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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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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하츠 - 토끼와 소년은 길들여진다


“정말 이곳에 있는 거야?”

“……판도라의 정보력을 믿어야지.”


오즈의 물음에 길버트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지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건 허름한 건물이었다. 최근 귀족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조직이 있다고 한다. 원래는 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었지만 규격 외의 힘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고, 그 덕에 판도라는 체인이 배후에 있다는 가정 하에 일을 맡아야 했다.


“번거롭게 이렇게 숨어가야 해? 그냥 들어가면 되잖아.”


앨리스는 길버트의 방식이 마음에 안드는지 투덜거렸다. 그러자 길버트는 심호흡을 하고 화를 삭이며 말했다.


“그러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단 말이야. 핵심은 몸통을 노리는 거라고.”

“꼬리를 자르기 전에 몸을 노리면 된단 말이지? 그 정도야 쉽지. 내가 단숨에 처리해주지.”


앨리스가 앞으로 나서려 하자 길버트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아니……! 이건 비유라고, 비유, 이 바보 토끼야! 어정쩡하게 건드렸다가는 전부 도망치니까 최대한 깊이 들어가서 싸워야 한단 소리라고!”

“일을 왜 그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거야?”

“복잡하게 만드는 건 너라고……!”

“아하하…… 둘 다 이제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


오즈는 저 멀리 가리켰다. 건물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수상한 행렬에 셋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렇게 앨리스가 하품을 하며 바윗돌에 기대 꾸벅꾸벅 조는 동안, 길버트는 지금이 적기라 판단했다.

세 사람은 건물 근처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건물 바깥은 그렇다 쳐도 안쪽에도 이렇다할 경비가 없었다. 애초에…… 여긴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아닌 듯 했다. 사람이 없다고 판명나고 길버트와 오즈는 여기저기 쌓인 물건들을 살폈다. 앨리스는 심심해하며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툭 찼다. 그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길버트가 한 마디 했다.


“너도 놀지만 말고 찾아.”

“지금 열심히 찾고 있잖아.”

“우리가 뭘 찾아야 하는지는 알고?”

“……꼬리.”

“단서! 단서!”

“여기 뭔가 있어.”


길버트가 발끈해서 한 마디 하는 사이 오즈가 뭔가를 찾아냈다. 그건 나무 상자들 사이에 숨어있는 비밀 통로였다. 그걸 본 셋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통로 안으로 들어섰다.






“……전부 금속제인가.”

“시선을 피하기 위해 지하에 이런 시설을 만들어놓다니…… 생각보다 일이 커지는 거 같은데.”


길버트는 밝은 통로를 걷다 바닥을 툭툭 찼다. 오즈는 그 모습을 보다 한 마디 했고, 앨리스는 여전히 지루함을 못 이기고 하품했다. 조금의 긴장감도 없어보이는 세 사람이었지만, 앞에서 기척이 느껴지자 단숨에 전투 태세를 취했다.

그리고 깔끔한 로브의 누군가가 나타나 소리쳤다.


“엇…… 침입ㅈ-”


그의 말은 끝맺지 못했다. 비래빗의 힘을 일깨운 앨리스가 단숨에 그를 제압했기 때문이었다. 앨리스가 오즈를 힐끔 보았다. 그러자 오즈가 난처해하며 고개를 저었다. 죽이지 말란 뜻이었다. 앨리스는 콧방귀를 뀌며 남자의 머리를 잠시 세게 쥐었다가 툭 내려놓았다. 길버트는 쓰러진 자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여긴 어디고, 뭐하는 곳이지?”

“여, 여긴 칠죄악의 소유 건물이다.”

“칠죄악?”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아니, 아예 들어보지 못한 건 아니었다. 특정 종교에서 언급하는 것이었기에 길버트는 의아하단 반응을 보였다.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앨리스는 귀를 쫑긋거리며 물었다.


“칠면조라고?”

“……그래서 네 직책은?”


길버트는 앨리스의 바보 같은 말을 넘기며 물었다. 남자는 덜덜 떨며 말했다.


“나, 나는 이곳의 수습 마술사다…… 내가 아는 건 많이 없어……! 그저 이곳이 중간 거점 정도라는 것밖에는……”

“그래.”


길버트는 그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키고 앞으로 나아갔다. 통로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곳곳에 샛길도 있어서 자칫하면 길을 잃을 판국이었다. 당연히 오래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고, 앨리스는 슬슬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부술래.”

“뭐?!‘

“부술 거야.”

“여기 지하라고! 잘못 건드리면-”


쾅!


길버트의 만류보다 앨리스의 주먹이 한 발 더 빨랐다. 앨리스가 부순 벽 너머로 보이는 건 처음 제압했던 수습 마술사와 같은 복색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앨리스를 보더니 경악하며 달아났고, 앨리스는 길버트를 보며 으쓱였다. 길버트는 우쭐해하는 모습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녀의 돌발행동 덕분에 일에 진전이 있었기에 아무 말도 못했다.


“전부 잡아 죽이면 되는 거지?”

“아냐, 앨리스…… 죽이는 건 빼고……”


앨리스는 양떼를 헤집는 늑대처럼 그들 사이를 노다녔다. 길버트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따라갔다.

그때…… 누군가 나타났다.


“안녕?”


오즈의 옆에서 홀연히 나타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즈의 반대쪽에서 똑같이 생긴 여인이 한 명 더 나타났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꼭 빼닮았다. 다만 한쪽은 검은 머리, 다른 한쪽은 하얀 머리였기에 구분을 할 수 있었다.


“페마라고 해.”

“팜마라고 해.”

“……아, 오즈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 사람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 종횡무진하던 앨리스가 그들을 발견하고 멈췄다. 길버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즈?!”

“뭐야 저것들은?”


앨리스가 으르렁거리며 불편한 티를 내자 페마라고 밝힌 검은 머리 여자가 말했다.


“칠죄종 ‘질투’ 계파의 제 1 지부장 페마.”


그 뒤를 이어 팜마라고 밝힌 하얀 머리 여자가 말했다.


“칠죄종 ‘질투’ 계파의 제 2 지부장 팜마.”


두 사람은 오즈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깍지를 꼈다. 덕분에 오즈는 그녀들 사이에 끼어 있게 되었다. 그 모습에 앨리스가 소리쳤다.


“내 시종으로 무슨 짓을 하려고……!”

“어머, 질투하긴.”

“어머, 질투하네.”


두 사람이 매혹적인 미소를 보이더니 서로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앨리스가 멍한 얼굴로 주저앉았다. 길버트는 앨리스가 앞으로 고꾸라지자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소리쳤다.


“뭐야, 토끼?! 왜 그래!?”

“아, 아……”


앨리스는 정체 모를 기분에 휩싸였다.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빠지나 싶더니 머리를 관통하는 쾌락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당연히 본신을 유지할 여력이 없었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렇게 인간의 모습이 된 앨리스의 다리 사이에서는 물이 진득하게 배어나왔다. 갑작스러운 쾌락으로 애액이 과도하게 분비된 탓이었다.

