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다른 세상의 나는 여자라고?
Added 2021-07-04 13:59:23 +0000 UTC현수는 나른하게 하품하며 거리를 나돌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밖에 돌아다닐 일이 없어서 기분 전환 삼아 산책을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지루한 느낌이었다.
‘뭐 재밌는 거 없나.’
호기심 가득한 그의 눈에 보인 건 골목 안쪽으로 향하는 팻말이었다. 골동품점이라며 걸린 팻말은 낡아빠져서 당장이라도 부숴질 거 같았다. 현수는 마케팅을 제법 잘 했다는 생각에 그 안으로 들어갔다. 퀘퀘한 냄새를 맡으며 들어선 골목 안에는 생각보다 훨씬 낡아빠진 골동품점이 있었다.
“오.”
일단 합격점. 심심했던 그의 마음에 흥미를 조금 끌어내주었다. 내부는 더 굉장했다. 습한 냄새에 곳곳에 설치된 거미줄까지 완벽했다. 어둑한 조명과 시꺼먼 인테리어 역시 뭔가 수상한 기운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수가 이런 것에 혹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그래 봐야 꼬박꼬박 세금 내고 사업신고도 한 가게겠지. 컨셉 하나는 잘 잡았네.“
현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안을 돌아다녔다. 이상하게 먼지는 쌓여있지 않은 가판대를 둘러보다 특이하게 생긴 거울 하나를 발견했다. 나무줄기가 꼬여있는 듯한 형태에 색상도 푸르스름했다.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만든 듯한 모습이었다.
그게 신기해서 기웃거리니 그의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싸게 줄게요.”
“와학!!”
현수는 기척도 없이 나타난 거적데기 노인을 보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할머니인지 할아버지인지 모를 노인은 거울을 집어서 현수의 손에 쥐여주었다.
“아, 아니-”
현수는 그걸 거절하려다 기이한 느낌에 거울을 내려다보았다.
예쁘다. 모르긴 몰라도 여자들은 좋아할법한 디자인이었다. 그 말은 즉, 남자인 현수에게는 그저 그렇단 소리였다. 차라리 되파는 거면 모르겠지만…… 구태여 이런 걸 사고 싶지 않았다.
“만 원만 주세요.”
“만 원?”
참으로 애매한 가격. 이 정도면 더 받아도 될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노인이 말을 덧붙였다.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거예요. 시험 삼아 한 번 사갖고 가봐요.”
“인생을 바꿔줘요? 후흐흐-”
현수는 그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로 믿어서가 아니라 눈앞의 노인이 물건을 팔기 위해 애를 쓰는 게 느껴져서 그랬다. 이렇게까지 컨셉을 잡고 말하는 데 그냥 거절하기도 뭣했기에 지갑을 열었다.
현수는 거울을 이리저리 살피며 어디에 둘까 고민했다. 여차하면 중고 장터에 팔아도 되니 한 번 알아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가게를 나오고 나서는 딴 생각 뿐이었다. 노인이 거울을 판매한 골동품점도, 안으로 안내하는 입간판도 사라진 줄도 모르고 느긋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
“아무리 봐도 그냥 거울이란 말이지.”
현수는 심각한 얼굴로 탁상에 올려둔 거울을 노려보았다. 자기 얼굴이 비춰지는 거 말고는 그닥 다를 게 없었다. 설마 그 노인의 말마따나 인생을 바꿔주리라는 기대는 조금도 없었다.
“으음, 그냥 내가 쓸까.”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거울이 잠시 일렁였다. 현수는 잘못 봤나 싶어서 눈을 문지르고 다시 거울을 바라보았다.
“내가 오늘 피곤한ㄱ”
어?
현수의 눈에 비친 건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가 알던 자신의 얼굴이 아닌 전혀 모르는 여자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걸 보고 비명이 터지려던 찰나 현수의 눈에 그녀의 얼굴이 제대로 박혔다.
“어?”
거울 속 여인은 현수처럼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현수가 손을 들어 얼굴을 매만지니 그녀 역시 따라서 얼굴을 만졌다.
‘이게 뭐야?’
현수는 놀라서 자기 얼굴을 주물렀다. 그러자 거울 속 여인 역시 그를 따라 얼굴을 만졌다. 그게 워낙 기괴하고 놀라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제야 그녀의 얼굴이 구석구석 눈에 들어왔다.
눈…… 코…… 입…… 자세히 뜯어보면 현수와 판박이였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미인이었지만 이렇게 보니 굉장히 이질감이 들었다.
이건 꼭……
‘내가 여자가 된 거 같잖아.’
그런 생각을 하던 현수는 푸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저 정교하게 짜인 딥 페이크 기술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신기했다. 그제야 현수는 그 노인의 말을 곱씹으며 손을 뻗었다.
“고놈 참 신기하네. 이거로 영상 찍어 올리면 조회수 터지는 거 아냐?”
현수는 그렇게 말하며 거울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현수의 몸은 거울로 빨려 들어갔다. 그 자리에 남은 건 노인이 판 거울 뿐……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
현수는 거울을 이리저리 살폈다. 아무리 봐도 특별한 장치는 없었다. 배터리를 넣을 공간도 없고, 영상을 출력할 회로를 넣기에도 부족해보였다. 그래서 이리저리 살피던 현수는 다시 거울을 탁상에 두고 바라보았다.
“이거 진짜 어떻게 한-”
현수는 말을 하다 말고 눈을 껌뻑였다. 거울 속 여인 역시 멍청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아, 아, 아.”
현수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서 가볍게 목을 풀었다. 하지만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여자 목소리다. 평소 굵직했던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가느다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무엇보다 이상한 건…… 그 소리가 직접 냈단 점이었다. 몇 번이고 잘못 들었나 싶어 아아, 소리를 내던 현수는 고개를 돌려 탁상에 낯선 물건을 발견했다.
화장대. 남자의 방에 결코 있어선 안 될 다양한 화장품과 거울이 놓여있었다. 이제 보니 방 안의 인테리어도 좀 달라져 있었다. 어두칙칙한 벽지가 좀 더 화사해졌고 침구에서는 꽃향기가 나고 있었다. 심지어 귀여운 인형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걸 본 현수는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위화감이 느껴지는 아랫도리와 봉긋하게 솟은 가슴의 볼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으허아아악-!?”
현수는 비명을 질렀다. 그걸로도 모자라 열심히 발을 동동 구르며 난리를 쳤다. 그만큼 이 사태는 가벼운 게 아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난리를 치던 현수는 차분히 심호흡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착각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몸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너무 사실적이었다. 부푼 가슴이야 꿈이라 치부할 수 있었지만 아랫도리의 허전함은 도저히 구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수는 조금씩 손을 내리더니 가랑이 사이에 두었다.
텁-
옷 위로 만져지는 건 없었다. 손에 느껴지는 건 말랑함 뿐이었다.
“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다고-!!”
