는 탄의 귀에 대고 사랑을 속삭이다 어느 순간 신음만 냈다. 편아도 여유로운 척 하긴 했지만 한 차례 절정해버린 후였다. 남자의 사정감보다 훨씬 강렬한 충격 덕분에 편아도 많이 지쳐 있었다. 그나마 쾌락이 그녀의 남은 체력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쯔컥- 쯔컥-
탄의 허리놀림이 좀 더 격렬해졌다. 그는 어느 순간 눈에 빛이 도나 싶더니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사정했다. 그러나 그의 욕망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전보다 사정량은 확연히 줄어들었단 것 뿐이었다. 편아는 탄의 어깨를 붙잡으며 허리를 곧게 세웠다. 그녀도 약하지만 절정의 느낌을 받으면서 온몸의 힘이 탁 풀렸다.
그러나 섹스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분명 정액을 토해냈는데도 탄의 음경은 여전히 딱딱했다. 조금의 수그러짐도 없었고 당연히 탄의 성욕도 줄어들지 않았다. 탄은 편아의 뒷목에 키스마크를 남기면서 그녀를 바닥에 눕혀주었다. 그러더니 음경을 뽑아내지 않고 엎드린 자세로 바꾸더니 허리를 붙들고 섹스를 이어나갔다.
“아앙……! 앙……! 탄아……! 조금만 천천히잇…… 아앙……!”
편아는 이쯤 되니 뭔가 잘못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짐승처럼 박아대는 탄에게 우는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탄은 듣지 않았다. 뒤늦게 약효가 돌기라도 한 건지 탄의 몸은 욕망에 따라 움직였다. 찐득찐득한 질의 감촉을 맛보기 위해 그의 음경이 바삐 들락날락했다. 두 손은 늘씬한 허리를 쓰다듬다가 한 팔로 가슴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엉덩이를 주물러댔다. 그녀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키스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열심히 질을 오가는 음경은 콘돔을 한 꺼풀 벗고 나니 더욱 성이 났다. 닿는 느낌이 색다른데다 편아의 귀여운 유혹은 탄의 이성을 흔들어놓았다. 애초에 약을 먹인 것도 편아였고 그를 자극한 것도 편아였으니 자업자득이었다.
쯔퍽- 츠퍽- 츠퍽-
편아의 몸이 앞뒤로 격렬히 흔들렸다. 탄에게 내리깔리던 것과는 좀 달랐다. 그때는 짐승에 붙잡혀 깔린 느낌이라면, 지금은 짐승에게 붙잡혀 겁탈당하는 느낌이었다. 옴짝달싹 못한 채 따먹힌다는 건 비슷했지만 질리지 않게끔 변주를 준 듯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도 모르고 뒤에서 탄이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단 점에서 더욱 흥분되었다.
탄은 편아의 부드러운 몸을 만끽했다. 엉덩이와 가슴을 번갈아가며 만져대던 탄은 섹스의 속도를 높였다. 그러다 사정기가 오자 잠시 멈추고 그녀의 배와 가슴을 쓰다듬었다. 편아는 엎드린 자세로 고개를 늘어뜨리며 숨을 골랐다. 그녀의 안쓰러운 숨소리 때문일까, 탄은 잠시 마음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약기운이 가시지 않아 멈추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그녀의 배를 확 끌어안으며 번쩍 들어올렸다.
“꺄앗……!?”
그러더니 편아를 자신에게 비스듬히 기대게 하고 두 손으로 엉덩이를 받쳐들었다. 그리고 편아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하반신도 위아래로 찔러댔다. 편아는 허공에 들린 채 쑤셔지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편아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힘으로 들려 박힌 건 처음이었다. 세상 어떤 남자가 이렇게 터프하게 박아댄단 말인가! 심지어 이걸 하는 건 평소에 표현조차 잘 하지 않던 수줍은 청년이었다.
편아는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 두 손은 뒤로 뻗어 탄의 목을 붙잡았다. 본능적으로 그에게 가해질 체중의 부담을 줄이려는 배려였다. 하지만 탄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간 붙은 근력은 편아 정도는 쉽게 들었다 내릴 수 있었다. 연달아 사정하고 1시간 가까이 섹스를 이어갔다지만 탄은 충분히 이 체위를 소화해냈다.