숨결이 오가는 목구멍조차 간질거릴 정도로 앨리스는 민감했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오르가즘이라고 분류할만한 쾌락이 십 수 번 그녀를 강타한 것이었다. 그래서 유두와 음핵은 돌처럼 딱딱하게 발기하고, 온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로 힘이 풀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에 전혀 모르는 앨리스는 그저 다리 사이가 축축해서 기습을 받고 피를 많이 쏟았다 생각했다. 온몸이 저릿거리는 이유는 그로 인한 후유증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앨리스만이 이런 상태에 빠진 게 아니었다. 오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바지 앞섭이 터질 정도로 발기해있었다. 그리고 오즈 역시 엄청난 수준의 쾌락을 맞이했기에 바지 틈으로 정액이 흘러 나올 정도로 사정했다. 게다가 페마와 팜마의 사이에 끼어 체취와 부드러움까지 자극되니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지금 그 아이는 바쁘니까 나중에……”

“아, 이런…… 페마, 실수했어.”


팜마의 말에 페마는 자기들 사이에 있는 오즈를 내려다보았다. 오즈 역시 앨리스처럼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듯 했다. 다만 그녀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쓰러지지 않은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히죽 웃더니 길버트를 보며 말했다.


“역시 성인에게는 먹히지 않네.”

“쾌락 부서는 정말 저질이야.”

“그게 뭔 소리-”


그때 누군가 길버트의 옆에서 나타났다. 길버트가 옆으로 피하기 무섭게 그 자는 옆구리를 후려쳤다. 길버트는 결국 주저앉았다. 갑자기 나타난 자는 대머리였다. 그는 궐련을 입에 물고 연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


“……이 녀석 뿐인가?”

“그래. 나머지 둘은 우리가 갖고 놀 거야.”

“지독한 취미군.”

“섬에 사람들 가두고 괴롭히는 것보단 낫지.”

“적어도 우리랑 놀면 즐겁다구?”


대머리는 콧방귀를 뀌며 길버트를 들쳐멨다.


“너희 생각엔 그렇겠지.”

“앙- 너무해라.”

“그러게- 너무해. 그러니 머리카락이 안 나지.”

“……이건 삭발이다.”


대머리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나갔다. 그러자 페마와 팜마는 주저앉은 앨리스를 힐끔보더니 오즈를 양쪽에서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저 검은 머리 친구는 재미가 없어보여.”

“그래서 노예로 팔 거야.”

“대신 너희는 재미있어 보이니까……”

“재밌게 갖고 놀아야지.”


그녀들의 속삭임은 귀를 애무하는 것 같았다. 오즈는 당장이라도 숨이 꼴딱 넘어갈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결국 실신해버렸다.







“음……”


오즈는 멍한 얼굴로 눈을 떴다. 전신에 드는 무력감 때문에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일단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왠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즈 자신이 두 손과 발이 묶여 있어서였다. 오즈가 고개를 들어 살피니 살짝 기울어진 실험대에 대(大)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째선지 하반신이 풀어헤쳐져 있었다. 성기가 노출된 건 아니었지만 알 수 없는 원통 같은게 그의 다리 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철컥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허리가 빠질듯한 쾌락이 몰아쳤다. 정체불명의 장치가 오즈의 음경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극받은 음경이 사정하자 희멀건 정액이 아래쪽에 연결된 관을 타고 흘러내려갔다. 오즈는 헐떡거리며 고개를 숙였다가 맞은 편에 있는 앨리스를 보았다. 멀지 않은 거리에 앨리스 역시 오즈처럼 묶여있었다. 대신 오즈처럼 바지가 벗겨지지 않았고, 치마 안으로 관이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 그 안에 오즈의 하반신에 부착된 기계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오즈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것들이 대체 뭐하는 물건이며, 그 여자들은 왜 자신과 앨리스를 붙잡은 것일까. 그는 결코 갖고 놀겠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아마 자신들을 고문하여 판도라에 대해 알아낼 생각이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페마와 팜마가 나타났다.


“일어났어?”

“일어났네.”


페마는 그렇게 말하며 앨리스쪽으로 다가갔고, 팜마는 오즈에게 갔다.


“얘는 아직 자고 있네.”

“잘 잤어?”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팜마는 손가락을 물고 고민하다 말했다.


“글쎄? 아무것도?”

“그럼 왜 이렇게 묶어놓은 거야……?”

“그야 도망칠까봐 그러지.”


팜마는 히죽 웃더니 오즈의 얼굴을 잡았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뺨에 닿자 정신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우리 귀여운 왕자님…… 우리랑 내기 하지 않을래?”

“내기……? 무슨……”

“너희와 같이 온 칙칙한 남자…… 소중한 사람이지?”


오즈는 최대한 침착하게 반응했다. 팜마는 혀를 쯧쯧 차며 엄지로 오즈의 입술을 꾹 눌렀다.


“질투 계파가 가장 잘 하는 건 심리 쪽이야. 그래서 이 애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아니면 딴 맘을 먹고 있는지 아닌지 정도는 금방 알지.”

“……맞아. 길버트는 내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야.”


오즈는 어설프게 거짓말을 할 바엔 진실을 토하기로 했다. 그러자 팜마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야지. 만일 조금이라도 부정했으면 바로 노예섬으로 팔아넘겼을 거야.”

“길버트를 어쩌려고……!”

“그곳은 식사조차 미약하게 주는 지옥의 섬이지. 아마 일 주일도 안 가서 네 친구는 못 알아볼 정도로 변할 걸?”


오즈가 말없이 노려보자 팜마는 후후 웃으며 얼굴을 바짝 붙였다. 달짝지근한 체취와 함께 단향이 오즈의 코끝을 간질였다.


“그러니 내기하자. 내가 하는 제안에 ‘그러겠다’라고 답하면 네 친구는 팔려갈 거야. 대신 ‘아니다’라고 하면 네 친구를 노예로 만드는 걸 보류해줄 수 있어. 어때, 이해가 가?”


오즈는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하반신에 부착된 기계 때문에 숨을 헐떡였다. 팜마는 싱긋 웃으며 손을 내려 그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어때? 남성용 착정기는 써볼 수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기분 좋니?”

“……꼭 대답해야 해?”

“물론 아니지. 이게 뭔지 궁금하면 설명해주려 한 거였어. 쾌락 지부에서 만든 건데 꽤나 재밌는 구조로 되어있나 봐. 보통 사람이라면 복상사해버릴 정도로 사정해도 무사하게 해주거든. 아, 그래. 제안을 해야지.”


팜마는 히죽 웃으며 이마를 맞댔다. 그녀의 두 눈에 어린 광기와 색기가 오즈의 뇌리에 박혔다.


“우리에게 길들여지고 싶니?”

“아니.”


오즈는 즉답했고 팜마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물러났다.


“정말?”

“다시 대답해야 해?”

“아니- 대답은 한 번이면 족해. 그런데 정말 놀랐네. 정말 우리의 장난감이 되기 싫은 거니?”