현수는 바닥을 쾅쾅 밟으며 소리쳤다. 그러다 방금 느꼈던 손맛을 되새겼다.
역시 없었다. 그저 그런 변화가 아니었다. 가슴을 만져보니 그 느낌 역시 확실했다.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아니…… 대체 왜……?”
현수의 혼란은 계속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더듬어대고 있었다. 왠지 느낌이 좋달지…… 아니, 그보다는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중독적이었다.
특히 가슴 쪽이 대단히 좋았다. 볼륨이 적당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옷과 속옷에 감춰진 유방의 크기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뭔가 숨쉬기가 애매하다 싶었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의 존재감이 엄청났다.
아랫도리도 마찬가지였다. 폭신폭신한 것이 부드러운 솜뭉치를 만지는 거 같다고 해야 하나…… 여체를 만지는 즐거움에 조금씩 눈뜨게 되었다.
‘아, 이거…… 좀 좋은데……’
현수는 무심결에 계속 손장난을 치다 뒤늦게 정신이 퍼뜩 들었다.
“이게 아니야! 이게 아니라고-!! 갑자기 여자가 됐는데 이럴 게 아니잖아-!!”
현수는 자괴감에 미친 듯이 소리쳤다. 갑자기 여자가 된 것도 어이가 없는데 자기 몸을 만져대면서 관찰이나 하고 있다니……! 현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난리를 쳤다.
쾅!
“아니 씹! 조용히 좀 해라! 사플이 안 되잖아 사플이!! 왜 자꾸 지랄인데!!”
그때 문을 열고 현수의 남동생이 들이닥쳤다. 난리를 치던 현수는 그의 등장에 경악했다. 과연 그가 현수 자신이 거울 속 여인으로 변해버린 걸 알아차릴까. 낯선 여자가 방 안에 있으니 분명 신고하거나 쫓겨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선지 남동생의 반응은 그게 끝이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소리를 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현수가 이상해진 꼴이었다. 현수는 그가 나가고 다급하게 스마트폰을 찾았다. 부랄 친구이자 동네 친구인 김원혁…… 그의 연락처가 보였다. 하지만 그 외에는 처음 보는 이름이 가득했다. 단톡방도 마찬가지였다. 몇 개가 되는지 모를 방이 한가득 있었다.
“이건 또 뭐야?”
심지어 스마트폰 옆에 있는 건 화보 잡지…… 그것도 현수 자신의 모습이 찍힌 페이지가 펼쳐진 잡지였다.
이렇게 보니 상당한 미인이었다. 거울로 보던 얼굴보다 좀 더 화사하고 예쁜 것이 이게 화장의 힘인가 싶었다.
‘이딴 감상평이나 늘어놓을 때가 아니야!’
현수는 곧장 방을 박차고 나왔다. 그러더니 바로 옆에 있는 자신의 남동생 방에 쳐들어갔다.
“300에 에땁! 좆됐어!”
“야! 이현우!”
“아니 씹! 뭔데 너!! 갑자기 왜 남의 방에 들어오는데!”
“너 지금 게임이 하고 싶어!? 형이 여자가 됐는데!?”
“뭐?”
남동생 현우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마치 미친 사람을 보는 것처럼 황당하단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더니 헤드셋에 들리는 소리에 뚱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 미안. 누나년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아, 몰라. 갑자기 지가 여자가 됐대. 미쳤나 봐. 아, 빨리 나가!”
현수는 그대로 불호령과 함께 쫓겨났다. 덩그러니 방 밖에 남겨진 현수는 멍하니 자기 몸을 내려다보더니 여기저기 더듬었다.
꿈이 아니다.
분명…… 이건 현실이었다.
*
그 날 저녁. 현수는 방 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향긋한 자신의 방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똑똑-
“저녁 먹으렴-”
현수는 노크 소리에 방에서 나오고 식탁에 앉을 때까지도 멍한 얼굴이었다. 엄마도 그렇고, 현우도 그렇고 아무도 현수의 변화를 지적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현수가 여자인 것처럼 행동하고 대해주었다.
“아버지도 곧 오신다니까 조금만 기다리자.”
“네-”
“저기-”
현수가 운을 떼자 엄마가 웃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내가 언제부터 여자였어?”
그 말에 엄마는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남동생인 현우를 보았다. 현우는 질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야 우리 딸, 날 때부터 여자였지.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어, 아니야…… 아하하……”
“나왔어 여보~”
그때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현수는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화들짝 놀랐다. 분명 목소리가 이질적이라 생각했는데……
모르는 사람이었다. 가족은 전부 그대로였는데 아빠는 달라져 있었다. 그를 본 현수는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세요……?”
“엉?”
그 말에 아빠는 물론 엄마나 현우의 반응도 싸늘했다.
“와, 자기 아빠한테 누구세요를 박네. 정신 차려 제발!”
“혹시 용돈이 모자랐니……?”
“일단 짐부터 내려놓고 와요. 오늘 현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봐요.”
“어, 어? 어?”
아빠는 그대로 엄마와 함께 큰 방으로 갔다. 현우는 한숨을 푹 쉬더니 혀를 차며 말했다.
“아니 오늘따라 왜 그래? 너 이상한 건 알고 있었는데 오늘 유독 미친년 같아.”
“아, 어? 어…… 그래?”
“이거 봐! 지금도! 평소 같으면 누구더러 년이라면서 개지랄하잖아……! 진짜 뭔일 있어?”
현우의 추궁에 현수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쯤 되니 비정상인 건 현수였다.
“어…… 아냐…… 별일 없었어.”
“……하여간 그딴 쌉소리 좀 지껄이지 마. 아빠 안 그래도 요즘 스트레스 받는다는데.”
“뭔 얘기 하고 있었니?”
때마침 엄마 아빠가 식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식사가 시작될 때 아빠가 걱정스레 물었다.
“현수야, 괜찮니?”
“네? 아, 아, 괜찮아요.”
“요즘 한창 바빠서 정신이 없었나 봐요. 학교 홍보도 하고, 피팅 모델도 하니 스트레스가 쌓일만도 하죠.”
피팅 모델. 잡지에 박혀있는 자신의 사진이 떠오른 현수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 일이 언제 또 잡혀 있었더라?”
“얘는…… 매니저 언니한테 물어보지 않고는.”
“아, 맞다. 하하……”
“정말 괜찮은 거니? 너무 힘들면 잠깐 내려놓고 해. 꿈도 좋지만 몸부터 챙겨야지.”
“괜찮아요.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나 봐요. 죄송해요.”
현수는 미소 지으며 아빠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미소에 아빠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렸다.
“역시, 누구 딸인지 몰라도 진짜 예쁘다니까. 이러니 ○○대에서 그렇게 홍보 모델을 세우고 싶다고 어필을 하지.”
“난 봐도 모르겠던데. 그냥 콩깍지 아니에요?”
“같은 과에서도 이만한 미녀를 찾기 힘들다잖냐. 오죽하면 아빠한테까지 전화를 걸어서 통사정을 했겠어. 제발 따님 좀 설득해달라고 말이야.”
