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소드 - 엘리시스 최면 걸기
Added 2021-04-08 11:57:14 +0000 UTC“진짜야 이거?”
남자들은 멍한 눈으로 서있는 붉은 머리의 여인 앞에 있었다. 그들은 신기하단 듯이 여인을 위아래로 쳐다보면서 놀라고 있었고, 그들을 마주하고 있는 여인은 입술 안에서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이 멍청한 놈들!’
속으로 으르렁대고 있는 이 여인은 엘소드의 흔적을 찾아온 엘리시스였다. 지금 어쩌다 이렇게 됐냐고 한다면 약간의 속사정이 있었다.
본래 엘리시스는 여기 루벤 지역을 조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제약이 많았다. 왕국 기사단장인 그녀가 움직인 순간 그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거기다 부하들을 사적인 명목으로 움직인다면 지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휴가를 내고 몰래 이 곳으로 왔다.
평소 무장을 벗어던지고 사복으로 입은 건 당연했다. 물론 그래봐야 갑주만 제거해서 별 차이는 없었지만……
새삼 자신의 살랑대는 치마가 신경 쓰였다. 이제까지 이걸 입고 전장에 나선 건 움직이기 편해서였는데…… 거기다 하나로 모아 묶었던 머리도 풀어헤치니 엉덩이 어림에서 흔들리는 것도……
‘음.’
한 번 의식하기 시작하니 계속 그곳으로 눈이 갔다. 그래서 허벅지까지 올라온 흰 니삭스를 한 번 더 끌어올리거나, 목에 한 짧은 타이를 점검하기도 했다. 그렇게 꼼꼼하게 점검을 끝낸 엘리시스는 주변 탐문부터 시작했다.
“혹시 이런 사람을 보셨습니까.”
사진과 함께한 탐문은 의외로 빠르게 끝났다.
“아앙? 혹시 너 그 새끼랑 아는 사이냐?”
껄렁껄렁한 태도. 대충 차려입은 낡은 옷가지에 녹이 슬고 이가 빠진 무기로 무장한 무리. 척 보기에도 그들은 질이 나쁜 도적처럼 보였다. 엘리시스는 침착하게 길거리에서 대놓고 자신을 포위한 무리를 훑어보았다.
“그 사진 속 꼬마 때문에 두목님이 많이 언짢으시거든?”
“유물을 가져가려 하셨는데 방해를 받았어!”
마구잡이로 얼굴을 구기며 다가오는 통에 엘리시스는 할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어딨냐고 묻던 중인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올 줄 몰라서였다. 물론 이런 불의를 그냥 넘길 그녀가 아니었다. 저마다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도적들을 노려보던 엘리시스는 주먹을 뚜둑 풀었다.
“도망쳐!!”
저마다 멍 하나씩 달게 된 도적들은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어딜!”
엘리시스가 눈을 부라리며 달려들자 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엘리시스는 골목 곳곳으로 흩어진 그들을 쫓았다.
“어?”
분명 막다른 골목인데 보이지 않거나,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사라졌다. 뒤늦게 엘리시스는 이 뒷골목의 생리를 떠올렸다. 그들은 저마다 지름길을 알고 모종의 장치를 해놓는다. 그게 아니면 사각지대를 파악해두고 미리 숨을 곳을 마련해둔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전부 파악한다한들, 우두머리까지 도달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대부분 스파이를 심어두거나 배신하게끔 유도한다. 도적들의 결속력은 생각보다 약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고 인력도 없었다. 괜히 녀석들을 두들겨 팼나 싶었던 엘리시스는 골머리를 앓았다. 그들이 동생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 같은데 전부 흩어져버렸다. 이제 자신을 보기만 해도 달아날 것이다. 아니, 일찌감치 근처에도 오지 않을 게 분명했다.
‘어쩌지.’
다른 단서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데 괜히 눈앞에 걸 놓칠 순 없었다.
‘어떻게 해야……’
일단 하나라도 잡아서 심문을 해야 할까. 마음먹고 숨는다면 그들이 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도적들의 의리라면 단숨에 꼬리를 끊고 달아날 수 있을 터.
우두머리를 찾는 방법.
엘리시스는 고민 끝에 몇 가지 방책을 떠올렸다.
