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ka
kowai
kowai

fanbox


(구)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 52화

"운명을.. 바꾼다구요?"


지혜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잖아요. 뭐가 문제인거에요?"


지혜의 말마따나 지금까지 지혜가 노트에 광적으로 적어낸 항목들도 그렇고 가장 최근에 유나를 위해 가한 인식개조에도 아무런 이상조짐이 없었을텐데 갑자기 너무 과한 현실을 바꾸려 했다는 말이 나오자 황당했다.


"아무리 노트라도 모든 것을 뒤집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너희 인간들이 남긴 기록, 기억을 지우고 바꾸기에는 이번엔 너무 많았어."


"그건.."


이미 성실여고의 수많은 아이들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민지의 추태가 너무 많이 기록이 되어버려 알게모르게 퍼지는 중이였다.

그 전부의 기억과 증거를 지우고 바꾸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 결과 알 수 없는 존재가 개입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 뭘 하시려는거에요?"


"노트에 적은 사실은 적용을 해주어야하니까. 그러니 다른 이의 운명을 대신 바꿀 예정이다."


"네?"


노트는 지혜가 다른 이의 인생을 나락으로 만들 경우 지혜에게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지혜가 민지를 위해 현실을 과하게 바꾸려고 했으므로 타인의 운명을 바꾸어 민지의 현실을 바꿔준다는 것이였다.


'설마 노트에 그런 패널티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터지자 지혜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그럼 누가 망가지는건데요? 아니 그 전에 애초에 적은 걸 없던 걸로 하고 봐주시면 안될까요?"


지혜는 가벼운 마음으로 물었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으로 취소가 가능한지 물었다.


그 순간 공간의 공기가 얼어붙을 듯 차가워졌다.


"기어오르는군. 장난치는건가?"


'..흣'


존재는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 담긴 실같은 감정이 말하고 있다. 방금 전 지혜의 경솔한 발언에 분노했다고.


지혜는 숨 쉬기조차 버거울 정도의 위압감에 눌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조금씩 등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이 지혜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간신히 지혜가 죄송하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공간에 가득 채워져있던 살기가 줄어드는 느낌이였다.

여전히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신은 말했다.


"기억하라. 노트는 내가 빌려주는 권능일 뿐 신의 자리까지 기어오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그럼 절차대로 이행하겠다."


"..네"


자신은 그저 흐름대로 따라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지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민지 대신 희생당할 사람에게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 뿐이였다.







"고생했어. 안녕~"


혜윤은 하루가 끝나가는 하교길, 손을 흔들며 친구들을 보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흔드는 혜윤에게 아무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휴.. 오늘 하루도 잘 버텼어.'


아무도 혜윤이 남성기형 정조대를 (실은 페니반이지만) 차고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도 혜윤의 팬티는 불룩 튀어나와 남자가 여자팬티를 입은 것처럼 보였지만 평소보다 조금 긴 치마를 입고 행동을 조심함으로써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그것보단 학교에서 내내 최민지 이야기만 도느냐고 서로를 자세히 관찰할 시간이 없는 것도 한 몫했다.


'최민지.. 후후 완전히 떨어졌네.'


혜윤 역시 친구를 통해 최민지의 알몸 사진이나 항문 피어싱 노출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받은 상태였다. 혜윤은 단톡방에서 최민지 뒷담을 한참 까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읏. 안돼'


그러나 그것도 잠시. 최민지의 알몸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발기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자 혜윤은 간신히 참아내곤 화장실로 가기로 했다.

정조대를 착용한 탓에 조금 걸음걸이가 어색했지만 우선은 서두르기로 했다. 오줌만 싸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 미령을 만날 예정이였다.


"화장실.. 화장실.. 읏.."


가방을 메고 복도로 나서던 혜윤은 순간적으로 두통이 밀려오면서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왜 이러지?'


복도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어지러움에 당황한 혜윤은 휘청거리는 몸을 잠시 옆에 있는 책상에 기대고 쉬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면서 무언가 한번도 느끼지 못한 통증에 휩싸여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자니 천천히 두통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괜찮은건가? 헉헉.."


마치 전력질주를 몇 시간이나 한듯한 느낌이였다.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으며 식은 땀이 옷을 잔뜩 적시고 있었다.


"일단.. 화장실을 가자. 찬물 세수라도 좀 해야겠어."


간신히 몸을 일으킨 혜윤은 그대로 여자화장실로 향했다. 일단 세수라도 하고 싶었다.


"어라? 혜윤아. 여긴 무슨 일이야?"


"..어?"


화장실로 들어가려는 찰나 혜윤과 마찬가지로 하교하기 전에 화장실에 들린 친구가 혜윤을 보더니 물었다.


'화장실을 무슨 일이라고 묻는거야? 진짜 이상한 얘네.'


조금 어리둥절한 얼굴로 혜윤은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화장실에 볼일이 있어서 왔지."


오히려 상대방이 혜윤의 대답을 듣더니 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혜윤이 상황을 미처 파악하기 전에 친구는 말했다.


"그러니까. 너는 남자화장실로 가야지 왜 여자화장실로 오냐고. 너 남자화장실에서 밖에 볼일 못 보잖아."


"..어?"


혜윤은 귀를 의심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도 안되는 소리에 반박했다.



"무슨 소리 하는거야. 내가 언제 남자화장실을 갔다고 그래."