“그러니 엄마는 둘 중 하나를 그만둬도 괜찮다고 생각해. 특히 학업까지 하면서 홍보까지 하면 많이 지칠 테니까……”
현수는 간간이 고개만 끄덕이면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들은 대화를 토대로 침대에 누워 정보를 정리했다.
지금 현수는 여자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인이었다. 자신의 얼굴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정말 예뻤다. 원래 몸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미녀였고, 말도 못 붙일 정도로 눈부셨다. 화장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변할지 상상도 안갔다.
“그런데 왜 갑자기……”
하지만 뭐가 됐든 현수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아무리 말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은 미녀가 되었고, 팔자도 이전보다 폈다고는 하나 지금은 여자였다. 갑자기 남자로서 군대를 갔던 게 억울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나중에 애를 낳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앞날이 깜깜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여자가 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거울.’
문득 골동품점에서 산 거울이 떠올랐다. 거울 속에 보았던 지금의 모습…… 노인이 말했던 인생을 바꿔준다던 문구랑 딱 맞았다.
거울로 여자가 되었다면……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 생각에 벌떡 일어나 거울을 집었다. 그러다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어차피 바꿀 수 있다면 조금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이런 미녀의 삶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거울을 보려던 현수는 다시 침대로 향했다.
그러던 중 보인 건 어느 서랍이었다.
왜 거기에 눈길이 갔는지 몰랐다. 그냥……? 뭔가 그걸 열고 싶었다.
그래서 열어보았다.
“와.”
현수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서랍장 안에 든 건 빼곡하게 들어찬 성인 기구였다. 그 중에는 처음 보는 형태의 물건도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그것도 음란한 짓을 할 때 쓴단 걸 알았다. 현수는 딜도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분명 남성기를 본따 만든 실리콘제 딜도인데 그렇게 혐오감이 들지 않았다. 뭔가…… 오히려 기분이 이상해졌다.
생각해보면 처음 몸을 더듬을 때도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감도가 좋은 건지 어딜 만져도 피부가 간질거리며 반응했다. 이 정도면 진짜 예민한 게 아닌가? 아니 그 전에 이 몸으로 있을 때 얼마나 음란했던 건가? 그런 생각으로 딜도를 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이런 걸 해봐야 뭐가 좋을까. 물론 조금 호기심이 들었지만 현수의 정신만큼은 남자였다. 그러니 성인 동인지마냥 쾌락을 깨우쳐 암컷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딜도는 다시 서랍장에 넣어두었다.
현수는 문득 SNS에서 종종 보는 음란 계정을 떠올렸다. 소위 일탈계라고 불리는 야한 사진들이나 영상이 가득한 계정들…… 현수도 종종 거기서 신세를 지곤 했다.
현수는 슬쩍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헐렁한 반팔 셔츠와 돌핀 팬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뻤다. 그러면 이걸 작정하고 음탕하게 바꾸면 어떨까?
이건 자위와는 달랐다. 남자들의 눈호강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뿐이었다.
찰칵-
현수는 자기 몸을 몇 번 찍어보았다. 셀프 카메라는 익숙하지 않았기에 각도나 명암이 어설펐지만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니 봐줄만한 사진이 되었다. 그리고 잽싸게 트위터에 비밀 계정을 만들고 하나를 시험 삼아 올려보았다.
……반응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슬쩍 옷을 들추고 찍었다. 브래지어에 덮인 젖가슴. 특히 가려지지 못한 유방의 나머지 부분이 희고 투명해서 시선이 절로 갔다. 허리는 또 어떤가. 쏙 들어간 배처럼 허리 라인도 잘 살아있었다. 얼마나 관리를 잘한 걸까.
찰칵-
2분 뒤에 올린 사진. 셔츠를 들추고 속옷을 보여준 모습이었다.
그 다음은……
‘이거 은근 재밌네.’
현수는 키득거리면서 이번에는 브래지어를 위로 들추었다. 거침없이 위로 젖힌 브래지어 아래로…… 예쁜 가슴이 드러났다. 정말…… 예뻤다.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카메라 렌즈로 보던 현수는 자기 두 눈으로 직접 내려다보았다.
둥그런 유방. 브래지어에 눌려 있어서 그랬던 건지 볼륨이 대단했다. 한 손으로 쥘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컸다. 크기만 큰 게 아니었다. 무게감 때문에 살짝 늘어졌을 뿐, 거의 물방울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굉장한 피부 탄력인가……!
가슴 끝에 달린 유두는 어떤가. 남자일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먹음직스럽고 싱그러워보이는 유두가 바짝 솟아있었다. 유륜 역시 때가 타지 않아 깨끗하고 선명했다. 그렇게 두껍지도 않은 유두와 적당히 넓은 유륜은 지금까지 본 가슴 중 손꼽힌다고 자부했다.
거의 몇 분 동안 멍때리고 쳐다보던 현수는 뒤늦게 자기가 하려던 걸 기억해냈다.
찰칵-
“너희들 복받은 거야. 이전의 나라면 이런 거 안 했을 걸?”
현수는 우쭐거리며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분위기를 타버려서 유두를 살짝 집는다든지, 한 팔로 가슴을 모은다든지, 슬쩍 반바지를 내려 음부 위쪽을 보여준다든지 음란 사진을 대방출 했다.
그러나 곧장 반응이 오지 않았다. 현수는 뭔가 김이 새서 스마트폰을 휙 던져버렸다. 시간도 늦었고…… 그냥 잠이나 자자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
“응으으으……”
현수는 기분좋게 기지개를 켰다. 어제는 머리가 복잡했는데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개운해졌다.
“그보다 일 같은 건 안해도 되는 건가……”
현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고 몇 백개가 넘는 알림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사고라도 쳐버렸나? 그녀가 지금까지 한 거라고는 야한 사진을 찍어올린 거 뿐인데…… 설마 계정이 들통난 건가?
그런 심정으로 알림을 확인했다. 다행히 올렸던 사진에 대한 반응뿐이었다. 현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다 좋아요가 가득 박힌 걸 보고 댓글을 확인했다.
[ 빨통 ㅁㅊ;; 지금까지 본거 중에서 최고인 듯 ]
[ 빨고싶다 ]
[ 젖꼭지가 진짜 예쁘시네요. 따로 메시지 드려요~ ]
[ 뭐이리 커??? ]
[ 개좋아요 ]
[ 헤으응 눈나 쭈쭈 ]
“와.”
현수는 글에 가득 적힌 희롱에 눈이 돌아갔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천박한 단어들과 소름끼치는 문장들이 자신의 사진에 밀집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고 조금 우월감에 사로잡혔다.
글만이 아니었다. 메시지로 온 성희롱도 많았다. 돈이 필요하냐는 둥, 자기 고추 평가 좀 해달라는 둥, 하나 같이 거슬리는 것들 뿐이었다. 남자만 그러는 게 아니라 여자도 메시지가 왔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거…… 생각보다 배덕감이 있었다. 남자였던 자신의 몸에 이렇게까지 죽자 살자 덤벼드는 꼴이 우스웠다. 그러다 메시지 하나가 온 것에 눈이 갔다.