‘언제든 귀환할 것이다.’
그들이 우두머리를 찾는 경우는 큰일이 났거나 무언가를 헌상할 때. 마음먹고 뒤를 쫓아 전부 처리한다면 그들은 우두머리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지도 모르는데 그런 일로 시간 낭비를 할 수 없었다.
다른 하나는 헌상. 값비싼 물건을 얻게 된다면 빼돌리지 못할 것이다. 한 지역을 좀먹는 도적떼라면 그 두목의 영향력을 알고 있을 터. 순순히 바쳐 올려 자신을 어필할 게 분명 했다.
‘역시 후자인가.’
기사단을 온전히 쓸 수 있었다면 전자를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휴가 중. 거기다 개인적인 일로 왕국의 힘을 쓴다면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내놓은 건 일부러 돈을 흘리는 것이었다. 묵직한 금화 주머니를 줍는다면 분명 우두머리에게 바칠 것이다! 그래서 금화가 가득 담긴 실크 주머니를 떨어뜨렸다.
“저기, 이거 흘리셨어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저기요 아가씨. 이거 떨어뜨린 거 같은데.”
“아, 고마워요……”
……
“저기요?”
“이봐요.”
“저기.”
엘리시스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빈 그릇을 노려보았다. 생각보다 마을 사람들이 친절했다.
‘이대론 안되는데.’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아까 그 도적들이 들이닥쳤다. 혹시 두목과 함께온 건가 싶었지만 그들이 대동한 건 로브를 두른 음침해보이는 남자였다.
엘리시스는 그들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이들을 전부 잡으면 그래도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하! 이제 넌 끝이다!”
엘리시스는 말없이 로브를 두른 남자를 가리켰다. 앞서 외치던 도적은 코웃음을 치며 그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마법이란 초자연적인 힘을 넘어선 최면을 쓸 수 있는 마술사시지! 마법은 대처법이 있지만 이건 절대 없다! 그래서 무적이지! 하하! 네년 뭐하는 년인진 몰라도 이제-”
엘리시스는 귀를 닫아버렸다. 그들이 얼마나 떠들던 간에 상관없었다. 지금 당장은 작전을 모색하기 바빴다.
‘측근 하나만 있었어도……’
계책을 잘 쓰는 녀석이 하나 있었다. 새삼 그 녀석만이라도 데려왔으면…… 이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최면술사란 녀석이 실을 매단 두꺼운 고리를 흔들었다.
“넌 이제 꼼짝하지 못한다……”
중얼거리는 그를 보며 엘리시스는 한심하단 생각부터 했다. 이런 미신을 믿는 녀석이 엘리시온에 존재했다니. 차라리 자신이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게 더 나을 정도였다.
“대체 이런 짓을 해서 어쩌려는 거지?”
“어쩌긴? 본 때를 보여주고 두목에게 데려가야지! 네년이 그놈과 무슨 사인지 스스로 밝혀내게 만들고 그놈을 끌어내는 미끼로 쓸 거다!”
그 순간 불쾌하단 생각 사이로 한 가지 작전이 떠올랐다. 흐흐 웃으면서 고리를 흔드는 최면술사를 쳐다보던 엘리시스는 눈에 힘을 풀었다. 그리곤 머리를 흐느적거리더니 갑자기 우뚝 멈춰섰다.
“오……!”
도적들은 감탄했고 최면술사는 흐흐 웃었다.
“어때.”
“역시!”
“가만. 근데 진짜 걸린 거 맞아……?”
도적들은 신기해하긴 했으나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자신을 두들겨팼던 여자니, 조심하는 건 당연했다. 최면술사는 그들의 불신에 코를 슥 문지르며 말했다.
“일어나라!”
그 말에 엘리시스는 천천히 일어났다. 눈엔 여전히 힘이 없었고, 도적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진짜구나!”
모두가 놀라는 사이 엘리시스는 속으로 한탄했다.
‘모자란 녀석들.’
그녀는 최면에 걸린 척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손쉽게 그들의 두목에게 가기 위해서였다. 약간의 트러블은 있겠지만 그건 감수해야 했다. 그것이 동생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니까!