“물론이지. 누가 그런 게 되고 싶겠어……?”

“그럼 할 수 없지.”


팜마가 손가락을 딱 튕기자 페마가 손을 흔들었다. 그러더니 앨리스의 코를 탁 건드렸다. 그러자 앨리스가 눈을 번쩍 뜨며 손가락을 깨물려했다. 딱! 소리와 함께 페마가 손가락을 뒤로 뺐다.


“자는 척 하긴-”

“넌 뭔데! 이 팬더들이 뭐하는 거야!”

“팬더래-”

“귀여워라~”


페마와 팜마는 서로를 보며 방긋 웃었다. 그러더니 동시에 손가락을 튕겼다.


“한 가지 말을 안한 게 있었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검은 머리 친구는 노예로 팔려가지.”

“그 반대면 아니지만…… 대신 벌칙이 주어져.”


오즈는 무슨 소린가 싶어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때 하늘에서 깃털이 내려왔다. 베개 싸움을 하고 난 뒤의 풍경처럼, 꽃가루가 흩날리는 봄처럼 하얀 깃털들이 쏟아졌다. 오즈가 그게 뭔가 싶어 보고 있을 때 깃털 하나가 코에 내려앉았다. 그러더니 누군가 집어든 것처럼 둥실 떠오르더니…… 뺨을 간질였다.


“으……”


얼굴이 간질거려 긁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저 건너편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와하학-! 지금 뭐하- 뭐하는- 으하핫……!”


앨리스는 묶인 채 버둥거리며 소리쳤다. 무엇 때문인지 그녀는 큰 소리로 웃어댔고, 오즈는 얼마 안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흣?!”


등골에서부터 뭔가가 훑고 올라갔다. 그것이 깃털인 걸 알게 된 건 몸 곳곳에서 일어나는 간지러움 때문이었다. 깃털들은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그들의 몸을 간지럽혔다. 아무리 몸을 뒤틀고 피하려 해도 깃털은 집요했고, 오즈와 앨리스의 웃음 소리가 그 공간을 가득 메웠다. 문제는 착정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단 점이었다.

간지럽히며 일어난 자극과 하반신의 쾌락이 겹쳐지며 그것은 단순한 간지러움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건 마치 장난스러운 애무처럼 두 사람을 한껏 예민하게 만들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옷 위로 깃털이 움직여도 자극이 일어났고, 그 이유는 페마와 팜마가 설명해주었다.


“어때? 이 흑마술은 우리가 직접 개조한 거야.”

“어때? 재밌지 않아? 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간지럽히기는 어때?”

“떨쳐낼 수 없지. 마술이거든.”

“감각이 무뎌지지도 않아. 마술이니까.”

“으하- 으하하……! 그만 두지 못하- 하하하-! 하하-!”


앨리스는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너머로 몸이 반응하고 있단 사실을 몰랐다. 깃털의 부드러운 자극은 그야말로 뇌를 직접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겨드랑이나 옆구리, 발바닥처럼 일반적으로 예민한 부분만이 아니라 팔뚝이나 허벅지, 배꼽 등까지 놓치지 않고 구석구석 간지럽혔다. 물론 가슴이나 유두 쪽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간지러움이 찬찬히 쌓이니 어느 새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건 오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열이 차오르니 피부는 좀 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간지러움은 더 커져갔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숨이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던 중 유독 느낌이 강한 깃털이 있었다. 그건 다른 깃털들의 난잡한 자극과는 달리 선명하게 두 사람을 자극했다. 그 깃털은 처음에 뒷목에서부터 척추를 따라 꼬리뼈까지 내려갔다. 그러더니 엉덩이 사이를 잠깐 간지럽히다 옆구리로 갔다. 그리고는 집요하게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아하하! 그만하라니까……! 이게 뭐하는 거야……! 하- 으하……! 가만 안 둬 진짜……! 너희 진짜…… 가만 안…… 아하하-!”

“그만……! 멈추…… 흐하하……!”


앨리스는 왼쪽, 오즈는 오른쪽. 두 사람은 간지럼이 크게 느껴지는 그 깃털 쪽으로 허리를 꺾었다. 그러자 깃털은 쫙 펼쳐진 반대쪽 허리를 기습적으로 찔렀다. 그러자 앨리스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오즈는 깜짝 놀라 숨을 참았다.

깃털은 그렇게 돌고 돌더니 종아리를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는 발가락 사이사이를 관통했다. 둘 다 깜짝 놀라 발이 주름지도록 오므려봤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생긴 발바닥 주름 사이사이를 자극했다. 앨리스는 신발 속에서 발을 꼼지락거렸다. 유독 그녀에게 가해지는 간지러움은 더 심했다. 발가락 사이사이가 아니라 뒤꿈치에서부터 훑어 올리거나 발바닥 중앙을 집요하게 건드리며 괴롭혔다. 오즈 쪽의 선명한 깃털은 진즉 멈추었지만 앨리스는 아니었다.

깃털은 그대로 다시 다리를 타고 올라가더니 배꼽을 한 번 간질여주고, 가슴 바로 아래를 쓸어주었다. 그러다 유두까지 가더니 유륜의 선을 따라 움직였다. 물론 이때까지 다른 깃털들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 깃털의 자극은 남달랐다. 한쪽 유두가 단단히 발기할 정도로 이 깃털은 유륜에서부터 빙글거리다 유두를 탁 쳐올렸다. 성적 자극에 대해 모르는 앨리스조차 이번 공격(?)에 살짝 신음을 흘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깃털의 간지러움이 더 큰 건지 웃음이 주를 이루었다.


“윽흑…… 학……!”

“헥…… 헤엑…… 흑……”


둘의 웃음소리는 어느 샌가 신음으로 바뀌었다. 특히 앨리스의 경우 웃다 지쳐서 헐떡이고 있었다. 호흡이 벅찰 정도로 몸이 열기로 차올랐다. 그런 상황에서 착정까지 일어나니 쉽게 견디기 어려웠다. 특히 앨리스의 경우 음핵을 빨아들이고, 질내를 푹푹 쑤셔대는 장치까지 같이 있었기에 더욱 참기 힘들었다.


“읏…… 앗…… 아……!”


깃털의 자극이 점점 심해졌다. 그것들은 전체적으로 간지럽히는 것에서 이제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건드렸다. 그러다 보니 앨리스와 오즈의 하반신에서 나오는 체액의 양이 상당히 많아졌다. 두 사람은 계속되는 간지러움과 착정에 헐떡이다 지쳐 늘어졌다.


“귀여워라……”

“그럼 잠깐 쉴래?”


페마와 팜마는 그렇게 얘기하며 각자 오즈와 앨리스의 머리를 잡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앨리스는 페마의 손을 물려고 아등바등거렸다. 하지만 앨리스의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두 사람은 눈꺼풀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자, 그럼……”

“다음 기회에……”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기력을 회복한 뒤였다. 당연히 앨리스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으르렁거리며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오즈는 축 늘어진 채 있다가 옆에 있는 팜마를 보며 말했다.