[ 한 번 만나지 않으실래요? ]
꽤나 정중한 어투였다. 하지만 지금 올라온 사진은 1장 빼고 죄다 가슴을 까고 있는 거니 이 사람도 변태가 분명했다. 호기심이 들긴 했지만 이런 사람을 상대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보다…… 이런 댓글들을 보고 있자니 이상해진 몸부터 어떻게 해야 했다.
‘으와아……’
현수는 아랫도리가 이상해서 바지를 슬쩍 벗어보았다. 그런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팬티가 젖어 있었다. 몸이 민감하단 건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올 줄 몰랐다.
‘……아니 이 정도면 그냥 욕구불만 아니야?’
실제로 아랫배도 근질거렸다. 정확히는 안쪽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 해버리면……’
현수는 조심스레 손을 내렸다. 그리고 아랫배를 지나 매끈하게 제모된 음부를 건드리려는 순간, 손가락이 그대로 미끄러져버렸다.
“하앙……?!”
현수는 민망한 소리를 내뱉다가 입을 꽉 다물었다. 방금 자신이 지른 소리였던가? 스스로가 듣기에도 창피하고 상당히 음란했다. 무엇보다 동생방에 들릴 수도 있었으니 조심해야 했다.
꿀꺽-
현수는 침을 삼키며 손을 내렸다. 그리고 질척해진 음부를 슬슬 문질렀다.
말랑말랑하다…… 그리고 따뜻했다. 몸이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만지고 있는 매끈한 음부만큼 뜨겁지 않았다.
‘기분 좋아.’
두근거린다…… 뭔가 아랫배의 근질거림이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이었지만 아직 부족했다. 그래서 열심히 손가락으로 음부를 매만졌다.
손가락이 찐득해질 정도로 애액이 넘쳐흘렀다. 역시 손만으로는 부족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던 중 무심결에 가운데 손가락으로 음순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음핵을 짓눌렀다.
“흡……!”
현수는 순간 자기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한순간 아랫도리가 들썩일 정도로 강렬한 충격이 느껴졌다. 현수는 토끼처럼 놀라 크게 뜬 눈으로 아래를 보았다. 그러다 덜덜 떨며 자기 손을 보았다.
방금 그건……
겉면을 만질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기절이라도 한 것처럼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다시 떠올려 봐도 방금 그 감각은 어떤 방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어떤 느낌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호기심이 들었다. 이 이상 만지면 어떻게 될까. 한 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무서웠다. 뭔가 한 번 선을 넘으면 돌이킬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슴의 격동이 흥분으로만 일어나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해보고 싶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현수는 스스로를 달래며 조심스레 음순을 문질렀다. 그러다 방금 찌릿한 느낌이 왔던 음핵을 본격적으로 건드렸다. 표피 안에 숨어있는 음핵은 발갛게 발기해서 손가락에 짓눌렸다. 그럴 때마다 현수는 하반신을 들썩였다. 뭔가 감당하기 어려운 느낌이 온몸을 파헤쳤다.
“흡…… 으훕…… 흣…… 으웃……!”
현수는 입을 막은 손에 힘을 주었다. 동시에 중간중간 숨까지 참아가며 소리를 삼켰다. 그러지 않으면 음핵을 문질러대는 손 때문에 소리를 지를 거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현수의 틀어막힌 입 안에서는 참지 못한 신음이 요동치고 있었다. 코로 간간이 흘러나오는 신음과는 비교도 안 될 거대한 소리가 담겼다.
쯔덕- 쯔덕-
손가락이 바쁘게 음핵을 문지르는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음핵 주변을 덮는 표피나 음순이 밀집되어 있었기에 차진 살소리가 울렸다. 현수도 그 소리가 들렸지만 차마 손을 멈출 수 없었다. 소리는 어떻게 참아도 이미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기분 좋아……
정말…… 기분 좋아……
지금 이 순간 현수에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로지 음핵을 자극하는 쾌락만을 느끼며, 허리를 들썩이고 있었다. 그렇게 만져대기를 2분 정도…… 음부에서 질구멍에서 새어나온 애액이 침구를 질척하게 적셨다.
“읏…… 흐읏……! 흣……!”
허리가 미친 듯이 들썩였다. 경련에 가까울 정도로 덜덜 떨던 현수는 눈을 조금씩 까뒤집었다. 숨소리가 거칠게 변하나 싶더니 이내 가슴을 짓누를 정도로 전신의 근육이 경직되었다.
온다……!
뭐가 오는 건지 몰랐다. 지금 현수는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유아 퇴행이라도 일어난 것마냥 모든 사고가 멈춰있었다.
오직 본능 뿐……! 그저 본능적으로 뭔가 엄청난 게 몰아친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증거로 손은 도무지 멈출 생각이 없었고, 현수의 얼굴은 미소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푸슛-
애액이 뿜어졌다. 아니, 애액과는 조금 달랐다. 요도구에서 쏘아진 맑은 액체는 물총처럼 뻗어나와 침대는 물론이거니와 방바닥까지 적셨다. 그렇게 한 번 시원하게 뿜어낸 현수는 맛이 가버린 얼굴로 침대에 늘어졌다.
“흐아…… 흐아……”
머리는 물론 몸을 헤집는 쾌락의 여운…… 오르가즘, 그것도 시오후키까지 뿜어내며 절정해버린 현수는 여자의 오르가즘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뇌리에 깊이 박혔다.
*
“누나, 밥 먹으-”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던 남동생 현우는 팬티 바람으로 바닥을 닦는 현수를 보게 되었다.
“뭐하는 거야?”
“어? 아? 아니 그냥…… 아니 근데 왜 노크도 안 하고 들어 와!”
“엄마가 밥먹으라잖아. 빨리 내려와.”
현우가 문을 닫고 나가자 현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정신 차리지 않았다면 잠옷 바지랑 팬티를 질척하게 적신 자신의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엄청 났어……’
현수는 입술을 깨물며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거의 10분이 지난 지금도 몸이 후끈거렸고 아랫배가 욱씬거렸다. 너무 마음을 놓아버린 걸까, 스스로도 이런 짓을 해버릴 줄 몰랐다.
‘뭐, 그래도 자제만 하면 되니까. 자제만 하면.’
현수는 바닥을 닦으면서 방금 했던 건 잊기로 했다. 하지만 조금만 방심해버리면 그때의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아냐, 아냐. 한 번 했으면 됐잖아. 그러니까 그냥 넘기자. 지금은 이것보다 중요한 게 더 많잖아?’
하지만 현수의 그런 생각은 얼마 가지 못했다.
*
일! 일! 일!