“정말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그들의 미소를 본 순간 엘리시스는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그들은 도적이다. 저급하고 폭급하며 또 수준이 낮았다. 그런 그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를 눈앞에 두고 하는 짓이라면-
“춤추게 시켜보자고!”
“크흐흐 콧구멍에 아스파라거스를 꽂아보자.”
“아니지. 웃기는 표정을 만들게 하자고!”
……
……?
어쩌다보니 그들이 시키는대로 하게 됐지만 우려한 상황은 조금도 벌어지지 않았다. 대체 몇 살이나 먹었는데 애들이 하는 장난이나 친단 말인가. 엘리시스는 당장에라도 걸린 척 하는 걸 그만두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이 정도 유치한 장난쯤이야……
“가만…… 꼭 이런 걸 해야겠어?”
도적들 중 하나가 지금 상황을 지적했다. 엘리시스는 그들의 멍청함에 탄식하다 그가 나서는 걸 보고 긴장했다.
“도적질을 시키자!”
안돼……! 아무리 속는 척을 해준다지만 한계가 있다. 만일 범죄에 가담키라도 한다면…… 그때 최면술사가 혀를 차며 나섰다.
“아쉽게도 내 최면은 무력화가 전부야. 끽해야 멈춰라 움직여라 정돈 시킬 수 있지만 세밀한 행동은 어렵단 말이지.”
“쳇.”
다행이다. 갑갑한 건 갑갑한 거고 위험한 건 위험한 거다. 그들이 바보가 아니란 것에 만족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
그 순간 도적이 돌발상황을 벌였다. 갑작스레 치맛단을 잡아 올렸고. 엘리시스는 흠칫 떨었다. 하마터면 걷어찰 뻔했다. 다행히 필사적으로 참았기에 들키지 않았지만 도적이 치맛단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그의 과감한 행동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단련한 것 치곤 매끈한 피부에 근육이 고루 잡힌 건강한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거기다 작은 리본이 달린 귀여운 팬티까지 보여졌으니, 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오……”
식당엔 손님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민망함은 몇 십 배가 되었다. 아니, 애초에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게 이상한 것이지만……
엘리시스는 필사적으로 부끄러움을 참았다. 도적들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오고 시선도 집중되었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엄청 예쁜데.”
“그러게.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는 걸.”
팬티의 리본 장식을 툭툭 건드리던 도적이 최면술사를 쳐다보았다.
“이거 얼마나 유지되는 거야?”
“음. 내가 풀어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지만, 왜?”
“그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지. 혹시라도 최면이 풀려서 우릴 공격한다면 어쩔래? 이거 생긴 건 이래도 무지막지하단 말이지.”
최면술사는 물론 다른 도적들도 그 말에 동의하는 듯 했다. 팬티를 구경했던 것도 잊고 그들은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뭣들 하는 거야.’
곧장 데려갈 거란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은 어물쩍댔다. 그렇게 10여 분. 엘리시스의 인내심이 바닥날 때 쯤 그들은 행동을 개시했다.
“일단 꾸며가자고!”
그들은 각자 흩어졌다. 엘리시스는 최면으로 조종해서 그들의 임시 본부로 데려갔다.
‘여기가……?’
널찍하지만 가구는 거의 없는 집에 오게 되고, 얼마 안가 도적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저마다 여자 옷을 가득 들고 왔는데, 그걸 보고 엘리시스는 데려오기 전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설마?
“이거 어떻게 벗기는 거지?”
“내가 해볼게.”
“어차피 새로 입힐 건데 찢어버리면……”
도적들이 엘리시스의 주변으로 모이더니 그녀의 옷을 잡고 토의를 벌였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의견이 모인 건 스스로 벗게 하게 한 것이었다.
“옷을 벗어라!”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
각오는 했지만 갈수록 그들의 행태는 심해졌다. 하지만 어쩔까. 엘리시스는 그저 옷을 한 꺼풀 벗어낼 뿐이었다. 이어서 그들이 내미는 옷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너무 끼는 거 같은데?”
“이건 너무 큰 거 같고……”
그들은 하나같이 사이즈가 맞지 않은 옷들만을 가져왔다. 그저 여자 옷이면 다 입을 수 있는줄 알았나보다. 속으로 한숨을 뱉던 엘리시스는 그들 중 하나가 내민 걸 보았다.
속옷……?
