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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 54화

"있잖아. 그 엉덩이는 어쩌다 그런거야?"


민지를 뒤따라가던 지민은 민지의 엉덩이에 계속 눈길이 가는 탓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 아무리 봐도 운동선수인 지민의 눈으론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엉덩이였다.


걸을 때 마다 좌우로 출렁출렁거리는 엉덩이는 주변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같이 일행처럼 보이는 지민 역시 부끄러웠다.


"..말하자면 긴데요. 언니."


민지는 지민의 질문에 말을 삼켰다.

엉덩이가 커진 이유를 사실대로 말해도 어차피 미친여자 취급 받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냥 병이에요. 병."


"흐응.."


지민은 민지의 대답이 불만족스럽다는 듯 작게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기 싫은 것 같아 보여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그럼 그 노트는 뭐야 소중한거?"


'왜 이렇게 물어보는거야.'


지민이 민지가 소중하게 꽉 들고 있는 노트를 가리키며 묻자 민지는 자꾸 질문하는 지민이 좀 성가셔지기 시작했다.

민지가 이미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밝힌 이상 사람에 따라서 당연한 반응이였지만 언제 노트를 쫓아오는 김지혜를 만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초조해진 민지는 이해보단 짜증이 먼저 앞섰다.


"어차피 언니는 믿지 못하는 이야기에요. 그냥 신경쓰지 마세요."


"..그래"


민지의 말투에서 짜증이 묻어나오자 지민 역시 더이상 묻지 말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남인데 굳이 캐봤자 서로 언짢아 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니다 잠깐만요."


그러나 민지는 순간적으로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돌아 멈춰서며 말했다. 마침 의문을 해결할 기회였다.


'이 노트에 대해서 말하면 저주받는다고 김지혜는 그랬어. 실제로 소민이가 그렇게 당했지. 근데.. 진짜일까?'


최민지는 단 한번도 지혜의 말을 믿은 적이 없었다.

노트를 지혜가 쥐고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그 방법 밖에 없어서 지혜의 말대로 따른 것이지 신뢰를 가지고 행동 한 것이 아니였다.


지금 김지혜의 간섭이 없는 지금 이 기회에 완전 타인이라 어떤 피해를 받아도 상관없는 지민이 옆에 있다는 것은 민지가 평소에 가지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상황이였다.


'그래, 어차피 경찰에게 가도 나아지는게 없어. 이 노트를 완전히 알아내야만 내가 살 수 있어.'


단순히 지민을 자신 옆에 붙여둘 생각이였을 뿐 경찰서에 진짜로 갈 생각이 없었던 민지는 지민을 보며 말했다.


"언니, 사실대로 말할테니까 저랑 같이 좀 가주실래요? 여긴 보는 눈이 많아서요."


"어?"


'귀찮은 얘네 정말.. 잘못 말 걸었나?'


동네 애들 놀이터에서 바람이나 쐬야지 하던 지민은 단순히 민지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말을 건 것 뿐이였다. 설마 그게 괴롭힘 당하는 얘였고 이렇게 같이 경찰서까지 갈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으음.. 그래도 한번 엮인 거 해결은 해줘야겠지?'


그냥 내팽겨치고 집으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아침에 남편하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 지민은 자신을 알아봐준 민지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만약 아침에 남편하고 가벼운 말싸움만 없었더라면 진작에 남의 일이라고 무시했을 지민이였다.


"그래, 가자. 나도 궁금하긴 하고. 경찰서에서 내 이야기만 하지말고."


"그럼요. 감사해요. 지민언니."


민지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지민과 함께 인적드문 골목으로 들어갔다. 지민이 믿던 말던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상식적으로 아무것도 없이 최민지를 어떻게 찾냐구요. 진작 저희가 노트를 뺏어야했어요!"


혜윤은 미령에게 지혜에게 전부 풀지 못해 남은 분노를 풀어내듯 소리쳤다. 미령은 운전하며 혜윤의 분풀이를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언니, 제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세요? 그러니까..!"


"잠깐만 혜윤아. 내 말 좀 들어보렴."


"네?"


혜윤의 말을 끊으며 미령이 말하자 혜윤은 말을 멈추고 미령의 얼굴을 바라봤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는 아직 알기 힘들어. 왜냐면 너는 처음부터 양성이였으니까."


"그게 무슨.."


신이 운명을 바꿔버리면서 혜윤의 원래 인생을 기억하는 것은 혜윤 본인과 조금은 아는 지혜 뿐이였다.

다른 사람 입장에선 혜윤이 원래부터 후타나리 였기 때문에 지금 분노하는 것에 대해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노트에 대해서는 알고있으니까 니네가 무슨 일이 생겼나보다. 짐작만 하는거지. 게다가 그 노트가 최민지 손에 들어갔다는 상황이 위급하기 때문에 바로 온거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는 이 사태가 끝나고 나서 들었으면 해."


아직 민지가 노트를 열지도 못하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미령은 그간 해온 일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탓에 원래라면 혜윤을 다독이고 경청하는 것이 미령의 일이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했다.



"알겠어요. 죄송해요 언니."



미령에게만은 착한 동생이길 원했던 혜윤은 평소와 다른 미령의 태도에 기가 죽어 대답했다.

일단 민지를 찾는데 협력해야 했다.


미령은 차 밖 인도 쪽을 계속 힐끔거리며 민지를 찾고 있었고 그런 미령의 눈치를 보며 혜윤 마저 입을 다물었기 때문에 차 안은 쥐죽은듯 고요해졌다.


설상가상으로 하필 시간도 저녁시간대에 돌입하는 터라 퇴근하는 차들도 많아져 미령의 차는 옴짝달싹 하지 못했다.