매니저 언니로부터 호출을 받은 현수는 거의 몇 주 동안 끌려 다녔다. 생각 외로 현수의 인기가 괜찮은 건지 갈아입어야할 옷은 많았고, 그녀를 찾는 회사도 많았다. 그냥 수도권 근처에서만 할 줄 알았더니 웬걸,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어느 날은 거의 한 나절 동안 촬영을 하느라 진이 빠졌다.
다행인 점은 몸이 포징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처음에 불안했던 마음은 어느 새 없고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이 차지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빡센 스케줄 이후로는 널널해졌단 점이었다. 매니저는 조금 더 고생하잔 말과 함께 며칠 더 차를 몰고 다녔다. 그 후 정말로 나흘 정도 여유 시간이 생겼다. 현수는 휴식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늘어졌고 하루 종일 잠만 잤다. 그러다 육체적, 정신적 여유가 생기니 괜히 다른 생각도 피어났다.
그러다 결국…… 다시금 자위에 손대고 말았다.
“으흣…… 으응……! 응……!”
그냥 자위가 아니었다. 스스로 음부를 쑤시는 걸 영상으로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다. 이따금 알몸 영상이나 사진도 올려서 팔로워는 점점 늘어났다. 당연히 댓글이나 메시지도 잔뜩 쌓였다.
[ 함 박아주까ㅎㅎ ]
[ 존나 꼴리네 씨불련.... ]
[ 가슴 개빨고 싶어요 ]
[ 진짜 보지 헐 때까지 따먹고 싶네 ]
[ 메시지 드려요~ ]
“변태들.”
현수는 음란한 말들을 보며 자위하는 걸 낙으로 삼았다. 그들은 무슨 사진을 올리든 군침을 흘렸다. 그리고 단순히 희롱을 하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만나보려고 수작을 부리기도 했다. 현수는 그제야 여자로서 작업질이 얼마나 귀찮은지 깨닫고 그들을 하나하나 무시해주었다.
그나마 딱 한 명, 처음 만나지 않겠냐고 제의했던 사람은 그냥 두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나마 신사적이었고 조곤조곤했다. 그래봤자 어떻게든 만나서 몸을 노리려는 변태 중 하나였지만 아무렴 어떤가.
쯔퍽- 쯔퍽-
현수는 애액이 듬뿍 들어찬 질을 딜도로 쑤시며 허리를 들썩였다. 음란한 코멘트를 하나하나 음미해가며 망상에 빠져 자위를 하다 보니 오르가즘은 금방이었다. 그렇게 애액을 뿌리며 절정해버린 현수는 멍한 얼굴로 늘어졌다.
“하아…… 하아……”
자위 후 급격하게 찾아오는 허탈함. 여자는 이런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은근히 진하게 남았다. 현수는 젖어있는 딜도를 보다 멍하니 다른 생각을 했다.
섹스는 어떨까. 자위보다 기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남자다. 분명 여성의 쾌락을 깨우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여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또 다른 자신…… 여자가 되었을 때의 모습으로 겪는 유희일 뿐이었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했다.
그랬기에 현수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위도 참기로 했지만 업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었기에 이걸로 해소하자고 타협 봤다. 그치만 현수는 아직 몰랐다. 한 번 선을 넘은 이상 두 번은 쉽다는 사실을……
*
일과 휴식. 나름대로 워라밸은 지켜졌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읏…… 으읏…… 흣……”
현수는 침대에 엎어져서 엉덩이를 높이 치켜들고 딜도 자위를 하고 있었다.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질퍽거리는 적나라한 소리가 날 정도로 몸은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그러나 현수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불만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이를 뿌득뿌득 갈면서 고개를 이리저리 틀어대고 있었다. 분명 딜도는 차고 넘칠 정도로 질 내부를 자극해주었다. 그 증거로 딜도를 물어대면서 벌어진 음부 위로 음핵이 발기한 게 또렷하게 보였고, 질이 촘촘하게 휘감기는 바람에 애액으로 미끈해졌어도 딜도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런데도 현수는 만족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아무리 딜도로 속을 찔러도 뭔가 부족했다. 그래서 근 20분가량을 딜도로 쑤셔댔는데도 절정하지 못했다.
대체 왜일까…… 둔감해졌다기에는 트위터의 음란 댓글을 읽고 금세 달았다. 유두나 음부를 살짝만 건드려도 금방 흥분했다. 이전에는 4분도 안 되어서 절정해버렸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뭔가에 가로 막힌 것처럼 갑갑했다.
“으읏…… 흑……! 읏……! 흑……!”
현수는 참다 못해 딜도를 뽑아 내던졌다. 그리고 우는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6시간 연속으로 촬영할 때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온몸이 허무할 정도로 늘어지고 숨이 가빴다.
‘대체 뭐야…… 어떻게 해야……’
그때 현수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 상대는 몇 번이고 현수에게 만나자는 말을 보냈던 사람이었다. 답장은 하지 않았지만 거의 꾸준할 정도로 제의를 해왔다. 물론 몸이 목적이 아니란 식으로 돌려말하긴 했지만, 구태여 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사람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 자신의 상태를 낱낱이 고했다.
……그러나 답장은 오지 않았다. 간절할 때 오히려 답이 안 오니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베개를 끌어 안고 침대에 널부러졌다.
……
……
띠링-
현수는 알림음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 욕구 불만이신 듯 합니다. 자위로 쌓은 자극만으로는 절정을 못 느낄 정도가 되신 듯 합니다.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근처의 이성분께 부탁 드려 관계를 가져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아니면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자위를 하든지, 자극을 충분히 더하면 될 듯 합니다. ]
현수는 그 내용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 왜 이제야 대답을 하냐는 질문이었다.
[ 제가 회사에서는 메시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
현수는 입을 삐죽이며 빙글 돌아누웠다. 그리고 답장을 다시 보내려다…… 그냥 스마트폰을 꺼버렸다.
‘새로운 자극…… 남자……’
현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섹스.’
*
몇 주 후……
“안녕, 준영아~”
“어, 어…… 갑자기 무슨 일이야?”
현수는 쭈뼛거리며 다가오는 준영을 보며 킥킥 웃었다. 그는 여기서도 그녀의 부랄친구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숫기가 없어서 현수를 막대하지 못한단 점이었다. 욕하고 치고받던 때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변형이었다.
“그냥 간만에 얼굴 좀 보자는 거지, 짜샤.”
“일 때문에 바쁘진 않고?”
“바쁘지. 그 와중에 시간 내서 만나러 온 거거든.”
“그렇구나.”
현수는 태연하게 준영과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니 말도 편하게 나왔다.
하지만 현수의 목적은 이게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현수를 보고 있지만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트위터에서 상담을 하고 약 4일…… 현수의 욕망은 풀리지 않았다. 자위를 하면 할수록 풀리기는커녕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준영과 마주한 이 자리에서도 태연하게 웃고 있었지만 속은 아니었다.