지금까진 브래지어와 팬티로 치부를 가린 상태였기에 그나마 수치심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속옷을 갈아입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당장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음흉한 시선이 느껴졌는데, 나신이 되면 어떻겠는가! 아마 상상도 못할 짓거리를 당할 게 분명했다.
엘리시스는 고뇌했다. 이 속옷을 갈아입을지 말지.
“오오오!”
저들의 기호를 맞춰줄 필욘 없-
“잠깐 저대로 멈춰도 되지 않아?”
“그러지.”
응?
엘리시스는 시선을 깔았다. 그리고 보인 건 어느 새 훌렁 벗어던진 자신의 속옷과 깨끗이 드러난 자신의 알몸이었다.
꺄-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목이 턱 막혀왔고 몸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째서? 설마 진짜 최면이란 게 걸린 건가? 그게 아니고서야 몸의 자유를 잃었단 게 설명되지 않았다.
그보다…… 몸이 전부 드러났다! 팔로 가리지도 않고, 엘리시스는 당당하게 서있었다.
“오오……”
도적들은 저마다 한 구석씩 그녀의 몸을 감상했다.
희고 긴 목덜미, 깊은 쇄골, 아담한 어깨, 늘어지지 않고 팽팽한 팔뚝, 가늘고 균일한 손가락, 분홍빛이 감도는 손톱,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폭 들어간 배꼽, 희미하게 근육이 자리잡힌 탄탄한 배, 쥐기 좋아보이는 뽀얀 젖가슴, 둥그스럼한 엉덩이, 살집이 충만한 허벅지, 예쁘게 뻗은 종아리와 볼록한 발등, 아기자기한 발가락.
그들의 눈은 엘리시스의 몸 구석구석 훑어댔다. 뿐만 아니라 그걸 만지고 싶어하는 손짓을 보였다. 그 손을 보고 있자니 절로 몸이 더듬어지는 착각이 들었다.
“엄청 예쁜데.”
“대체 이 몸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온 거지?”
“이 팔 좀 봐. 잘못 건드리면 부러지겠는데……”
“피부도 좋은 걸. 큼큼. 좋은 냄새도 나고……”
엘리시스의 얼굴을 시뻘개져있었다. 품평당한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평생 들을 칭찬을 다들은 것 같았다. 안그래도 그런 말들에 취약한 그녀에게 진심 어린 칭찬에 정신이 마비되었다.
“안되겠어…… 만져볼래!”
“야, 그러다 두목이……”
“두목도 봐주지 않을까? 이렇게 예쁜데……”
그들은 일제히 수군거렸다. 두목에게 온전히 상납할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건드릴지 갈등하고 있었다. 실상 이런 갈등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만큼 그녀의 육신은 매혹적이었다. 두목에게 바치자는 녀석들조차 힐긋거리며 침을 삼켜댔다.
“그럼 조금만이라도.”
아주 조금의 타협. 티나지 않게 건드리잔 것이 두 무리가 채택한 것이었다. 혹여 이상이라도 발견된다면 상납하지 않으니만 못한단 것이 이유였다. 문제는 그 조금의 허락으로 무너질 거란 건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쓰흡-”
침을 흘리던 도적 하나가 엘리시스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특유의 말캉한 허벅지 살에 뺨을 비비면서 행복한 숨소리를 냈다. 그건 다른 도적들도 비슷했다. 저마다 부위가 다를 뿐 행동은 거기서 거기였다.
천박했다. 지저분하게 혀로 낼름거리며 핥는가하면 일부러 소리를 내며 냄새를 맡았다. 그들을 천박하다 판명지은 이유는 지금 하는 행동 때문이기도 했지만 힘차게 부풀어있는 다리 사이 때문이었다. 바지가 찢기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로 꿈틀대는 가랑이를 보면서 엘리시스는 몸을 떨었다.
당장에라도 놈들을 떨쳐내고 짓이기고 싶었지만 몸은 여전히 틀에 박히기라도 한 듯 꼼짝하지 않았다. 어쩌면 몸에 들러붙은 것들 때문일지도 몰랐다. 놈들은 정말 필사적으로 질척댔다.
“하아- 괜찮은 거 같은데-”
“난 모르겠어. 좀 더……!”