“이제…… 끝이야……?”

“물론 아니지. 자, 여기서 제안…… 어때? 우리의 장난감이 되지 않겠어?”


사실 이 제안은 무의미했다. 지금 두 사람은 그녀들의 뜻대로 놀아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쉽게 수긍할 수는 없었다. 만일 이 자리에서 그렇다는 답을 내놓으면…… 길버트가 위험했다. 그래서 오즈는 단호히 말했다.


“싫어.”

“좋아…… 그럼 벌칙 수위를 한 단계 높여볼까?”

“그게 무슨……”

“이번에는 우리 왕자님의 선택으로 공주님이 큰 수난을 받을 거야.”


그 말을 하는 동안 페마가 앨리스의 옆에 다가왔다. 그러자 앨리스가 그녀를 붙잡으려고 손을 버둥거렸지만 속박은 풀리지 않았다.


“자, 우리 공주님…… 왕자님의 선택으로 위험해졌는데 어떡해?”

“헛소리 하지 말고 이거나 풀어! 안 그러면 그 까만 머리가 붉어질 때까지 패줄테니까!”

“어마, 무서워라.”


페마는 후후 웃으며 앨리스의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귀를 확 물었다.


“어?! 아?! 뭐하는-”


앨리스는 채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귀에서 벌어지는 무참한 혓놀림이 그녀의 숨통을 조였기 때문이었다. 따스한 입안으로 귓바퀴가 데워지고, 미끈하고 말캉한 혀가 귀 곳곳을 유린했다. 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앨리스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페마의 혓놀림은 대단했다.

페마는 그렇게 느긋하게 귀를 핥다가 이를 세워 잘근잘근 물었다. 그러면서 혀끝으로 귓구멍을 자극하고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귀로 주입된 열기는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덕분에 앨리스의 몸은 따끈따끈하게 달아올랐다.


“귀…… 깨물지 마……! 아읏……!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 너도 똑같이 물어줄 거야……!”


앨리스는 바둥거리며 그녀를 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봤자 한 뼘도 움직일 수 없는 손을 꼼지락거리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페마의 손은 자유로웠다. 그래서…… 그녀는 앨리스의 귀를 빨아주면서 가슴과 겨드랑이를 동시에 건드렸다.


꾹-


옷 위로 전해지는 자극인데도 그녀의 손은 마법 깃털만큼이나 자극적이었다. 겨드랑이의 안쪽까지 손가락이 파고 들어가나 싶더니 이내 겨드랑이의 겉을 손끝으로 쓸어댔다. 가슴 쪽의 손도 비슷했다. 옷으로 가려져 있는데도 정확히 유두의 위치를 짚어내고 그 끝을 살살 긁어댔다. 손에 밀린 옷의 질감이 유두 끝에 그대로 전해졌다.

페마는 그렇게 손과 입으로 앨리스를 괴롭히다 손가락을 딱 튕겼다. 앨리스는 헐떡거리며 고개를 늘어뜨리다 페마를 노려보았다.


“너…… 진짜 가만 안두……”


앨리스는 페마를 쏘아붙이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닥을 보았다. 뭔가 굴러오고 있었다. 엄지만한 구슬이었다. 그것들은 데굴데굴 굴러오더니 앨리스의 몸에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어……? 뭐야 이건……?”

“뭐긴-”


이번에는 팜마가 대답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업그레이드지.”


즈으으응-


“흐야악!?”


몸 곳곳에 알알이 박힌 구슬은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 진동은 막무가내로 덜덜 떨리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피부를 떨게 하고, 나아가 그 안의 신경까지 자극하는 진동이었다. 그 세기도 미묘하게 강해서 지쳐있던 앨리스의 정신이 번쩍 들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느껴지는 자극은 깃털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깃털이 그저 겉만 살랑거리고 말았다면, 이 구슬의 진동은 속까지 후비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진동파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한쪽을 찌르다가 전체적으로 퍼지는 식으로 바꾸는 등 앨리스가 적응할 틈을 주지 않았다.


“흐야하하……! 이건 또 뭔데……! 멈춰……! 멈추란 말이야……! 아핫……!”


앨리스는 고개를 이리저리 젖히며 소리쳤다. 몸에 붙은 구슬을 떨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불가능했다. 당장이라도 온몸을 박박 긁고 싶었다. 어찌나 간지러움이 심했는지 앨리스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웃어댔다.

구슬들은 그녀의 웃음 소리를 에너지로 삼기라도 하는 건지, 좀 더 힘차게 그녀를 몰아붙였다. 겨드랑이 안쪽 깊숙하게 박히기도 하고, 목 어림을 빙빙 돌며 진동을 주기도 했다. 때때로 무릎 위를 천천히 돌아다니거나 유두에 집중적으로 모이기도 했다. 절정은 구슬이 발가락 사이사이, 발바닥 구석구석에 박혔을 때였다.


“흐익!?”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전율은 느릿하게 발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러다 다리로 천천히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등에서부터 머리로 올라왔다. 치약을 짜내듯이 끝에서 끝으로 전해진 전율은 파도치듯 뇌리를 울렸다. 한 차례의 전율이 지나가니 착정기로 뚝뚝 흐르던 애액이 폭포치듯 흘러내렸다. 그런 식으로 진동을 쭉 지나가게 하니 앨리스는 몇 차례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었다. 허리를 들썩이며 절정을 맞이한 앨리스는 고개를 가눌 힘도 없어 축 늘어졌다.


“헥…… 헤엑…… 너…… 진짜…… 가만 안 두……”


페마는 힘이 빠진 앨리스를 보며 싱긋 웃더니 그녀의 뺨을 잡고 키스했다. 앨리스는 입을 맞춰오자 당장 입술을 깨물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계속 되는 진동 때문에 힘이 빠져서였다. 그때 물컹한 혀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앨리스는 놀라서 그걸 깨물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탈진한 상태였기에 페마의 혀가 간지러운 수준에 그쳤다.


쭈웁-


페마는 힘이 빠진 앨리스의 혀를 엮어대거나 입안을 헤집었다. 앨리스는 입이 막힌 채 페마에게 호흡조차 뺏겨버리니 괴로운 소리를 내며 움찔거렸다. 그렇게 앨리스와 진하게 키스를 나누던 페마는 쪽- 하는 소리를 끝으로 입을 뗐다.


“어때? 우리 공주님?”


페마의 능글맞은 질문에 앨리스는 힘없이 침을 뱉었다. 물론 침은 페마를 향해 날아간 게 아니라 아기가 침을 흘리는 것처럼 바닥에 톡 떨어졌다. 페마는 킥킥 웃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오즈가 황망한 얼굴로 보고 있었고, 팜마가 그 옆에서 히죽거리며 웃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야. 네 친구를 구하려고 할 때마다 저기 공주님이 고통받을 거야.”


팜마는 그렇게 속삭이며 오즈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그러더니 유두를 확 꼬집었다. 오즈는 움찔거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우리 왕자님은 어떻게 할까…… 친구를 위해 공주님을 희생할까? 아니면 공주님을 위해 친구를 희생할까?”