뜨겁다…… 유두는 계속 발기했고 팬티는 생리대가 없었다면 이미 눅눅하게 젖었을 것이다. 통통한 허벅지를 비벼대면서 이 흥분을 가라앉히려 해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남자가 필요해.’
현수는 처음 여자로 변했을 때의 결심 같은 건 잊은 지 오래였다. 오히려 여기서 그때의 신념을 지켰다가는 미쳐버릴 거 같았다. 그래서 준영을 만나러 온 것이다. 적어도 남자를 만난다면 괜히 아무나 건드렸다가 큰일날 수도 있었고……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 걱정됐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분명 몸은 급하긴 했지만 여자를 상대로 쭈뼛거리는 그와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았다. 준영의 성격 상 남자를 상대로는 털털했지만 여자에게는 영 숙맥이었다.
그럼 다른 남자는? 아는 남자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여자 친구들 뿐이었다.
‘그러면……’
남동생?
현수는 인상을 구겼다. 급하긴 하나 그렇다고 근친까지 범접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면 문제는 없겠지만……
그럼 어쩌지? 이대로 계속 안달난 상태로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때 현수의 머릿 속에 한 명이 떠올랐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 만날래요? ]
*
그야말로 충동적인 약속이었다. 어차피 다음 스케줄까지 시간적 여유도 충분했고 어떻게든 이 잔존한 흥분을 풀어내고 싶었다. 주변에는 믿을만한 남자가 없고…… 그리고 얼굴을 몰라도 되는 사람이라면?
‘사진이라도 달라할 걸 그랬나.’
현수는 속으로 후회하며 약속 장소에서 계속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모텔촌……. 누가 봐도 그런 목적으로 만나는 모양새였다. 그것도 그럴 게 음란 사진이나 올리는 여자나 그 여자와 만나자는 남자의 목적이 달리 뭐가 있을까. 오히려 이게 직설적이고 솔직해서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몰랐다. 너무 갑작스럽게 만나는 거라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고 실제 성격도 몰랐다. 어쩌면 자신이 남자였을 때보다 흉한 남자가 올 수도 있었다.
‘그냥 준영이랑 할 걸……’
“HYS 씨?”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순간 현수는 눈을 크게 떴다.
“아빠?”
눈앞의 있는 남자…… 그는 현수가 남자일 때의 아버지였다.
*
“아하하,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알았지.”
“저희 아빠랑 정말 비슷하게 생기셔서요…… 하하……”
이전 아버지였던 종수는 털털하게 웃었다. 현수는 머쓱하게 웃으며 그와 함께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그냥 돌아서면 됐을 것을…… 어째선지 그와 함께 자연스레 입장하고 말았다.
미쳤다.
이건 미친 짓이다. 상대는 다름 아닌 아빠였다. 아무리 다른 세계라지만 남동생과의 관계도 피했는데 지금은 아빠를 상대로 그 짓을 하게 되었다.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야 했다.
삐빅-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몸은 방에 들어가고 있었다.
‘뭐야 이게 진짜……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 생각은 종수를 향하기도 했다. 분명 눈앞의 남자는 이 세계에서는 남남이었다. 그녀의 아빠는 다른 남자였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일 때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가 혈육에게 욕정해도 되는 건 아니었다. 알고서 그러는 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현수 씨라고 했죠? 이름이 독특하시네요.”
“네, 그런 소리 자주 들어요.”
“그렇군요.”
종수는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현수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은근하게 웃으며 내려다보았다.
“지금은 편하게 현수라고 부를게요. 괜찮지?”
현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종수가 서서히 얼굴을 가까이 붙였기 때문이었다.
쪽-
현수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몸이 굳어졌다. 그 상태로 키스가 이어졌다. 종수의 입이 굳어있는 현수의 입을 열어서 안쪽을 혀로 휘저어주었다. 갑자기 따뜻한 숨결과 함께 혀가 밀려 들어 오니 현수의 머리 속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어느 새 얼굴이 다가오고 있다 생각하니, 어느 순간부터는 혀를 엮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기점에서는 자신이 그의 목을 끌어 안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키스의 마력은 강렬했다.
입을 맞추고 혀를 엮어댄다. 이 행위가 이렇게까지 파괴적일 줄 몰랐다. 그냥 그저 그런 게 아닌가 싶었는데 종수가 아빠였단 사실도 있고 매달리듯이 키스를 재촉하게 되었다. 입 안의 미끈미끈하고 따뜻한 느낌이 몸 전체로 번져갔다. 그렇게 퍼져나간 온기는 단숨에 현수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흡…… 흡…… 흡……”
현수는 숨을 할딱이며 입을 떼려 했다. 맞물린 입술 때문에 숨을 쉬기가 어려워서였다. 그러자 종수가 뒷목을 확 잡아 당겼다. 그 바람에 현수는 숨이 달린 채로 계속 키스를 해야 했다. 현수는 허벅지를 딱 붙이고 비비적거리며 덜덜 떨었다. 숨이 가쁘고 힘겨웠지만 키스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의 게걸스러운 혀가 제멋대로 날뛰는 느낌…… 이 남자가 자신을 미친 듯이 탐하려 하고, 욕망에 휩싸였단 게 확실히 느껴졌다.
쮸릅-
현수는 그가 침을 빨아내고 간간이 자신의 입을 입술로 덮어버리는 행위에서 잡아먹힌다는 상상을 했다. 이래서 ‘먹힌다’라는 표현을 쓰는구나 싶었다. 이대로 이 남자에게 먹혀버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키스가 멈추었다.
현수는 할딱거리면서 종수를 애타게 보았다. 종수는 샤워실을 가리켰다. 그러자 현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브래지어 후크 풀기. 처음 몇 번은 꽤나 고생했지만 이제는 곧잘 벗을 수 있었다. 입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이게 이질적이고 어려웠으며, 착용한 뒤에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여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되었다.
옷을 한 꺼풀 벗을 때마다 종수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의 훑어보는 눈길이 상의를 벗으면 상체로, 하의를 벗으면 하체로 향했다. 그런 뒤에 브래지어를 벗었을 때는 집요할 정도로 가슴을 바라보았다.
변태…… 그야말로 짐승이었다. 여자의 알몸을 미친 듯이 훑어보는 시선이 너무 따가웠다. 종종 길을 가다 느꼈던 남자들의 시선도 끈적했지만 종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렇게 현수가 옷을 다 벗을 때까지, 종수는 진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아.’
고작 키스 뿐이었다. 그런데 팬티에서 애액이 끈적하게 묻어나왔다. 게다가 아랫배를 간질거리게 하는 갑갑한 흥분이 조금 해소된 기분이었다.
여기서 더 하면 어떻게 될까. 기대감과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쏴아아-
종수와 현수는 샤워기를 틀어두고 다시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옷이 아닌 피부와 피부를 맞댄 채 키스를 나누었다. 당연히 그 흥분감은 대단했다. 특히 아랫배에 맞닿는 종수의 음경이 현수를 흥분시켰다.