그들의 상태는 고조되고 있었다. 그건 정말 이상할 정도였다. 방금까지 두목에게 상납하는 것만 상상하던 놈들이 지금은 엘리시스의 몸을 탐하지 못해 안달이 나있었다. 엘리시스의 눈은 이 자리를 지켜보기만 하는 최면술사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의 미소를 보고나서야 무슨 일인지 알았다.
그들 역시 최면에 걸려있었다. 대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엘리시스에게 최면을 걸 때 동시에 걸었을지도 몰랐다.
“깔아버리자.”
그때 도적 하나가 결연하게 말했다. 그는 바지춤을 풀어헤치기 시작했고, 그를 보던 다른 도적들도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최면이 붙들고 있던 이성이 꿈틀거린 모양이다. 물론 그건 길지 않았다. 금세 바지를 끌러내린 도적이 잔뜩 부푼 음경을 허벅지에 비비며 기뻐하는 걸 보고, 다른 도적들도 금세 동화되었다.
곳곳에서 솟아난 남성기들을 보며 엘리시스의 눈동자 역시 커졌다.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들러붙는 이 추잡한 것들을 보며, 그녀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대체 뭐하는 거야!’
최악으로 가정해두었던 것이 실현됐다. 실상 그걸 가정한 것도 떨쳐낼 수 있었기에 한 것이었다. 막상 어떤 저항도 못하는 상태에서 이런 위기에 처해지니 땀이 나고 몸에 열이 뻗쳤다.
‘싫어! 안돼……!’
몸 곳곳에 비벼지는 뜨끈뜨끈한 음경이, 몸을 더듬는 손길이 엘리시스의 모든 감각을 차지했다.
‘안돼…… 안된다고……!’
처녀는 아니지만 남에게 쉽게 몸을 허락할 정도로 헤프지도 않았다. 엘리시스는 어떻게든 최면에서 깨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유두를 부드럽게 굴리거나 음부를 매만지는 손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으읏……!”
엘리시스의 입에서 신음이 샜다. 그리고 입술이 생각대로 움직인단 걸 알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당장 그만둬! 분명 그렇게 외쳤을 것이다.
“조금 더 세게 해줘……!”
그러나 나온 건 애원이었다. 생각과는 다른 말이 나왔고, 도적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엄청난 여자잖아!”
부드럽던 손길은 거칠게 변했다. 유두를 굴리던 손은 마구잡이로 꼬집어 당기고, 가슴을 주무르던 건 쥐어짜대기 바빴다. 음부를 건드리던 손길은 두 손가락으로 마구 쑤셔대는 식으로 바뀌었다.
거칠다. 그러나 엘리시스의 몸은 충분히 반응하고 있었다.
“흑!”
“자, 그럼……”
그들의 거친 애무에 엘리시스는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건 서서히 솟구치는 쾌락의 감정이었다. 이제까지 잊고 있던, 아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극락!
“안돼…… 안돼애……!”
엘리시스는 생각한대로 말을 내뱉었다. 발끝에서부터 가슴까지 차오르는 자극. 온몸이 덜덜 떨리고 숨이 절로 토해지는 극상의 만족감에 엘리시스는 눈을 반쯤 까뒤집었다. 이어서 음핵을 잡는 손을 흠뻑 적시는 음액의 세례에 도적들은 낄낄거리며 감탄했다.
지금 그녀의 표정은 아주 볼만했다. 입술을 바르르 떨면서 침을 흘리는 모습에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이라니. 그것도 기사단장이었던 그녀가 이렇게까지 망가질 줄이야! 물론 그녀의 정체에 대해 모르는 도적들은 아주 좋은 암컷을 얻었다며 좋아했다.
“자!”
도적 하나가 주저앉은 엘리시스의 코를 붙잡았다. 호흡기 하나가 막힌 엘리시스는 입을 벌리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 틈에 도적이 끌러낸 음경 하나가 파고 들었다. 단숨에 입안에 쳐들어간 음경은 그 속을 깊숙이 헤집었다. 특히 그 두꺼운 음경이 목구멍과 목젖을 동시에 누르는 바람에 엘리시스는 헛구역질을 해댔다.
물론 이건 도적에겐 좋은 일이었다. 목이 수축하면서 음경을 꽉 조여왔다.