팜마의 속삭임은 그야말로 악마적이었다. 그녀는 오즈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그건 스스로 목을 조이게 하는 행동이었다. 페마와 팜마는 오즈가 이 선택으로 얼마나 가슴 아파할지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이런 ‘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같아.”

“그럴 거 같았어.”


팜마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음에 또 봐~”


이번에도 둘의 의식은 천천히 끊어졌다.






그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앨리스는 묶여있지 않았다. 하반신에 착정기가 붙어있지도 않았다. 그저 푹신한 매트 위에 눕혀져 있을 뿐이었다. 오즈는 눈을 떴고, 페마와 팜마는 매트 양옆에서 앨리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앨리스는 눈을 뜨고 상황 파악이 끝나자마자 페마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별다른 힘이 없는 건지 페마에게 쉽게 두 손목이 잡혀버렸다. 물론 그걸로 끝날 앨리스가 아니었다.


“얏!”


앨리스는 그대로 페마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자 페마가 배를 감싸며 뒤로 물러났다. 팜마가 화들짝 놀라자 앨리스가 주먹을 보이며 소리쳤다.


“내가 가만 안둔다고 했지! 더 맞기 싫으면 오즈도 풀어줘! 당장!”

“얍-”


앨리스가 팜마를 위협하는 사이 페마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요 못된 공주님~”

“뭐, 뭐야……?”

“비래빗의 힘인가? 몸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의심했어야지~”

“참 바보 같은 공주님이네~? 그 점이 귀엽지만!”


앨리스는 페마를 퍽퍽 치며 버둥거렸다. 하지만 페마는 아랑곳 않고 앨리스를 끌어안으며 그녀의 온기와 체취를 만끽했다. 그 사이 팜마는 오즈를 보며 말했다.


“어때? 우리 장난감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공주님을 마음대로 갖고 놀 거라구?”


그 말에 오즈는 망설였다.


“자…… 우리 왕자님의 대답은?”


팜마의 물음에 앨리스가 키스하려는 페마의 얼굴을 밀치며 소리쳤다.


“됐어! 받아 들이지마! 이깟 것들…… 내가 충분히 해치울 수 있어!”

“해치우긴 뭘 해치워~?”


페마는 앨리스의 뒷목을 깨물며 몸을 더듬었다. 앨리스는 작게 비명 지르며 갓 잡은 활어처럼 펄떡댔다. 오즈는 입을 움찔거렸다. 길버트가 노예로 팔려나가는 건 싫었다. 그렇다고 앨리스가 더 이상 괴롭힘 당하는 것도 싫었다.


“오즈!”


그때 앨리스가 다시 소리쳤다.


“나 못 믿어!?”

“앨리스……”

“거절해 그냥! 빨리!”

“공주님이 그렇다는데?”

“자, 왕자님~ 대답은?”


오즈는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미안 앨리스……”


오즈는 팜마를 노려보며 말했다.


“거절할 거야.”

“그럴 줄 알았어~”


팜마는 그렇게 말하며 앨리스의 앞으로 다가갔다. 앨리스는 그 틈을 노려 그녀의 얼굴을 걷어차려했지만, 팜마는 가볍게 피하고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발바닥을 낼름 핥았다.


“흐익!? 더럽게 어딜 핥는 거야?!”

“우리 귀여운 공주님에게 더러운 구석이 어딨다고 그러실까~”

“그러게 말이야?”


뒤에서 앨리스를 안고 있던 페마는 귀를 잘근거리며 속삭였다. 앨리스는 질색하며 버둥거렸지만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사이 페마와 팜마는 편하게 앉았다. 앨리스는 등 뒤의 페마에게 두 손목이 잡히고, 허리는 다리 사이에 끼워졌다. 페마가 앨리스의 상체를 완벽하게 봉하는 사이 팜마는 앨리스의 한 쪽 다리를 두 다리로 엮어버리고, 남은 한쪽 다리를 잡아들었다.

그렇게 앨리스는 두 여인 사이에 끼워져 속박되었다. 차가운 금속이 아닌 따뜻하고 향기로운 육체에 갇혔지만, 물론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었다.


“자, 간질간질 벌이다~”


페마가 이렇게 말했고-


“간질간질~”


팜마가 말을 받으며 앨리스의 남은 다리를 간지럽혔다. 옷 위로 하는 자극도 아니고, 도구로 하는 것도 아닌 그저 손으로 벌이는 간지럽히기였다. 하지만 일전의 진동으로 온몸이 예민해진 앨리스에게는 참으로 극심한 흥분을 주었다.


“아하학-! 둘 다 진짜……! 죽여버릴……! 아하하-!!”

“으응? 뭐라고?”

“잘 안 들리네~”


팜마는 그렇게 말하며 발목을 붙잡고 손톱을 세웠다. 그리고는 천천히 발가락 밑에서부터 발뒤꿈치까지 천천히 긁어내려갔다. 그것도 그냥 긁는 게 아니라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말듯하게 쓸어내리니 미치도록 간질거렸다. 그래서 앨리스는 웃음과 동시에 몸부림쳤다.


“이런, 자꾸 그렇게 움직이면 안 되지.”


페마는 그렇게 말하며 앨리스의 두 팔이 자신의 목을 감싸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 뒤로 두 손목을 교차시키고 어디서 난 건지 모를 손수건으로 단단히 묶었다. 앨리스는 헐떡거리다 그대로 페마의 목을 조이려 했지만 페마가 한 발 더 빨랐다. 그녀는 그대로…… 무방비하게 드러난 앨리스의 겨드랑이를 집중 공략했다.


“웃…… 웃하?! 하! 흐하! 힉……! 흐하하-!”


앨리스는 툭툭 끊어지는 웃음 소리를 내며 버둥거렸다. 훤히 드러난 겨드랑이 곳곳에 손가락이 움직이니 그걸 막으려고 팔을 접으려 했다. 하지만 페마의 손이 페마의 목 뒤에 묶여 있었기에 그녀의 머리에 툭툭 걸렸고, 팔을 접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몸을 틀어 피하자니 페마의 허벅지에 허리가 단단히 끼어 있었다. 이도저도 못하니…… 그녀의 손에 농락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 풀어……! 아니, 이거 놓…… 앗……! 흐하……! 아니……! 그만해……!”


페마와 팜마는 앨리스가 지칠 때까지 겨드랑이와 발을 간지럽혔다. 덕분에 앨리스의 저항은 천천히 잦아들었고, 그때가 되었을 때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앨리스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건…… 그녀를 맛보는 것이었다.

그녀를 침범벅으로 만들 작정인지 페마는 머리부터, 팜마는 발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핥아갔다. 그녀들의 혀는 색달랐다. 물컹하고 질척하며 따뜻한 혀는 손가락이나 깃털, 구슬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으으…… 하지마……!”


앨리스는 힘이 빠진 와중에도 그녀들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귀와 목을 번갈아가며 핥아대는 느낌도…… 발에서 혀가 미끄러져 올라오는 느낌도…… 장난스럽게 배꼽을 핥는 느낌도 싫었다.