쫍- 쪼롭- 쪽-
아까보다 진한 키스. 이번에는 느리고 힘있게 혀가 요동쳤다. 그리고 틈틈이 현수가 숨을 쉴 여유도 주었다. 그래서 현수는 오직 혀와 입술의 느낌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샤워기 물이 따뜻해지고 샤워실이 점점 증기로 차올랐을 때, 종수가 입을 뗐다. 그러더니 현수를 무릎 꿇렸다. 현수는 눈앞에 벌떡 서있는 음경에 종수를 올려다보았다. 멍한 얼굴로 음경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켰다.
끄덕.
종수의 반응에 현수는 잠시 머뭇거렸다.
남성기다. 이전의 자신에게도 달려있던 그것을…… 입으로 빨라니. 참으로 추잡스러운 짓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현수는 어느 샌가 그걸 입에 담고 있었다.
쫍……
귀두에서부터 한 입에 집어삼킨 음경은 현수의 입을 가득 채웠다. 아직 물만 끼얹어서 그런지 음경 특유의 찝찔하고 불쾌한 맛과 냄새가 느껴졌다.
역겨워……
더러워……!
현수는 눈을 질끈 감으며 혀로 귀두를 훑어댔다. 분명 싫은 건데도 계속 그의 음경을 빨고 있었다. 혀로 귀두를 핥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목구멍 바로 앞까지 음경을 삼키거나, 입술로 음경을 조인 채 고개를 앞뒤로 흔들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치녀나 다름없는 반응이었고, 훌륭한 펠라치오였다. 그래서인지 종수는 현수의 머리를 느긋하게 쓰다듬었다.
“잘 하네.”
현수는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의 칭찬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좀 더 열심히 음경을 빨게 되었다.
쫍-
귀두만 머금은 채 귀두 아랫 부분을 혀 끝으로 훑어내고…… 그 다음은 귀두의 틈을 후벼팠다. 그러다 요도구를 혀로 살살 돌려가며 자극하고 다시 음경의 반 이상을 집어 삼켰다.
쮸르릅-
그야말로 본능적인 테크닉이었다. 현수는 거의 정신줄을 놓고 종수의 음경을 탐하고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음탕한지 되돌아볼 새도 없이 그의 음경을 빨아대는 데 집중했다.
“옳지. 잘 한다.”
종수는 계속 음경을 빨게 하다 그녀의 머리를 확 잡았다. 현수는 잠시 멈칫거리다 종수가 허리를 흔드는 순간 정신이 날아갈 뻔했다. 냄새나는 음경이 제멋대로 목구멍까지 찔러댔다. 현수는 종수의 허벅지를 붙든 채 덜덜 떨었다. 귀두는 쉴 새 없이 볼 안쪽과 목구멍을 번갈아 찔렀고, 두툼한 음경이 오가는 바람에 입을 다물 틈이 없었다.
그렇게 종수가 현수의 입을 오나홀마냥 박아대다 머리채를 붙들고 잡아당겼다.
폭발……! 현수는 목젖에 쏘아지는 정액의 분출을 그렇게 느꼈다. 갑자기 목구멍 전체를 덮어올 정도로 눅진한 정액의 촉감이 느껴졌다. 현수는 찐득한 느낌을 인식하기도 전에 역류하는 정액 비린내에 눈을 조금씩 까뒤집었다.
“전부 삼키렴.”
“그웁…… 웁……”
현수는 남자의 정액에 거북함을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종수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장 토악질하고 싶은 걸 참아가며 꿀꺽 삼켰다. 그제야 종수는 음경을 빼내고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잘 했어. 그럼 샤워는 여기까지만 해볼까?”
종수는 수건으로 물기를 대강 닦고 현수를 번쩍 안아들었다. 그러더니 침대로 그녀를 내동댕이치고는 곧장 가슴을 덥썩 물었다.
“흐앙……?!”
현수는 고개를 꺾으며 여자다운 소리를 냈다. 종수가 가슴을 물고 유두를 혀로 굴리는 순간 처음 자위할 때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기분 좋아……!
이 외에는 다른 표현이 없었다. 종수가 가슴을 빨아주며 몸을 여기저기 더듬는 손길도 좋았다. 빵빵한 유방을 주물러준다든지, 늘씬한 허리와 배를 손가락으로 훑어준다든지, 탄탄한 허벅지를 쓰다듬는다든지, 열심히 빨리는 가슴만이 아니라 바쁘게 손이 오가는 느낌까지 또렷하게 느껴졌다.
원체 예민한 몸에 종수의 손놀림이 더해지니 금세 정신이 날아갈 듯 했다. 그때 종수의 손이 음부에 닿았다. 그리고 물기를 닦아냈음에도 축축하게 젖은 외음부를 쓰다듬다, 곧장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아앙……! 앙……! 앙……!”
현수는 자기 머리를 쥐어뜯으며 다리를 활짝 벌렸다. 종수가 열심히 손가락으로 질구멍을 쑤셔대니 그간 쌓였던 욕구불만과 성욕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갑갑함이 사라지고 해방감이 느껴진 순간 현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그려졌다.
즈퍽- 쯔퍽- 쯔펍-
종수의 손가락이 질 안을 오갈 때마다 민망한 물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수는 사방팔방 애액이 흩뿌려질 정도로 느껴대며 그의 손가락을 조였다. 딜도보다 훨씬 얇고 작은 손가락이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왜냐하면 이 손가락은 현수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찔러주고, 긁어줬기 때문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처럼 마음이 시원해지는 손가락질이었다.
“기분 좋니, 현수야?”
종수의 나긋나긋한 귓속말에 현수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벌개진 얼굴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단 사실도 모른 채…… 그의 질문에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좋아요…… 엄청……!”
“그렇구나.”
종수는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부드럽게 눌린 유방은 일부 그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안에서 유두는 쉴 새 없이 혀에 얻어맞았다. 그 후 종수가 유두를 이로 깨물고 당겨버리니 현수가 침대를 뒤통수로 긁어대며 허리를 휘어댔다. 이 타이밍에 종수의 손가락이 구부러지며 질 위쪽을 미친 듯이 긁어주었다.
“으…… 그극…… 그으으……!”
현수는 몸이 ‘ㅅ’자가 될 때까지 허리를 뒤틀고 배를 당겨올렸다. 그 상태로 두 발은 발가락을 오므린 채 미친 듯이 침대 위를 유영했고, 두 손은 이불을 쥐어 뜯었다.
오르가즘……! 아니, 지금까지 현수가 오르가즘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전부 가짜였다.
이게 진짜다……!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온몸의 근육이 기쁨에 비명 지르는 쾌락……! 정신은 분명 또렷하게 박혀있었지만 기절한 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무의식에 잠식당했다. 이때부터 현수는 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짐승이 우는 듯한 소리를 내며 펄떡거릴 뿐이었다.