“좋아!”
녀석은 엘리시스의 가슴 위로 올라타선 그녀의 뒤통수를 붙잡았다. 그리곤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며 음경을 더 깊이 박았다. 엘리시스는 죽을 맛이었다. 안그래도 귀두가 목을 눌러댈 때 숨이 막혀 괴로웠는데 지금은 통째로 목에 쳐박혀버렸다. 그런 상태에서 넣었다 빼댔으니, 그녀의 괴로움은 상당했다.
“윽! 으웁!!”
그 사이 도적 둘이 그녀의 다리를 활짝 벌렸다. 엘리시스의 입을 쓰던 녀석은 그녀가 바로 누울 수 있게 해주곤 아예 하반신으로 얼굴을 깔아버렸다.
“으읍!”
자세를 바꾸는 동안 숨이 텄던 엘리시스는 다시 한 번 파고 드는 음경에 헛구역질을 했다. 그 상태에서 다리를 벌린 두 도적이 음부와 항문을 동시에 두 손가락으로 쑤셔대니,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꿈틀거렸다.
그러나 엘리시스의 몸은 괴로운 감정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애액을 줄줄 흘려대며 유두와 음핵을 빳빳이 세우고 있었다. 이건 육체가 극한의 상황에 이르자 엔돌핀을 뿜어댔기 때문이었다. 고통을 덮기 위한 쾌락 물질이 괴로움에 처하고 나서야 넘쳐흘렀다.
이 고통과 쾌락은 입을 쓰던 도적이 사정을 하면서 극에 다다랐다. 녀석은 엘리시스가 그걸 토해내지도 못하게, 전부 삼킬 때까지 기다렸다. 정액이 입과 목에 가득 차오른 이때에도 하반신을 괴롭히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이 어쩔줄 모르게 만드는 격한 애무 때문에라도 엘리시스는 정액을 삼켜버렸다.
그때서야 도적은 그녀를 놔주었고, 엘리시스는 헛구역질을 해대다 아래쪽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손가락은 음부와 항문에 박혀 있었다. 어찌나 심하게 쑤셨는지 음부는 물론, 여기서 흘러내려 젖어있던 항문 역시 뻣뻣해졌다. 그래서인지 손가락이 뒤로 빠질 때마다 질벽과 장벽이 놔주지 않는 것처럼 딸려나오려했다.
“하악…… 흑……”
괴로운 소리. 엘리시스는 그들의 손이 멈추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사…… 살려줘……”
그녀의 입에서 나온 건 애원이었다. 그것도 살려달란 부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낯선 고통과 쾌락이 번갈아가며 정신을 괴롭혔으니, 정말 죽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러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지만…… 그들은 들어주지 않았다.
“후-”
도적 하나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이미 본능이 몸을 지배한 상태였다. 이제 두목에게 상납하고 말고는 상관없었다. 그저 눈앞의 이 여인을 농락하고 싶었다.
꾹-
누군가가 음부를 발로 눌렀다. 엘리시스는 순간 상체가 튕겨지듯 위로 솟구쳤다.
“어딜 맘대로 짖어대. 우리한테 붙잡힌 주제에 말이야.”
“그우우- 아아……!”
연속된 경직과 이완으로 풀려버린 혀는 사람의 말이 아닌 소리를 만들어냈다. 엘리시스가 부릅 뜬 눈으로 꾹꾹 눌려지는 음부를 내려다보았고, 그 사이 다른 도적이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녀를 반쯤 일으켜 세웠다.
“자, 자. 어서 일어나. 아직 한참 남았다고.”
엘리시스는 도적이 일으키려는 것이 무색하게 다시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였다. 그리곤 덜덜 떨리는 눈으로 자신을 둘러싼 남자들을 보았다. 아직 바짝 솟아있는 음경들이 보였다. 그건 전쟁에서 자신을 포위한 녀석들의 검보다 무시무시했다. 언제든 엘리시스를 괴롭게 만들 수 있는 무기였다.
엘리시스는 그걸 보고 온 힘을 다해 일어났다. 그리고 도망치기 위해 그들의 틈을 보았다.
‘도망…… 쳐야해……!’
필사의 의지. 그것이 발휘되려는 순간……
“안돼.”