뭔가…… 자신이 음식이 된 기분이었다. 이따금 간식으로 먹던 알사탕처럼…… 그녀는 두 사람의 먹잇감이 되었다. 그 무력감……! 먹이가 되었다는 수치심……! 절망……! 앨리스는 발버둥치고 있었지만 마음이 서서히 꺾여가고 있었다.


쪽-


페마는 앨리스의 손가락을 머금고 빨아대다 그녀의 표정을 보았다. 그리고 히죽 웃으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앨리스를 구석구석 맛보는데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새 앨리스를 묶은 손수건은 풀려 있었다. 물론 자유로운 건 아니었다. 그저 자세만 바뀔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양옆에서 옆구리에서부터 겨드랑이까지 핥아올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을 때, 두 사람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자, 그럼……”


페마가 정좌한 채 앨리스를 무릎베개 해주는 동안 팜마는 한 손에 들어오는 통을 들고 왔다. 앨리스는 눈만 굴려 그녀를 지켜보았다. 팜마는 통 하나를 페마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는 손에 통의 내용물을 가득 짜더니…… 그대로 앨리스의 몸 구석구석 발라주었다.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몸에 미지근한 것이 착 닿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더군다나 두 사람의 손길은 대단히 좋았다. 미끈거리는 내용물과 함께 적당히 힘이 들어간 손이 구석구석 주물러대니 앨리스의 몸은 금방 노곤노곤 풀렸다.


“뭘 바르는 거야……”

“좋은 거지-”

“좋은 거야-”


저항할 힘도 없는 앨리스는 인상만 찌푸리며 그녀들이 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번들거릴 때쯤 되어서야 매트에 눕혀놓았다. 그리고는 통의 남은 내용물을 그녀의 몸에 쭉쭉 뿌렸다.


“이게 대체 뭐야……”

“우후후…… 우리 공주님…… 강아지 좋아해?”


앨리스가 대답하기도 전에 페마가 손뼉을 짝짝 쳤다. 그러자 복실거리는 강아지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녀석들은 귀여운 얼굴로 헥헥거리다가 앨리스에게 몰려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에 묻은 것을 핥아댔다. 인간의 혀보다 말랑말랑하고 따스한 강아지들의 혀가 곳곳에서 춤을 추었다. 힘이 없어서 저항하지 못했던 앨리스가 웃게 만들 정도로, 녀석들의 혀는 자극적이었다.


“아하하……! 그만해 이 솜뭉치들아……! 아하-! 아하하-!”


녀석들은 무자비했다. 앨리스가 힘없이 손과 발로 밀어내도, 오히려 그 밀어낸 손발을 핥아대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녀석들은 페마와 팜마가 건드리지 않았던 성감…… 가슴이나 음부, 심지어 항문까지 핥아댔다. 게다가 녀석들이 엉겨붙기까지 해서 복슬거리는 털과 말랑거리는 발바닥살까지 동원되었다.

유두가 질척한 혀에 이리저리 밀리고, 음부가 코에 밀려 벌어졌다. 그렇게 벌어진 음부 위로 축축한 강아지의 코가 음핵을 쿡쿡 찔러댔다. 앨리스가 녀석을 밀어내려고 하자 다른 녀석이 이제야 이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 입으로 손가락을 앙 물었다. 그게 어미 젖이라 생각했는지 녀석들은 손가락 하나하나에 들러붙어 필사적으로 빨아댔다.


“그만- 그만하라니까-!”


페마와 팜마는 우후후 웃으며 말했다.


“귀여운 공주님이 귀염둥이에게 둘러싸였네?”

“정말 귀엽다니까.”


물론 앨리스는 강아지들이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오즈에게 먹어도 되냐고 물을 정도의 생물이었지만…… 지금은 앨리스를 위협(?)하는 존재였다. 그렇게 한참이나 녀석들에게 핥아진 앨리스는 이제 소리조차 못낸 채 움찔거리기만 했다.

페마는 강아지들을 쫓아내고 다시 앨리스를 무릎 베개 해주었다. 물론 그냥 두지는 않았다. 한 손으로는 부드럽게 음부를 쓸어주고, 다른 손으로는 유두를 천천히 돌려주며 괴롭혔다. 한창 달아올랐을 때 몇 번이고 절정에 달했던 몸이었기에 이런 식의 후희는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앨리스는 번개에 맞은 사람처럼 경련해댔다. 페마는 그럴 때마다 잠시 손을 쉬어주었다가 그녀의 몸에서 쾌락이 떠나가지 않게 다시 유두와 음부를 만져주었다.

그러는 사이 팜마는 오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뺨을 맞대며 말했다.


“공주님이 이대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오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팜마는 웃으며 오즈의 뺨에 쪽 입을 맞추었다.


“정말…… 둘 다 귀엽게 군다니까…… 어디 한 번 잘 버텨봐……”


팜마는 그렇게 말하고 앨리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페마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핥아주었다. 앨리스는 간헐적으로 신음을 내며 움찔거렸다. 오즈는 그 모습을 외면하려는 건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자아~ 오늘은 어떻게 하려나~?”


이번에도 제안은 거절당했다. 그 결과 앨리스는 두 손이 천장에 묶인 채 서있게 되었다. 앨리스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앞뒤에 서있는 페마와 팜마를 번갈아 노려보았다. 그녀들은 앨리스처럼 홀딱 벗은 상태였다. 덕분에 앨리스와 달리 풍만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 사람은 싱긋 웃더니 천천히 앨리스에게 다가갔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이 모자이크들아!”


앨리스가 거칠게 다리를 휘두르며 위협했지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피했다. 앨리스는 도망칠 수가 없었으니 공격이 실패한 뒤로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버렸다. 세 사람은 샌드위치와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페마와 팜마는 번갈아가며 몸의 앞부분을 전부 이용하여 앨리스의 몸과 비벼댔다. 그녀들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몸이 아찔하게 쓸어갔다.

향기로운 체취가 코를 자극하고, 부드러운 몸이 피부를 자극했다. 가슴 한켠이 간질간질할 정도로 두 사람의 육체 공격은 대단했다. 특히 앞에서 몸을 비비고 있는 페마는 노련했다. 그녀의 큼직한 가슴이 앨리스의 비교적 빈약한 가슴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서로의 단단해진 유두가 비벼졌다. 처음에는 정확하게 유두 끝과 끝이 만났었고, 그 다음에는 가슴의 무게로 눌려졌다. 그렇게 유두끼리 벌어진 힘싸움은 그대로 미끄러져 서로의 유방에 파묻힘으로써 끝이 났다. 물론 페마의 애무가 끝났다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그렇게 가슴이 맞닿은 상태로 몸을 빙빙 돌렸다. 그렇게 하니 유방이 유두에 묵직하게 스쳐댔다.