푸슈슛-
이윽고 현수가 애액을 뿜어냈다. 종수가 손과 입을 거둔 후에도 현수는 쾌락에 몸부림쳤다. 현수는 흐릿해진 눈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틀어댔다. 도무지 몸 곳곳에 퍼진 쾌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저 기꺼워하는 몸뚱이를 이리저리 버둥거리는 게 고작이었다.
“흐아…… 아아…… 흐으으아…… 아……”
행복에 파묻혀 허우적대던 현수는 종수가 콘돔을 쓴 음경을 디밀고 있음을 몰랐다.
“기분 좋다니 다행이구나.”
그래서 두 다리를 벌리고 섹스를 하기 직전까지 알지 못했다.
……아마 알았어도 저항하진 않았을 것이다.
쯔푹-
손가락을 무리없이 빨아들였던 것처럼, 종수의 콘돔 덮인 음경 역시 무리없이 들어갔다. 그렇게 단숨에 뿌리까지 삽입한 종수는 곧장 허리를 흔들어댔다.
“아……! 아앙……! 하아앙……! 아앙-! 앙……!”
섹스……
섹스가 시작됐다. 현수의 이성은 종수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 때 깨어났다. 그녀의 두 눈은 음부를 찔러대는 음경에 고정되었다.
박히고 있다. 여자가 된 자신의 성기에 수컷의 성기가 박혀있었다.
키스를 할 때도, 펠라치오를 할 때도, 애무를 받을 때도 뭔가 붕뜬 느낌이었다. 괴리감이라 해야 하나…… 그저 여자인 척 하는 자신이 여자의 연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질 안을 오가는 음경의 존재감과 자신의 위에서 헐떡대는 종수의 숨소리, 몸이 튕겨져나갈 듯이 부딪쳐오는 남성의 육신은 현수의 가벼운 정신머리를 꾸짖었다.
여자가 됐다.
정욕에 사로잡힌 남자에게 깔리고나서야 현수는 자신이 여자가 됐음을 실감했다. 그 어떤 남자도 동성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지 않았다.
하지만 현수는 기분이 이상했다.
상대는 아빠였다. 이 세계에서는 다른 남자였지만…… 그래도 그 사실을 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상대는 이런 자신과 섹스를 하고 있었다. 자신을 만들어준 행위를, 자기 자식에게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배덕감은 엄청 났다. 갑작스레 질이 조이면서 종수의 움직임을 멈칫거리게 만들었다.
“아빠와 닮은 사람이랑 섹스 하는 게 흥분되는 거니?”
그 한 마디에 현수의 두 눈이 커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질구멍까지 조였다. 종수는 그녀의 반응에 앞머리를 쓸어넘겨주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우리 딸, 예쁘게 컸구나.”
아.
그 말과 동시에 종수가 다시 섹스를 시작했다. 현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종수가 섹스를 재개하는 순간 다시 짐승처럼 헐떡였기 때문이었다.
쯔법- 쯔법-
종수는 허벅지를 붙잡은 채 열심히 현수를 몰아붙였다. 온몸으로 욕정을 뿜어내며 현수를 깔았고…… 곧이어 콘돔이 부풀 정도로 정액을 뿜어냈다.
“헉…… 훅…… 후우……”
종수는 열심히 허리를 흔들다 뿌리 끝까지 박아넣고 몸을 떨었다. 현수는 사정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가 사정했음을 알았다.
자기 자식에게 성욕을 쏟아내다니……! 그리고 자신은…… 낳아준 사람이랑 섹스하면서 느끼고 있다니……!
“어떠니 현수야. 콘돔 없이 하면 더 기분 좋을 텐데.”
“콘돔…… 없이요……?”
현수는 어느 새 존댓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말에 펄떡거리는 종수의 음경을 보았다. 콘돔 한 꺼풀 차이였지만…… 왠지 모르게 그의 음경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었다.
“괜찮겠지?”
종수는 현수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몸을 붙여왔다. 현수는 입만 파르르 떨며 대답하지 못했다.
귀두가 음부에 닿았다. 아까와 달리 콘돔이 없어서 그런지 뜨겁게 부푼 귀두의 존재감이 확연히 느껴졌다.
“어떠니, 현수야?”
아버지가 차분히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현수는 거의 세뇌 당하다시피 그의 말을 들으며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쁘줍-
애액으로 찐득하게 젖은 질 안으로 그의 음경이 들어섰다.
“아……!”
현수는 짧게 감탄하며 몸을 웅크렸다. 고작 한 꺼풀 차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성난 음경의 맥동과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귀두가 질 주름을 훑고 들어와 빵빵한 몸뚱이가 안착하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그의 성욕이 자신을 향하고 있단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아버지였던 남자와 섹스를 하고 있단 사실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그를 거부할 수 없음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아…… 아아……”
현수는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앞서 느낀 오르가즘과 그 후의 섹스는 끊임없이 행복감을 주었고 결국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 빠……”
“그래, 우리 딸.”
현수는 두 팔을 벌려 종수를 불렀다. 종수는 나긋나긋하게 대답하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어떠니, 우리 딸. 널 만들었던 자지로 너를 찌르고 있는 거란다.”
“좋아요 아빠앗……! 아앙……! 아빠 자지 너무…… 좋아요……! 아빠가 만든 보지에 찔리는 거 너무 좋아요……!!”
현수는 헤벌쭉한 얼굴로 대답했다. 흥분에 잡아먹힌 현수의 얼굴은 암컷이나 다름없었다.
“그래, 나도 우리 딸이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서 정말 좋구나.”
“헤에헤……! 헤헤……! 어때요…… 아빠 딸의 보지는 좋아요……?”
“물론이지…… 후우…… 후……!”
“하앙……! 앙……!”
현수는 아예 종수의 허리를 다리로 감쌌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 때문에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이 배덕감……! 그는 처음 볼 때부터 자신을 딸로 생각하지 않았다. 모텔에 들어가기 전의 눈빛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암컷일 뿐이었다. 종수의 딸도 아니고, 핏줄도 아니었다. 그저 음경이 오고가는 좆집일 뿐이었다.
“좋아요…… 아빠……! 아빠……!”
“그래, 우리 현수…… 이렇게 훌륭하게 컸으니 아빠의 자식도 낳아줄 수 있겠지?”
“으웃……! 그러면…… 엄마한테 뭐라고 변명해요……”
“흐후후, 둘이서 몰래 키우자꾸나.”
“아앙……! 알았어요……! 아빠 딸…… 낳을게요…… 아빠 딸이 낳은 딸이랑 같이……! 섹스도 하고 싶어요……!”
“우리 현수는 변태구나.”
종수는 다정하게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온힘을 다해 그녀의 질내에 정액을 뿌려넣었다.
“흐아앙-!!”
현수는 그의 사정액을 받아들이면서 활짝 웃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종수가 키스를 해왔다. 현수는 그와 혀를 섞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금 섹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를 아빠, 딸이라 불러대며 몸을 섞었다.
이 세계에서는 남남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화목하고 따뜻한 가족이었다. 앞으로도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현수는 이 순간만큼 누구보다 행복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