"응? 그래? 지금까지 쭈욱 가지 않았어? 그.. 너는 그거잖아. 인터섹스였나? 남자 여자 둘다 가지고 있는거? 그 있잖아..! 후타나리!"



혜윤은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상황 변화를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남성 음경화 증후군이 걸린 사실을 아는 것은 세상에 미령과 자신 뿐이였다.


미령이 학교에 퍼뜨렸나? 싶었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미령 언니였다.


그럼 대체 왜..


"야 이혜윤..!"


그때 누군가가 다급하게 혜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김지혜. 이게 대체 무슨.."


뒤돌아보니 지혜가 혜윤을 부른 듯 했다. 지혜는 혜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한데 같이 좀 가줄 수 있을까? 할 말이 있어."


"..그래 나도 너랑 대화를 해야할 것 같아."


혜윤은 잘가라는 손짓을 하며 지혜와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친구를 보내곤 지혜를 따라갔다.

지혜는 아무도 없는 것이 확인된 자신의 교실로 혜윤을 데려왔다.


"이제 설명 좀 해줄래? 나 정말 너를 죽여버릴지도 몰라."


예전부터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가 모두 지혜의 짓이라고 대충 생각은 하고있던 탓일까?

자신이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에 지혜가 끼어들자 당연하게 받아들인 혜윤은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감정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분노하면 또 김지혜에게 말려든다고 생각해 여기서는 최대한 참아보기로 했다.


"미안해!"


"어?"


오늘은 계속 놀라는 날인가보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도 지혜는 고개를 90도로 숙이면서 혜윤에게 사과했다. 지혜의 모습에 혜윤은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상황은 내가 다 설명할게. 일단 이야기를 들어줘."


혜윤의 변화에 대해 어쩌면 유일하게 알고 있을 지혜의 말에 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혜는 혜윤의 운명이 바뀌는 과정을 보는 와중에도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변화지만 어쩌면 이걸 잘 이용하면 지금 자신과 혜윤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이거 잘하면 혜윤을 다시 내 편으로..'


존재는 그런 지혜를 바라보더니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


"후후후.. 참, 그 와중에 머리를 굴리는 것이 참으로.. 건방지면서도 귀엽구나. 역시 너를 사도로 삼은 것이 현명했나."


"..감사합니다."


"이 계집은 이제 앞으로 남자도, 여자도 되지 못한 존재로 취급 받을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이 성을 가진 존재는 이 계집 혼자일테지. 몸의 변화는 노트를 통해 확인토록 해라."


"지금 바꾸신 운명은 당연..히 제가 수정은 못하겠죠?"


"당연한 것을 묻지 마라. 너에게 다시 실망하고 싶지 않구나."


혜윤의 변화는 영원히 이대로 고정하는 듯 했다. 다만 수정은 못하지만 자신이 더 추가는 가능할 것 같았다.


"네 소원대로 최민지라는 계집의 운명은 되돌렸다. 허나. 빨리 찾는 것이 좋겠군. 지금 이 소녀가 노트를 쥐고 있으니."


"네?!"


생각해보니 자신이 쓰러질 때 노트를 들고 있었고 옆에 있던 최민지가 그것을 가만히 둘 리 없었다.


당연하게도 최민지는 노트를 들고 도망갔을 것이라는 걸 생각 못한 자신의 무지함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은 노트를 열지 못하게 해주었다만. 두번은 없으니 어서 찾도록 해라."


존재의 말이 끝나자 지혜가 존재하는 공간이 흔들흔들거리며 옅어지기 시작했다. 의식이 깨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였다.


"최민지가 어디 있는지만 알려주실 수 없나요! 제발..!"


"...."


지혜의 간곡한 외침에도 존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이후 다시 현실로 돌아온 지혜는 마침 복도에 있는 혜윤에게 찾아온 것이였다.


"내게 노트를 준 존재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너를 말려들게 했어. 나도 몰랐어."


당연히 지혜는 혜윤에게 거짓말을 했다. 어차피 자신의 거짓말을 혜윤이 밝힐 능력은 없었다.


"그걸 내가 믿으라고?"


지혜의 말이라면 우선 튕겨보는 혜윤이였지만 사실 지혜의 말에 거의 설득당한 상태였다. 지혜는 그런 혜윤의 물음에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언제 세계를 뒤집은 적이 있니? 나는 그냥 최민지 구해주려다가 말려든 것 뿐이야. 믿어줘! 당장 최민지를 찾지 않으면 네 몸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없고 운명은 계속 뒤틀릴거라고."


당장 최민지를 찾아야하는 지혜는 우선 혜윤을 속여서 민지를 찾는데 협력을 시키려고 했다. 혜윤은 지혜의 말에 뭔가를 생각하더니 말했다.


"잠깐만. 우선 변화만 보도록 할게."


살짝 망설인 혜윤은 조심스럽게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렸다. 어차피 여자끼리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게 뭐야?"


지혜는 조심스럽게 혜윤에게 물었다.


"..대체 이건..!"


혜윤 역시 자신의 변화에 충격을 먹은 듯 소리쳤다.


분명 남성용 정조대가 채워져있어야 하는 위치에 채워졌던 정조대와 완전 똑같은 크기와 외형의 진짜 남성기가 혜윤의 클리토리스 위치에 붙어 있었다.

정확하게는 달려있었다. 이음새조차 없이 완벽하게.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자라왔다는 듯이.


완전하게 남자 성기를 가진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구)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 52화

More Crea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