한편 뒤쪽에 있던 팜마는 앨리스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었다. 작고 손에 착 감기는 도톰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힘있게 주무르다…… 이따금 가볍게 찰싹찰싹 때렸다. 그럴 때마다 앨리스는 잡아먹을 듯이 난리쳤다.


“자, 그럼……”

“또 맛 보실까?”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얼음을 한 조각 입에 물었다. 그리고 페마는 앨리스의 유두를, 팜마는 얼음을 입밖으로 나오게 하고 등의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히익?!”


앨리스는 차가운 것이 닿자마자 작게 비명을 질렀다. 온몸에 털이 곤두설 정도로 얼음은 차가웠다. 그 덕에 온몸의 신경이 민감해졌다. 그렇게 얼음으로 군데군데 건드리던 두 사람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그럼……”

“이걸로……”


두 사람이 이번에 준비한 건 끝에 털이 수북하게 난 비즈였다. 그것도 팔뚝만한 길이! 페마가 앞에서 앨리스를 안고 엉덩이를 활짝 벌린 채 오즈를 향해 몸을 돌렸다. 덕분에 앨리스의 통통한 엉덩이와 허벅지 살이 벌려지며 꼭 닫혀있는 항문이 보였다.

팜마는 비즈를 손으로 탁탁 치며 말했다.


“지금부터 이걸 여기에 넣을 거야. 그거 알아? 처음 하는 건 엄청나게 괴롭다는 거…… 아마 살이 찢기고 고통스럽겠지……?”


오즈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대답을 철회할 수는 없었다. 그건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앨리스를 배반하는 짓이었다. 그때 팜마가 말했다.


“물론 이건 제안을 거절한 것과는 별개로…… 공주님에게 넣을 것을 대신 왕자님에게 넣는다는 거지. 어때?”

“……좋아.”


오즈는 망설임이 없었다. 안 그래도 자기 때문에 앨리스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좋지 않았는데…… 만회할 기회가 온 것이다. 팜마는 히죽 웃으며 오즈를 풀어주었다. 착정기에 삼켜진 음경도 빼주고, 그의 옷도 벗겨주었다. 완전히 발가벗겨진 오즈는 뻘쭘하게 서있었다. 일단 받아들이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뭘해야 할지 몰랐다.

다행히 팜마가 알아서 해주었다. 그녀는 앞에서 오즈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물러주었다. 항문 주변에도 손이 이따금 갔지만 곧장 건드리진 않았다. 그리고 페마는 이 모습을 앨리스에게 보여주며 뒤에서 그녀의 가슴과 음부를 만져주었다.


“자, 힘 빼고……”


오즈는 엉덩이에 무언가 들어오는 걸 느꼈다. 그렇게 아프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지도 않았다.


“흐읏……!”


오즈가 발끝을 세우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안으로 파고드는 것은 항문을 넓히려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그 낯선 느낌에 오즈가 이를 악물었다. 앨리스가 이런 치욕스럽고 기분 나쁜 행위를 당해온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이제 넣는다?”

“뭐……?”


그럼 방금까지 넣은 건 무엇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들어왔던 게 빠져나갔다. 그리고 처음 들어온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 안으로 쑥 밀려들어왔다. 생각 외로 아프지 않았다. 아니, 아픔은 있었으나 그것이 묻힐 정도의 쾌락이 몰아쳤다.


“흐아…… 앗……!”


오즈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듯 했다. 애널 비즈는 단숨에 항문으로 들어가 장벽을 스치고, 전립선을 건드렸다. 덕분에 오즈의 음경은 빳빳하게 선 채 정액을 울컥 쏟아냈다. 팜마는 히죽 웃으며 한 손으로 오즈의 엉덩이를 잡고 애널 비즈를 푹푹 쑤셨다. 오즈는 여자처럼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덕분에 바닥에는 정액이 가득 고였고, 팜마는 오즈를 옆으로 툭 밀쳤다. 오즈의 엉덩이에는 비즈가 들어가고 남은 부분인 복슬복슬한 털이 달려 있었다. 그 덕에 오즈는 꼭 개의 꼬리를 단 모양새가 되었다.


“우후후…… 왕자님에게 꼬리가 생겼네. 이제는 왕자님이 아니라 멍멍이인가?”


팜마는 그렇게 말하며 페마쪽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손길에 앨리스는 금세 몸이 달아 있었다. 오즈가 사정하는 동안 몇 번 가버린 건지 그녀의 밑에는 애액이 고여 있었다.


“서로의 야한 모습을 보며 가버리다니-”

“정말 사랑스럽다니까-”


두 사람은 그렇게 오즈와 앨리스를 조롱하며 웃어댔다. 오즈는 눈물을 주륵 흘리며 몸을 떨었다. 앨리스는 헐떡거리며 오즈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페마와 팜마의 괴롭힘은 계속 되었다.






오즈가 제안을 거절할 때마다 앨리스에 대한 괴롭힘은 심해졌다. 물론 오즈 역시 이따금 조롱당하며 괴롭혀졌다. 하지만 앨리스만 하지 않았다.

앨리스는 그야말로 그녀들의 장난감이었다.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질 때까지 손가락으로 음부를 쑤셔대는가 하면, 절정하기 직전에 멈추고 애무하기를 반복할 때도 있었다. 성감대 이외의 곳을 계속 간지럽히며 미약한 오르가즘만 줄 때도 있었고, 연속된 절정으로 몸이 붕뜬 기분을 주게 해주기도 했다.

체위도 다양했다. 페마가 키스를 하고 팜마가 음부를 빨아줄 때도 있었고, 두 사람이 동시에 앨리스의 가슴을 빨기도 했다. 양쪽에서 겨드랑이를 핥으며 유두를 굴려주기도 했고, 귀를 핥아주며 음부와 항문을 손가락으로 쑤셔주기도 했다.

그렇게 쾌락의 지옥이 계속 되면서 앨리스의 자존감은 꺾여갔다. 아무리 싫다고 저항해도, 발버둥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런 무력감이 계속 되니 앨리스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물론 싫다고 발버둥치거나 그만하라고 외치기는 했지만 처음에 비하면 그 정도가 약해졌다.

앨리스가 약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오즈는 마음이 찢어졌다. 그 고고하고 자존심 강하던 아이가 이렇게까지 굽혀지다니……! 길버트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눈앞의 앨리스를 그냥 넘길 수도 없었다.

오즈는 앨리스와 길버트 사이에서 저울질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던 중…… 앨리스에게 크나큰 시련이 닥쳤다.


“짜쟌.”

“쾌락 부서에서 특별히 받아온 거야.”

“앨리스 너를 위해서!”


이제 두 사람은 오즈에게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가 처음부터 거절하리라 가정하고 앨리스에게 무언가를 끌고 왔다. 그건…… ‘덩어리’라고 표현될만한 괴물이었다. 얇은 촉수와 끝 부분이 뚫인 굵은 촉수가 꿀렁이는 괴물은 주저없이 앨리스를 덮쳤다.


“시, 싫어! 싫어! 오지마! 저리가!”