덕분에 두 사람의 아랫도리에서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렸다. 체중이 실린 질척한 질을 찌르는 순간 질퍽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편아는 눈을 바로 뜨지 못하면서 입술을 떨었다. 이렇게 강렬한 힘의 섹스는 편아로서는 견디기 어려웠다. 당장 후배위를 했을 때도 힘겨웠는데 이걸 어떻게 버틴단 말인가!
편아는 탄의 손에서 허공에서 다리만 나풀거렸다. 그렇게 흔들리던 편아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섹스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탄이 섹스를 멈추었다. 탄이 사정한 것이다. 편아는 땀에 절어 헐떡이면서 탄을 보았다. 그녀는 탄을 그윽하게 보다가 뺨에 입을 맞추었다.
“만족했어……?”
“……아니.”
“어, 엉?”
뭔가 끝내려는 분위기를 잡던 편아는 다시 침대에 눕혀졌다. 편아는 이 이상 하면 허리가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라 술이 들어갔는데도 쾌락이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강렬해졌다. 탄이 먹은 미약이 자신에게도 전염된 게 아닌가란 생각까지 했다. 물론 오랜 시간 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체력적으로 몰린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몸을 겹쳐오는 탄을 붙잡고 말했다.
“저, 저기…… 더 이상 하면 나 힘들어 죽어버릴지도 몰라……! 지금 철야로 야근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구……! 지금은 쉬었다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자, 응? 그러면 어때?”
탄은 편아의 애원에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벌떡거리는 음경의 느낌에 탄이 은근하게 뜬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러더니 탕, 침대 위로 팔을 기대면서 바로 눈앞에서 편아를 내리깔아보았다.
“잘못 했으면 벌 받아야지.”
그러면서 은근하게 짓는 미소. 그 모습에 홀라당 넘어가버린 편아는 숨조차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혼나자, 편아야.”
“네, 넹……”
편아는 결국 탄의 기세에 휩쓸리고 말았다. 처음 했던 체위들을 반복함은 물론 탄의 애무도 받아내야 했다. 편아의 기억은 저 대사 이후로 거의 끊어졌다. 그 이후로는 체력적으로 지쳐 인사불성이 되었다. 그에 비해 탄은 헬스를 하던 느낌을 되살리면서 지쳤음에도 계속해서 섹스와 애무를 이어나갔다.
대략 8번의 사정. 편아는 그 이상의 오르가즘을 느꼈다. 섹스는 거의 한 나절을 넘게 이어나갔다. 물론 틈틈이 쉬는 시간은 있었다. 이 정도로 오래 하니 탄의 몸을 돌던 약기운도 많이 가라앉았다. 발기도 풀려서 그때까지는 편아의 가슴이나 음부를 만져주고 빨아주었다. 너무 자극이 심하다 싶을 때는 다른 성감대나 성감 이외의 부분을 마사지해주었다. 이것 때문에 편아의 감도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목 마르지?”
탄은 도중에 생수를 머금고 편아에게 넘겨주었다. 잦은 섹스로 목이 말랐던 편아는 탄의 물을 받아먹으며 곧장 키스로 이어나갔다.
침대 위에서 한창 섹스를 하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편아를 얹어두고 섹스를 하기도 하고…… 장소는 가리지 않았다. 그나마 다리 힘이 버티고 있을 때는 벽을 짚게 하고 뒤에서 박아대기도 했다.
탄의 절륜함과 성욕은 편아를 거의 녹여버렸다.
“후우…… 후우……”
탄이 지쳐서 멈췄을 때 쯤에는 창밖에 이른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탄은 그 빛을 보다가 땀에 말라붙어 실신해버린 편아를 내려다보았다. 탄은 그녀의 몸을 물티슈로 꼼꼼하게 닦아주고 침대에 눕혀주었다. 편아는 아직 희미하게 이성이 있었는지 탄의 손가락을 꼭 쥐며 중얼거렸다.
“미아내 탄아……”
“천만에.”
탄은 편아의 뺨에 입을 맞춰주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꼭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편아는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의 품에 파고 들었다. 탄은 자신의 품에서 꿈틀대는 편아의 존재를 만끽하며 행복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꿀 같은 잠 자게 되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자신들이 무단 결근 했단 사실을 알았고…… 모텔을 나선 두 사람은 다급히 직장으로 달려가 쉼없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야만 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