"하.. 씨발"


미령은 두통을 느끼며 머리에 손을 올렸다. 미령이 욕하는 걸 본 적 없는 혜윤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이 상황에 대해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후우.. 어?'


복잡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던 혜윤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순간 고혹적인 향기에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창문을 열지 않은 채 오랫동안 차 안에 머물렀던 탓에 미령이 뿌리고 다니던 향수냄새가 혜윤에게까지 진하게 풍겨지고 있었다. 혜윤은 미령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게 코를 킁킁거리며 미령의 향수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냄새가.. 좋네..'


보통 자각하지 않지만 미령은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이기에 수술이 아닌 주 고객과의 상담이 잡혀있는 날은 보통 향수를 바꿔가며 뿌리는 편이였다. 그 편이 신뢰를 주기도 쉽고 미령의 이미지를 환자 입장에서 확고하게 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약속된 만남이 아니라 갑작스레 불려온 것이라서 남아있던 향수냄새를 혜윤이 맡은 것이라.


'되게 매력적인 향이네.'


자신이 변태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혜윤은 미령의 몸에서 풍겨지는 향수냄새를 킁킁거리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혜윤은 미령의 냄새를 맡으며 미령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방비한 미령의 땀 젖은 목덜미가 드러나 있었다.


"읏!"


그 순간 혜윤은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었다. 미령에게 들키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 신음소리 탓에 미령의 시선은 혜윤을 향하고 말았다.


"혜윤아 너.."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민지 찾다가 그만."


혜윤의 대답을 듣고도 미령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숨을 내쉬더니 경멸하는 눈으로 혜윤을 바라보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긴, 그 자지를 그렇게 발딱 세우고?"


"에?"


미령의 말에 혜윤은 황급히 하반신을 내려봤다. 혜윤의 남성기가 치마 위에서 티가 나도록 볼록해져 있었다.


"뭐얏?!"


당연하겠지만 한번도 남자의 삶을 사라본 적 없는 혜윤이였기에 방금 느끼던 미지의 감각이 발기하는 감각이라는 것도, 여자랑 다르게 남자는 성적으로 흥분하면 티가 난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혜윤을 원래부터 양성으로 대했던 미령의 입장은 달랐다. 미령은 말을 이었다.


"아무리 상황이 상황이라지만.. 참, 그간 조교의 성과인걸까? 답도 없는 변태네 정말."


"아니에요! 그런게 아니라! 제 말을 들어주세요. 저한테 없던 거라!"


차는 차대로 안나가겠다. 옆의 혜윤을 떠맡긴 했다만 도움도 안되고 신경만 예민해지겠다. 안그래도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있던 미령은 언짢은 표정을 짓더니 핸들을 잡고있는 손에서 반대손인 오른손으로 혜윤의 발기한 남성기를 꽈악 쥐었다.


"하악?!"


어찌나 꽈악 쥐었는지 혜윤은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한번도 남성기 자극을 느껴본 적 없던 탓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다.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했잖니? 꼭 이렇게 벌을 받아야겠어?"


혜윤의 남성기를 쥔 미령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자극을 가하기 시작했다. 혜윤은 고개를 치켜들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아니에요! 죄송해요! 이거 진짜 이상해요. 언니 저 진짜 뭔가 이상해서!"


미령은 쥔 손을 풀어주며 혜윤을 보더니 말했다.


"민지 찾으면 다시 상을 줄테니까? 응? 조금만 참자 부탁이야."


"하앗.. 하아앗.. 네헤.."


애초에 상이란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혜윤이였지만 방금 잠깐의 쾌락이 너무나도 달콤하게 여운이 남아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대답한 혜윤은 아직도 빨딱거리는 남성기를 슬쩍 내려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만져지기만 해도 이정도인데 음란물에서나 보던 남성의 사정이란건 얼마나 흥분될지 기대됐다.






한편 은영은 혹시라도 최민지를 본 사람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하며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연락을 돌리고 있었다.

은영에겐 이게 최선의 방법이였다. 소식이 온다면 어서 지혜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노트라..'


잠깐 노트를 자신이 빼앗으면 어떻게 될까 생각도 해봤지만 정체도 모를 물건에 깊이 연관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 같았다.

자신은 지혜 옆에서 간간히 재미만 보면 오케이 라는 입장이였기에 노트는 정직하게 지혜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땀흘려 뛰어당겨도 민지가 나오는 것도 아니였기에 대충 편의점에 들려 이온음료를 구매한 은영은 근처 벤치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휴대폰은 계속 바라보면서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였으니 조급 할 필요는 없었다.


"대체 어쩌다 노트를 뺏긴거람.. 완전 무적이 아닌건가?"



은영도 민지가 노트를 빼앗았다는 상황의 과정을 알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미령과 마찬가지로 워낙 상황이 급한 탓에 지혜가 설명을 상세히 해주지 않은 탓이였다.


'위이잉~'


"아, 연락왔다."


아무래도 누군가 민지를 보긴 한 것 같았다. 연락이 오자 은영은 그걸 그대로 지혜에게 보내주며 생각했다.


'노트가 완전 무적도 아니고, 만약 최민지가 노트를 쓰고 있으면 나도 위험하니까. 일단 총알받이로 지혜를 보내볼까.'


지혜에게 미안하다고 생각은 하고있지만 은영 입장에서 자신은 최선을 다해 지혜를 도와줄 수 있는 선으로 도와주는 중 이였다.

더이상 나설 정도의 우정이 있는 관계는 아니였으므로 이정도면 됐었다.


'고마워. 가볼게.'


지혜가 은영의 문자를 본 듯 답장을 보내왔다. 은영은 휴대폰을 집어넣으며 일이 잘 풀리면 좋겠다. 생각하고 벤치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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