휘파람과 함께 들려온 부정의 말. 엘리시스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발끝으로 앉았으면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아……!?’
그리고 그대로 허벅지를 활짝 벌렸다. 유연한 그녀의 몸은 접혀진 다리가 거의 180도에 가깝게 벌려져도 미동이 없었다. 도적들은 그 유연함보단 그렇게 하면서 훤히 드러난 그녀의 다리 사이에 집중했다. 붉은 음모가 땀에 젖어 차분히 가라앉은 것이, 살이 당겨지면서 살짝 벌려진 음부가, 종아리와 몸무게에 눌려 한계까지 빵빵해진 허벅지가, 모든 것이 눈을 자극했다.
그 상태에서 엘리시스가 두 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곤 두 손을 뒷목에 두고서 매혹적인 웃음을 보였다. 깔끔하게 털이 밀린 매끈한 겨드랑이와 피부가 당겨지면서 볼륨이 올라간 가슴, 거기에 색기 넘치는 미소. 지금 엘리시스의 모습은……
야했다. 당연히 그걸 보던 도적들은 단숨에 엘리시스에게 달려들었고, 시작부터 여섯의 남자들이 음경을 디밀었다.
입, 음부, 항문, 두 손, 발바닥, 그들은 저마다 불편한 자세로 엘리시스에게 들러붙었다. 엘리시스는 허리가 뒤로 꺾인 채 도적 하나 위에 얹어져있었다. 그렇다고 두 다리가 바닥에 붙어있지도 않았다. 항문에 삽입했던 놈이 양쪽 허벅지를 잡고, 아래쪽에 깔려 음부에 삽입한 놈이 허리를 잡았다. 그리고 입을 쓰는 놈은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엘리시스는 거의 허공에 고정되어 있었다.
“으읍! 읍!”
아깐 숨이 막히고 괴로웠다면 지금은 힘겨웠다. 근육이 땡기고 뼈가 뻐근했다. 그러나 도적들은 마구잡이였다. 그녀의 괴로움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으그흑……!”
간신히 입이 쉴 수 있게 됐을 때에도 도적들은 많았다. 심지어 하반신으로만 그들을 받게 된 것도 몇 명이 조금 질린다는 이유로 쉬어서였다.
“아. 오셨습니까.”
엘리시스가 정액 비린내에 뒤덮일 때 쯤, 거한 하나가 들어섰다.
벤더스. 그녀가 만나려 했던 사내였다.
“이 년이 그 놈을 찾는다고 해서……”
도적 하나가 그렇게 말했고, 벤더스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눈으로 엘리시스를 노려보았다.
“닮았구만.”
“예? 그런가요?”
“그래, 쓸만 하던?”
“그렇습죠.”
그 말이 끝이었다. 지쳐있는 엘리시스에게 다가간 벤더스는 다른 도적들과는 달리 우람한 음경을 내보였다. 그걸 본 엘리시스는 경악했다. 그건 다른 놈들 것을 몇 개는 합친 굵기와 길이였다. 큰 덩치만큼이나 가랑이 사이에 붙은 것도 무지막지했다.
“아…… 안돼…… 그런 거 안들어간단 말이야……”
낮은 절규. 그러나 그걸 들어주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도적들은 엘리시스를 붙잡았고, 음부를 손가락으로 휘저어 자기들이 싸질렀던 걸 빼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청소가 되고, 엘리시스를 번쩍 들어올렸다.
“안돼……! 안돼!”
의미 없는 발버둥. 벤더스는 주저없이 엘리시스와 섹스를 벌였다. 그저 반만 넣었을 뿐인데도 질벽이 비명을 질렀다. 끝까지 밀어넣었을 땐 배가 불룩해져 있었다.
“싫…… 싫어어……”
엘리시스가 눈물을 떨구며 애잔한 소릴 냈다. 그리고 벤더스는 자신을 쓰러뜨리고 달아난 엘소드를 상상하며 엘리시스를 몇 번이고 깔았다.
이후로 엘리시스가 자기 동생을 찾게 될 일은 없었다. 아니, 엘리시스 본인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 기사단에선 몇 번이고 그녀를 찾으려고 했지만 루벤에서 끝으로 모습을 본 적이 없단 말만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