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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 86화



최민지는 언제나 후회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하고.


엄청 부자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자라왔다. 누구나 최민지에게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느꼈고 때로는 그 부러움이 변질되어 질투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자신을 향한 부러움, 질투, 원망, 선망.. 타인으로부터 오는 그 모든 감정들은 최민지에게 있어서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신은 그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라는 걸 느꼈다.


'뭐 어쩌라고? 난 예쁘잖아. 난 이래도 다들 좋아하는데?'


드높은 자존감은 꺾일 줄 모르고 솟아올랐고 그럴수록 그녀는 주변 사람들을 다 자신의 아래로 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래도 자신에게 덤비는 무식한 것들은 가볍게 제압하거나 주변을 이용해서 매장시키면 그만이였다.


그런 자신의 찬란한 인생은 김지혜라는 여자가 엮이면서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정상적인 생활을 보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였고 다시 돌아가려고 해도 불가능한 몸이 되어버렸다.


'구르르륵..'


"끄흐윽!"


필사적으로 방귀를 참고있는 민지는 배에서 복통과 함께 울리는 소리에 신음소리를 냈다. 얼마나 가스가 찬 것인지 배는 벌써 풍선처럼 빵빵해진 상태였다.


'빌어먹을 씨발년, 대체 남 똥싸고 방귀뀌는게 뭐가 좋다는거야? 진짜.. 개 변태새끼 수준하고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물론 사람으로서 당연히 있는 생리현상이고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남 앞에서 하는 것이 수치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행위를 김지혜는 남 앞에서 억지로 시키고 굴욕을 느끼게 만들었다.


'지는 똥 안싸? 방귀 안뀌고? 왜 나한테만 그러는거야 흐으윽?!!'


'꾸우우우르르르릉!'

배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공기들이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힘주면 피가 새어나올 정도로 아랫입술을 쎄게 깨물며 민지는 엉덩이 구멍을 조였다.


'바, 반드시 돌아갈거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하던 나는 돌아갈거라고!'

확실히 느슨했던 엉덩이 구멍이 많이 회복된 걸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조금만 배 아파도 변실금마냥 질질 새던 항문이 이제는 아무리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물론 그건 정신력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였다.


'다시 돌아갈거야. 그 때의 나로'


민지는 자신의 인생이 걸림돌 없이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차라리 지혜처럼 밑바닥 인생이였다면 몰랐을 날 때부터 축복받은 삶이라는 건 모조리 빼앗긴 지금에도 그녀가 갈망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때였다.


'구르르륵'

'티잉! 딱! 데구르르르'


"흐윽?!"


가스가 더 차오른 것인지 배가 더 부푼 것인지 아까부터 간신히 민지의 배를 감싸주던 셔츠의 단추가 터져나갔다. 그 덕에 풍선같이 부푼 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 단추가..?! 그 정도로 부풀었단 말야? 으윽!'

'피시이이익~'

"아아아!?!"


뱃속에 가득 차있던 가스가 약간의 틈을 비집고 실방귀가 새어나왔다. 단추가 튕겨져 나간 것에 당황한 나머지 엉덩이 조이는 힘이 느슨해진 탓이였다. 실방귀 새어나오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 똑똑히 들려 당황한 민지가 둥둥이를 바라봤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진 허용.. 이란 걸까?'

천만다행이였다. 민지는 가볍게 한숨을 후우 내쉬며 단추가 터져 드러난 배를 내려다봤다. 마치 만삭 임산부같은 배였다. 물론 이 배 안에는 여성으로의 기쁨이 가득한 아기가 있는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냄새나는 것들이 가득 차있었다.





'배가 조금 편해졌어..'


불행 중 다행인 사실이라면 엄청 미미한 양의 가스가 새어나왔을 뿐인데도 배가 편해진 기분이 든다는 것이였다. 민지는 엉덩이 구멍을 움찔움찔 거리며 방금 전 방귀 뀔때 아주 살짝 느꼈던 쾌감을 떠올렸다.


'나 방금 원치않게 뀌었다곤 해도 기쁘지 않았어? 내가.. 방귀 뀌는 거에 기쁨을 느꼈다고?'

전신에 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심장이 쿵쿵 뛰면서 배덕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시원하겠지.. 이 뱃속에 가득찬 똥방구를 뿌다다닥 뀌어버리면.. 진짜 홀가분할거야. 배 아픈 것도 없을거고..'

'구르르르륵!'


살짝 틈새가 생긴 민지의 항문마냥 민지의 마음에도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긋지긋한 복통과 한계에 다다른 인내심, 그리고 그 와중에 아주 살짝 맛보았던 배설의 쾌감은 민지의 마음을 꺾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힘.. 풀까? 그냥 이렇게 살까. 이제 돌아가기엔 무리잖아. 김지혜도 날 되돌려주지 않을거잖아.'

필사적으로 힘을 주고있던 탓에 부들부들 떨리고 있던 민지의 몸이 점점 멈추기 시작했다. 전신의 긴장이 풀리며 마지막으로 엉덩이에 주고있던 힘이 풀리면서 풍만한 엉덩이살이 보기흉하게 출렁거리기만 한다면 원하던 배설을 할 수 있을 것이였다.


'거 봐~ 병신같은 년, 진작 굴복하면 좋잖아?'

'..김지혜?'