심약해진 앨리스는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녀의 저항은 사지가 굵은 촉수에 잡아먹히면서 끝이 났다. 물론 뜯어먹혔다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팔다리는 멀쩡히 있었다. 다만 촉수의 미끈하고 질척한 내부에 잠긴 채 이리저리 핥아지고 있었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사이로 미세한 촉수가 스쳐지나갔다. 그 뜨끈한 촉수 속에서 팔다리가 농락당하는 동안, 얇은 촉수가 앨리스의 온몸을 기어다녔다.

앨리스는 그 느낌이 너무 섬뜩해서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벌려진 입으로 촉수들이 짓쳐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녀의 혀를 이리저리 엮어대며 입안 가득 비벼댔다. 그 사이 촉수들은 성감대를 건드리고, 성감이 아닌 부분은 끝부분으로 문지르며 간지럽혔다. 게다가 촉수에서 분비되는 물질은 로션처럼 미끌거려서 비벼지는 강도가 강해졌다.

그렇게 괴물이 앞서 했던 모든 것을 벌이는가 싶더니…… 앨리스는 몸 곳곳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그건 아주 미약한 전기 자극이었다. 진동과 마법 깃털과는 다른…… 신경을 직접 건드리는 듯한 그 자극이 더해지니 지금껏 맛보았던 쾌락이 우스워졌다.

앨리스가 눈을 부릅 뜬 채 버둥거렸다. 그래도 괴물은 앨리스를 놓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함락시키려는 듯 촉수를 움직여댔다. 그렇게 얼마나 괴롭혔을까…… 앨리스의 두 눈이 흐릿해졌다. 언제나 힘있게 노려보던 동공은 풀려 있었고, 씩씩했던 표정은 침울하게 변했다. 그 모습에 페마와 팜마는 서로 손을 맞잡고 웃었다.


“귀여워-”

“정말 귀여워-”


오즈는 고개를 숙였다. 이런 고통을 얼마나 더 겪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오즈……!”


앨리스가 그를 불렀다. 오즈는 그녀가 다시 한 번 격려해줄 거란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녀의 응원이 더 괴로웠-


“더 못 버티겠어……!”


앨리스는 절규했다. 그리고…… 눈물을 터뜨렸다.


“이제 싫어……! 더 이상 못해……! 제발 부탁이야 오즈……! 이거 멈추게 해줘……! 나는……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제발…… 구해줘…… 날 이 지옥에서 꺼내줘 오즈-!!”


앨리스의 눈물 어린 호소에 오즈는 결국 무너졌다. 그걸 눈치챈 팜마는 웃으며 오즈에게 다가갔다.


“어때…… 우리의 장난감이 되겠어?”

“……알았어.”

“응? 뭐라고?”

“알았다고…… 그러니까 이제 앨리스를……”


팜마는 웃는 얼굴로 마주보았다.


“마음이 바뀌었어.”

“뭐……?”

“장난감이 아니라 애완동물…… 아니, 그보다 더한…… 섹스펫 정도는 되어야겠어. 어때? 그래도 받아들이겠어?”


오즈는 무심코 그 제안을 거절할 뻔했다.


“으흑…… 흐윽……”


앨리스의 울음 소리가 귓가에 들렸을 때 오즈는 소리쳤다.


“받아들일게……! 받아들인다고……!”

“으흥. 반말이라니 건방지게…… 그리고 이런 건 스스로 선언해야지?”

“그래야 우리가 믿을 수 있지 않겠어?”


오즈는 덜덜 떨었다. 가슴 깊숙하게 묻혀있던 자존심이…… 스멀스멀 솟구쳤다. 하지만 그건 양심에 묻혀버렸다.

길버트를 버렸다는 죄책감. 앨리스를 망가뜨렸다는 죄악감.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오즈의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나…… 오즈 베델리우스는……”


오즈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나 오즈 베델리우스는 당신들의 섹스펫입니다…… 지금까지 주제도 모르고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부디 주인님들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오즈의 말에 두 사람은 그를 풀어주었다. 물론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래, 우리 착한 멍멍이……”

“무엇을 해주면 좋겠니?”


오즈는 주저앉은 채 덜덜 떨었다. 그러더니 그녀들의 발치로 기어오더니 무릎을 꿇고…… 바닥에 이마를 댔다.


“부디…… 부디 앨리스를 놓아주세요…… 대신 제가 주인님들을 만족시키겠습니다. 그러니까…… 부탁드립니다……”


오즈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그의 몸이 떨리니 엉덩이에 박혀있는 개꼬리 딜도 역시 오들오들 떨렸다. 팜마는 방긋 웃으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오즈의 턱을 잡아 들었다. 그는…… 울고 있었다. 무너진 자존심과 죄책감이 뒤섞여 벌어진 모습이었다. 팜마는 행복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멍멍이가…… 사람 말을 하면 안 되지……?”


그러나 팜마의 깎아내리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즈는 그 말에 흐릿한 눈으로 팜마를 보더니 방긋 웃으며 말했다.


“멍…… 멍멍…… 멍멍……!”


울면서 웃는 모습이라니. 그 자조적인 미소에 팜마는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앨리스가 괴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앨리스는 그간 쌓인 울분을 토해내려는 건지 스스로의 몸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페마는 큭큭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었다.

팜마는 그런 페마를 보다 오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즈는 훌쩍거리며 울다가 그녀의 손바닥에 머리를 비볐다. 이제 완전히 개가 되기로 마음먹기라도 한 건지……


“착하다…… 그 보답으로 네 친구는 놓아줄게. 하지만 너희는 풀어주지 않을 거야.”


오즈가 멍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어차피 놓아줄 생각 없었거든.”


팜마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속았다. 농락당하고, 능욕당하고, 욕보였다. 그러다 결국 항복했지만……

결국 그녀의 손바닥 안이었다. 그 충격이 큰 건지 오즈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다시 멍멍 짖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팜마의 품에 들어와 엉겨붙었다.


“어머?”


팜마는 의외란 듯 오즈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그를 안아주고 토닥였다.


“그래, 우리 착한 멍멍이-”






그 뒤로 앨리스와 오즈에게는 목줄이 걸렸다. 그리고 두 사람 다 네 발로 걷게 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앨리스는 고양이 귀에 매끈한 고양이 꼬리 딜도를, 오즈는 강아지 귀에 개꼬리를 달고 있었다.


“멍- 멍멍-”

“야, 야옹……”


오즈는 정말 개처럼 짖어댔다. 앨리스는 아직 이게 적응이 안됐는지 어설프게 고양이 흉내를 냈다. 그러자 앨리스를 끌고 다니던 페마는 그녀의 엉덩이를 장난스럽게 찰싹 때리며 말했다.


“밥 줄 테니 보채지 마렴.”


두 사람의 눈앞에 밥그릇이 놓여졌다. 그리고 둘은 엉덩이를 치켜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


“귀여워라~”

“정말 귀여워~”


그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고 있는 페마와 팜마. 그렇게 오즈와 앨리스는 그녀들의 섹스펫이자 육노예가 되어…… 언제 끝이 날지 모를 쾌락을 맛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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