그러나 힘을 풀려고 하던 때 생생하게 들리는 김지혜의 목소리에 민지는 반사적으로 다시 힘을 빡! 주었다. 깜짝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지만 당연히 지혜는 곁에 있지 않았다. 너무나도 생생한 환청, 혹은 마음의 소리였다.


'그냥 뿡뿡이가 되자 민지야. 그냥 추하게 뿌륵뿌륵 거리고 배설하는거에 유일하게 행복을 느끼는 병신이 되자. 응?'

'크흑.. 좆까!'


꺾이려던 마음은 지혜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다시 곧게 설 수 있었다. 예전에 지혜가 민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절대 나한테 굴복하지 않도록 할거야. 정신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말이지.'


"하..!"

그 말이 이런 뜻이였나. 민지는 깨달았다. 자신의 마음이 부셔질 것 같을 때 김지혜를 생각하기만 해도 분노가 부글부글 차오르며 의지가 다시 굳건해질 수 있었다.


'또라이같은 년, 너는 방금 나를 망가뜨릴 기회를 놓친거야. 알아!?'

'하, 그래?'

크게 한번 비웃는 소리를 낸 민지는 마음 속 김지혜에게 소리쳤다. 김지혜는 마치 현실의 지혜가 항상 짓던 것과 같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난 절대 꺾이지 않아. 다시 되찾을거야 내 그 찬란했던 인생을!'

"끄흐으으으!!"


누가 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최민지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노력하고 필사적으로 원하고 애쓰는 것이 방귀를 참는 일이라니. 하지만 민지 본인은 지금 누구보다도 절실했다.


'김지혜! 나는 너에게 절대 지지 않아!'

'짜악!'


마음 속 김지혜의 뺨을 속이 시원해질 만큼 쎄게 후려쳤다. 김지혜의 모습이 마치 수면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스르륵 사라졌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민지는 이제 또 다시 복통과 싸워야했다.


'해줄게, 해준다고!'


보기 흉한 표정을 지으며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배를 다 드러내 천박해보이는 민지였지만 사람에 따라선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었다. 적어도 민지가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는 걸 쭉 지켜보던 둥둥이는 아름답다고 느꼈다.







'나 어떡하지?'

소민은 필사적으로 자지를 문지르며 자위하는 혜윤과 콕 찌르면 펑! 터질 것 같이 보이는 배를 두고도 필사적으로 방귀를 참는 민지를 보며 생각했다. 지금 누가봐도 자신이 제일 뒤쳐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살은 찌지 않겠지만 몸은 되돌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살을 찌자니 막상 쪘다가 김지혜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되돌아가지 못하고 돼지로 살아야한다. 차라리 생각없이 자위하고 똥구멍 조이면 되는 두 사람과 다르게 소민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됐다.


'나 어떡해야해? 응?'

소민은 다시한번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살집이 포동포동하게 잡혀있는 두툼한 뱃살, 보기만해도 역겨운 뱃살, 예전의 탄탄한 복근은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는 나태의 상징.


'이 보다 더 많이 배가 나와야한다고?'


'소~민~아'

'소~민~언~니'


"히익?!"


흠칫! 순간적으로 떠오른 자신의 동생과 언니의 모습에 소민은 비명을 지르고 배에서 눈을 돌렸다.

'나, 난 못해. 난 못한다고!'

큰 절망을 느끼며 소민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눈 딱 감고 살을 찌울 용기가 소민에게 없었다.


'꼬르르륵'

'배가..'


그러나 살을 찌우는 행위에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이 와중에도 눈치없는 소민의 배는 배고프다고 울고 있었다. 공복을 느낌과 동시에 보지가 움찔거리며 천천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만에 배가 고프다 라고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마약같은 중독성의 쾌락까지 연상하게 되도록 몸에 새겨진 탓이였다.


소민은 말 없이 방 천장을 바라봤다.


'하.. 이 와중에도 배가 고프구나. 살 찌기 싫다고 싫다고 아무리 소리쳐봤자 생리현상은 이길 수 없구나.'


허탈했다. 방금까지 싫어하는 가족을 떠올리며 기겁할 정도였는데 배고프다고 생각이 들자 먹고싶은 음식들이 막 떠올랐다. 쾌락은 계속계속 느끼고 싶었고 입 안의 자극적인 단맛 짠맛이 잊혀지지 않았다.


'..정신차리자 한소민. 지지 않을거야. 절대 지지 않을거야.'

무섭다. 살찌는 것이 무섭다. 하지만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섭다.


힘겹게 일어선 소민은 둥둥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음식은 내 마음대로 골라도 되는거지?"

"그렇습니다만 지금.."

"상관없어. 사람이 사람 말 하는게 이상해? 어차피 내가 이길거고 무슨 패널티를 받든 되돌아갈거야."


소민은 다시 한번 혜윤과 민지를 스윽 돌아보곤 말했다.


"우선 햄버거부터 시켜줘. 세트로, 콜라는 당연히 라지로 사이즈 키워주고. 갯수는.. 그렇지 일단 세트 세개부터 시작하자. 감자튀김도 사이즈 업 해줘."


패스트푸드라곤 입에도 대지않던 시절에는 전혀 몰랐던 주문을 자연스럽게 말하며 소민은 각오를 다졌다. 둥둥이는 소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주문해드리죠."


소민의 싸움 역시 시작되는 순간이였다.


(구)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 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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